보행자 사망사고 '컨설팅단'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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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사망사고 '컨설팅단' 떴다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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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문제지점 전문가 투입…원인 분석·대책 제시

지난 4월 14∼15일. 경찰청 교통국과 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공단,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소속 교통사고 전문가들이 경기 파주경찰서 관할구역 이곳저곳을 바쁘게 누볐다.

이들은 이틀간 20곳이나 되는 보행자 사망사고 지점을 다니며 사진을 찍고 사고 유발 요인을 찾았다. '보행자 동선과 횡단보도 위치가 맞지 않아 무단횡단을 유발한다', '내리막이 많아 차량 속도를 줄일 방안이 필요하다' 등 지적이 쏟아졌다.

경찰청은 보행자 사망사고가 많은 경찰서 관할구역에 이처럼 교통사고 전문가들을 투입, 4월부터 사고 예방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경찰청 본청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이같은 시책을 펴는 사례는 처음이다.

2015년 보행자 사망사고가 잦았던 전국 20개 경찰서 중 컨설팅 제공을 원하는 6개 경찰서를 우선 선정해 4월부터 전문가들을 보내고 있다. 전남 여수·경북 경주·경기 용인동부·파주·경남 진주·강원 원주서가 1차로 손을 들었다.

작년 한 해 전체 보행자 사망사고 피해자는 1795명으로, 1개 경찰서당 평균 7.2명 수준이었다. 이들 6개 경찰서는 16명에서 많게는 26명으로, 전국 평균의 2∼3배 이상인 탓에 사망사고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경우다.

컨설팅단은 경찰청, 국토부 도로관리청, 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공단, 삼성교통연구소 등 관계기관들이 추천한 교통사고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일정에 따라 경찰서당 경찰관 2명·전문가 3∼4명으로 조를 짜 1박 2일간 현장을 점검한다. 관할구역 내 보행자 교통사고에 관한 통계를 분석하고 기관·단체 합동 간담회를 열어 개선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기도 한다.

파주지역 한 지점 점검 결과를 보면 '무단횡단 발생 우려, 버튼식 보행신호기 고장, 낡은 횡단보도 도색, 횡단보도 앞 버스정류장 설치로 보행자 시야 제약' 등 여러 원인을 잡아냈다. 대책으로는 '중앙분리대 연장, 버튼식 보행신호 정상화, 야간조명시설 설치, 횡단보도 재도색, 중장기적으로 버스정류장 이설' 등을 제시했다.

컨설팅단은 종전에 지적된 사고 다발지점 전체는 물론, 내·외곽지역을 두루 돌면서 사고 취약지점을 추가 발굴하는 활동도 한다. 어떤 시설을 확충할지, 어떤 단속 방식이 적절한지, 효과적 예방교육 수단은 무엇인지 등도 조언한다.

경찰은 컨설팅 결과를 반영, 관할 경찰서-자치단체 합동으로 '지역 맞춤형' 보행 안전대책을 세워 적용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보행자 사망사고 감소가 뚜렷한 경찰서는 '보행안전 특화 경찰서'로 선정해 모범사례로 홍보한다.

시범으로 컨설팅 대상이 된 6개 경찰서 외에 여러 경찰서에서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 하반기 중 추가로 대상지역이 지정될 전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관할 경찰서에서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알긴 하지만 기존 시각에 매몰되다 보니 새로운 관점에서 사고에 접근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전문가들이 넓은 시각에서 분석한 결과가 일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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