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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도 실리도 다 잃었다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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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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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했던 현대자동차 올해 임금․단체협약이 타결됐다. 5개월 넘는 교섭 기간 현대차 노조가 24차례나 파업에 나섬으로써 3조원이 넘는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그 사이 승용차 기준 내수 실적은 기아차에 밀렸고, 수출 또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글로벌 5위 자동차 생산국 지위도 흔들렸다.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동안 현대차 노조가 얻은 것은 보여 지는 것만 따지면 보잘 것 없다. 노조가 지난 8월 24일 부결시킨 1차 잠정합의안과 비교하면 기본급 4000원 인상에 전통시장상품권 30만원 추가 지급이 전부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차 노조 조합원은 다른 기업체와 비교가 불가능한 고액 연봉자 축에 든다. 그래서 인상액이 4000원으로 쥐꼬리 같은데 그것만으로도 근로자 1인당 최소 연간 150만원 임금 인상 효과를 누린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올해 보여준 현대차 노조 태도는 명분이 희박하다. 1인당 연봉 9000만원 넘는 이들의 파업 태도를 이기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건 현대차 노조를 바라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의 어쩔 수 없는 시각일지도 모르겠다.

“현대차 근로자 급여가 터무니없이 센 것이 아니라, 그간 다른 산업 기업 종사자 급여가 너무 안 오른 것”이라며 현대차를 두둔했던 이들 조차 “왜 파업했는지 모를 지경”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2016년 벽두에 현대차가 내놓은 국내외 시장 전망은 무척 어두웠다. 잘해야 기존 실적 선을 지키는 것이었고, 여차하면 경쟁에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했었다. 현대차가 주저앉으면 국내 자동차 산업 자체가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이런 전망을 바라보는 한국사회 심기 또한 편하지 못했다.

물론 악재가 산더미 같았지만, 그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도 엿볼 수 있었다. 폭스바겐 사태가 그랬다. 현대차 스스로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경쟁상대로 많이 삼았던 브랜드다. 폭스바겐은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전 세계적으로 입지가 줄어들었다. 국내에서도 실적이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경쟁 상대가 사라졌으니, 말대로라면 현대차 실적은 크게 올라야했다. 안타깝게도 상황은 정반대다. 폭스바겐은 물론 현대차가 시장에서 주춤하는 사이 다른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는 꼴이 됐다. 명분에 더해 실리까지 모두 놓친 격이 된 것이다. 과연 무엇을 위한 파업이었을까? 의문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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