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자유 여행시대와 디테일 강화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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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자유 여행시대와 디테일 강화전략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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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FIT를 외국인 개별여행(Foreign Individual Travel)으로 불렀다. 다분히 인바운드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인바운드나 아웃바운드 할 것 없이 FIT가 대세를 보임에 따라 개별자유여행(Free Individual Travel)으로 부르고 있다. 외래객의 여행형태를 단체 패키지와 개별자유여행으로 구분할 경우 개별자유여행의 비중이 2010년 62.6%에서 2015년 67.5%로 증가했으며, 에어텔까지 포함할 경우 FIT 형태의 입국자수는 73.8%이다. 이는 방한 외래객의 4명중 3명은 개별자유 여행자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근래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들의 FIT 유치사업이 경쟁적일 정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도 그런 연유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FIT 시장에 더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는 기존의 틀에 박힌 저가 패키지 관광, 쇼핑 중심의 관광코스, 서울중심의 방문패턴의 구조적인 성장의 한계에서 벗어나 보다 선 순환적이고 더 효율적이며 고만족적인 관광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FIT는 단체관광객에 비해 방한횟수가 더 많고 방문지역도 더 분산되어 있으며, 여행비용도 더 많고, 만족수준도 더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외래객 대비 비중이 더 커지고 있는 FIT을 세심하게 감싸 줄 수 있는 관광 디테일(details) 강화전략이 요청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하는 ‘2015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방한 3대 인바운드 관광시장인 중국, 일본, 미국 가운데 미국과 일본은 FIT의 비중이 90%이상으로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다. 물론 중국 시장도 에어텔까지 합할 경우 FIT가 70%까지 접근해 있다. 중국 시장은 타국에 비해 단체관광의 비중이 아직 높은 편이나 해외여행 경험이 증가하면서 FIT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적별 FIT의 행동속성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FIT의 방한횟수는 일본인이 중국인과 미국인에 비해 더 높으며, 한국 선택 시 고려요인으로 중국인은 쇼핑, 일본인은 음식․미식탐방, 그리고 미국인은 역사문화유적 방문이 각각 높게 나타났다. 이는 FIT 대상 관광상품 개발 시 쇼핑중심에서 벗어나 음식, 문화, 한류, 생태, 농촌 등 특수목적관광(SIT)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국적별 맞춤형 전략을 구사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중국인 FIT의 경우에는 거주 지역은 물론 성별, 연령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한 고도의 SIT 상품이 제공되어야 한다.

또 흥미로운 사실은 3대 FIT 시장의 방문지 분포이다. 중국인은 서울과 제주에 집중되고 지방방문 비중이 낮은 반면 일본인은 서울방문 비중이 낮고 지방으로 더 분산되어 있으며, 미국인은 서울집중도가 높고 지방방문 비중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FIT를 대상으로 한 지방분산 유도 정책도 더욱 정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방한 체류일 7일중 하루 정도만 지방에서 숙박하고 있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2일 이상 지방에서 숙박할 수 있도록 신개념 ‘5도2촌형’ 고품격 숙박여행상품을 개발해보자, 그리고 4.3일만 체류하는 일본인 FIT들에게는 KTX나 K트래블버스 등을 활용하여 광주, 대전, 전주, 안동 등 주요 관광지에 대한 당일여행 상품을 제공할 경우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FIT가 선호하는 숙박시설은 꼭 호텔만이 아니다. 방한 외래객 중 53%가 한국 여행 중 가장 이색적인 체험으로 손꼽은 ‘찜질방’을 외국인들의 ‘1박 투어’ 상품으로 개발하고 안전 및 도난방지 대책을 제공할 경우 한국만의 차별화된 FIT 상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FIT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세분화하고 타깃을 선정하여 포지셔닝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2015년 중국 여행 사이트 마평워와 중국청년여행사가 발간한 빅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FIT 관광객은 남성(43.3%)에 비해서 여성(66.7%)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연령대도 20~35세에 57%가 집중돼 있다. 현재 방한 FIT 중 가장 성장하고 있는 시장도 중국인 20~30대 여성, 일본인 30~40대 여성, 구미인 50~60대 남성이다. 특히 중국인 FIT중 20~30대 여성이 170만 명에 달하고 있어 이들 ‘버링허우’ 세대를 대상으로 한 고품격 관광상품의 개발이 요구된다.

끝으로 점점 더 개인화되고 고도화되고 있는 FIT 시장의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비자, 정보, 축제, 쇼핑, 음식, 지도, 안내, 안전 등을 포함한 ‘FIT 관광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강구할 시점이다. FIT 시장의 층(層)을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이 정확하고 안전한 여행정보를 서비스하며 한류 및 역사문화 못지않게 우리의 생활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리고 FIT들이 가장 애로요인으로 겪고 있는 관광정보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 기존 온라인뿐만 아니라 모바일 중심의 SNS 마케팅을 더욱 더 강화해야 한다.

<객원논설위원·호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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