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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안 차선운용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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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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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수 박사의 교통안전노트

지난 7월17일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인근에서 전세버스가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승용차를 연쇄적으로 추돌해 4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졸음운전을 막기 위한 교통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원래 ‘근로기준법’에서 연속운전시간과 휴게시간을 정해야 하나, 운수업이 특례업종으로 묶여있어 부득불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하위법령을 개정하여 4시간 운전했을 경우 30분의 휴게시간(2시간 운전의 경우에는 15분)을 준수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사고가 난 봉평터널은 교통사고가 잦은 마의 터널로 악명이 높다. 2012년부터 최근까지 5년간 봉평터널 내에서 17건의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22명이 부상을 당했다. 연평균 3.4건꼴로 사고가 발생하여 24명이 다치고 있는 셈이다. 봉평터널 내 사고 17건 중 16건은 상행선 구간에서 발생했다. 9월 21일에도 비슷한 지점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하여 6명이 다쳤고, 시간이 지났지만 지난 1월 3일에는 승용차 4대가 연쇄 추돌하여 화재사고가 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터널 진입구간의 선형에 문제가 있어서 봉평터널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봉평터널은 입구를 기준으로 진입구간이 약간의 오르막이고 터널진입 후에는 내리막으로 되어 있다. 오르막 구간에서 속도를 낸 차량이 앞서 서행하는 차량을 뒤늦게 발견하고 황급히 제동하다가 연쇄추돌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 사고를 계기로 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졸음운전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마련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다만, 차로운용이나 안전거리 확보 등 터널 내 안전대책이나 특례의 마련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것 같다. 도로교통법은 앞지르기 금지장소에 터널 안을 포함시켜 차선을 실선으로 운용하고 있다. 차선이 점선인 경우에는 앞지르기를 할 수 있지만 실선인 경우에는 앞지르기가 불가하다.

그런데 터널 안에서 앞지르기를 금지하면 교통소통뿐만 아니라 교통안전 측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봉평터널의 사례처럼 터널 안에서 가다서다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불안정한 교통류를 형성하여 차량의 급가속과 급감속을 유발함에 따라 추돌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화물차 등을 뒤따르는 후미 차량은 선행차량이 저속으로 주행함에 따라 안전거리를 무시하는 주행특성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차선이 실선이라 해도 실제로는 차로변경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차로변경을 예측하지 못한 차량들로 인해 사고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1999년 3월 프랑스 몽블랑터널에서 발생한 사고를 대표적인 터널 사고로 꼽는다. 장대터널인 몽블랑 터널의 진입로에서 7km 떨어진 지점에서 추돌사고 후 불이 나면서 3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프랑스가 터널안전에 대해 강력한 법제도를 운용하게 된 것은 몽블랑터널 화재사고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3년 동안 이 터널을 폐쇄한 후 모든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그리하여 화재 방지와 교통안전을 위한 시설개선과 법체계를 새롭게 정비했다. 100m 간격으로 사고 자동감시 비디오를 설치하여 터널 관리자에게 정보를 전달토록 했고, 터널 내 안전거리 미확보에 따른 처벌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시속 100km/h의 경우에는 10초 동안 약 278m를 주행하므로, 이 안전거리를 준수하지 않으면 6개월의 징역형 또는 3750유로(약 460만원)의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다.

또한 2차사고 예방을 위해 터널 진입부의 차단벽과 우회도로를 설치했고, 도로전광표지판(VMS)을 이용하여 터널사고 및 우회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널 안 차선을 점선에서 실선으로 바꾸진 않았다. 터널 안이라 해도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 앞지르기를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터널 안 차선을 점선으로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이 일본의 법체계를 그대로 이어 받았지만 터널 안 차선 운용은 우리와 다르다. 즉, 중앙분리대가 없는 양방향 2차로 터널에 한하여 앞지르기를 금지하고 있으나 대부분 터널에서는 점선으로 운용하고 있다.

모든 터널 안 차선을 실선으로 운용해야만 안전하다고 믿고 구간속도 단속을 적용하면 안전조치를 다했다고 해서는 안 된다. 기하구조나 시설 측면에서 안전에 문제가 없는 구간에 대해서는 앞지르기를 허용하고 구간속도 단속장비도 함께 설치․운용함으로써 과속과 과도한 앞지르기 위반행태를 줄이면서 소통과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객원논설위원-강동수 교통안전공단 미래교통전략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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