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블랙, 개인택시 대상 고급택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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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블랙, 개인택시 대상 고급택시 진출
  • 곽재옥 기자 jokwak@gyotongn.com
  • 승인 201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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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교통회관서 사업설명회…350여명 참석

우수기사 월매출 ‘470만원’ 보고…“수익성 글쎄”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고급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블랙’이 이번에는 개인택시에 손을 뻗었다. 개인택시사업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막상 기대만큼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많다.

지난 달 28일 서울 신천동 소재 교통회관에서는 개인택시사업자를 주요 대상으로 ‘카카오블랙 사업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카카오 측은 “증가하는 고급택시 수요에 맞춰 서울 내 증차를 결정했다”며 “개인택시·운수사(사업구역 서울)를 대상으로 오는 9월 내 100대 증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설명회에는 개인택시사업자 35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다. 현재 개인택시 대상 고급택시로 우버블랙, 리모블랙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앞서 중형택시 대상 ‘카카오택시’의 성공이 카카오블랙의 성공 기대치를 높였을 것이라는 게 다수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날 카카오 측 발표에 따르면, 법인택시 대상 카카오블랙(2015년 11월 3일 운행개시)의 수요는 지난 3월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출건수가 지난해 11월 1만9881건, 12월 6만2280건, 올해 1월 4만19건, 2월 2만3100건이었던 것이 3월 6만757건, 4월에는 16만652건으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반면 차량 공급은 여기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카카오블랙 차량대수는 96대로, 출범 초기 수요와 공급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후 월 호출건수가 6만건으로 상승하는 달에는 일 평균 운행 완료수가 호출건수의 3분 2 수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3월부터 특히 호출건수가 상승한 데는 택시수요 몰리는 시간대에 고급택시를 활용하는 패턴으로의 변화, 이벤트 실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늘어난 수요에 맞춰 공급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고급택시 사업자 모집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개인택시사업자들은 고급택시로의 전환이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고급택시 운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고급택시 전환 시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충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카카오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고급택시 1회 운행당 평균매출은 2만3000원, 우수기사의 월매출은 470만원(4월 기준, 하루평균 10시간 운행)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시간대별 고급택시 수요는 밤 10시~새벽 2시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차량구입 할부금(벤츠E클래스, K9, 제네시스 수준 월 50만원), 연료비 등 운송원가를 제외하면 월 순수익이 200만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다수 개인택시사업자들의 어림계산이다. 게다가 이는 우수기사 사례인 데다 고령자가 많은 개인택시 쪽에서는 실제 수익이 그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가 하면 현재 고급택시에 뛰어든 법인택시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감안하면 고급택시 운행이 오히려 개인택시에 적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고급택시 운영 택시업체들은 고급택시기사에게 약속한 300만원 월급을 맞춰준 이후 종종 불성실근무 문제가 발생해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택시업계 일각에서는 고급택시의 수익성에 대해 이미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내국인을 상대로 한 고급택시 수요는 정해져 있어 고급택시시장의 내수 발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 않는 한 콜뛰기 시장 대체용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개인택시업계 한 종사자는 “과거 모범택시가 서울 전역 특급호텔을 렌터카에게 내준 것은 여행사 등을 통해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와 결합된 택시상품을 내놓을 만한 구조를 만들 역량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깨고 고급택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카카오가 자율요금을 통해 호텔 등 수요창출 그룹과의 배분을 원활하게 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7월 운전자 선발을 거쳐 8월 운행교육·면허 및 요금 신청·차량 구매 및 세팅을 진행하고, 9월 운행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종전 하이엔과의 계약기간이 6월부로 종료되면서 이번에는 개인택시는 물론 법인택시와도 첫 직접계약을 체결하게 되고, 플랫폼 수수료를 10%로 인하하는 등 법인·개인택시를 각각 겨냥한 차별화 지원방안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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