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면 손해 문의만...딜러들도 보수적 매입, 매입시세 하락세
평균 11.9% 하락...폭스바겐코리아 “중고차 거래 영향 없어”
아우디․폭스바겐 중고차 시장이 얼어붙었다. 정부가 80개 모델의 인증 취소를 확정한 뒤로 차주들이 “지금 팔면 손해”라는 생각에 차를 내놓지 않고, 과련 모델을 중고차로 사려던 고객들도 나중에 AS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문제가 생길까 봐 구매를 꺼리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환경부의 판매정지 발표 이후 중고차 딜러들이 아우디․폭스바겐 매물을 살 때 차주에 지급하는 매입시세가 하락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해당 모델들은 얼마에 팔릴지 모르고 매물가격을 어느 정도로 책정해야 될지도 감이 오지 않는다”며 “차가 안 팔릴 수도 있는 위험부담이 있다 보니 딜러들이 보수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 중고차 시장에서 관련 모델들의 매매에 대한 불안감은 확산되는 모양새다. 중고차 딜러에게 매입 가격을 물어보는 폭스바겐 소유주들의 문의는 늘었지만, 실제 차량을 시장에 내놓는 경우는 드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주들이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지만, 지금 팔면 손해를 볼 것이라는 생각에 물어만 보고 팔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중고차 딜러들은 가격 하락에도 중고차 구매 문의가 전 차종에 걸쳐 뜸하고 특히 연식이 짧은 모델일수록 회전율이 느리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디젤게이트 이후 시작된 중고차 가격 하락세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SK엔카닷컴이 작년 10월부터 지난 7월 10일까지 홈페이지에 등록된 폴크스바겐 브랜드의 연식별 주요 차종 매물의 평균 시세 하락률을 조사한 결과, 폭스바겐이 평균 11.9% 하락률을 기록했다. 아우디 7.6%, BMW 7.6%, 벤츠 8.5%보다 높은 하락률이다. 이는 환경부의 인증 취소 방침이 알려지기 전 시세로 업계에서는 앞으로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이 짙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대다수 모델 판매가 중단된 이후 어려움을 겪는 딜러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피해를 입은 기존 고객에 대한 보상은 내놓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고객 안내문에서 “행정처분은 인증취소 시점부터 신규 수입판매 차량에만 적용되므로, 기존 고객님들의 차량 운행이나 중고차 거래, 수리 등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