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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웬수지, 사람이 웬수냐? 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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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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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상의 정상화 중 ‘관공서 내 주취소란행위 근절’

2016년 10월19일 늦은 오후, 강북구 소재 오패산 터널 앞에서 발생한 112 폭력신고 출동 중 출동경찰관(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故 경위 김OO)이 피의자가 발사한 사제총에 맞아 순직하시는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났다.

고인과 같이 파출소의 경찰관은 24시간 불철주야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며 최일선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킨다. 매 순간 위험을 마주하며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 근무 중이다.

하지만 최일선 경찰관의 주된 업무는 술값 시비, 취객의 택시요금 시비, 음주 폭행사건 등이 아닐까 싶다. 이런 업무의 연장선상에는 ‘술’이 있다. 시민의 신고 대부분이 ‘술’로 시작되는데 경찰관에게 더욱 깊은 시름을 주는 것은 아마도 지구대·파출소에서의 소란·난동행위일 것이다.

주취자 관련 신고에는 대부분 술기운으로 행동이 과격해지고 예측 불가능해 더욱 촉각을 세우고 응대한다. 물 한잔 건네며 안정을 되찾으라며 설득하지만 갖가지 욕설과 폭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경찰관들은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가슴 아파한다. 그래도 참고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다보면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그들은 한결 편안한 얼굴로 잠들기도 한다. 잠에서 깨면 과격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한없이 작아진 모습으로 죄송하다며 연신 사과를 하고 파출소 문을 나선다.

국민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대한민국의 경찰은 어떤 모습일까?

적어도 주취자와의 시비를 해소하고, 주취자를 안전하게 귀가시키는 등 주취자만을 위한 경찰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각종 범죄 예방활동을 해야 함에도 현실은 주취자만을 위한 경찰인 것만 같아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경찰이 주취자만의 경찰일까? 24시간 경찰의 도움을 필요로하는 시민들이 수없이 112로 전화를 건다. 하지만 긴 시간 이어지는 주취자의 난동행위를 막고 있노라면 업무처리는 물론이고 각종 급박한 신고 출동까지도 쫓긴다. 진정 누구를 위한 경찰인걸까?

드라마를 보다보면 ‘술이 웬수야~’라는 대사를 흔히 볼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셔서 인사불성이 된 사람에게는 ‘술이 사람을 마셨네’라는 소리도 하곤 한다. 사람은 좋은데 술만 마시면 행패를 부린다며 술이 문제라는 거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도 ‘술’만 웬수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볼 문제다. 모두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니까 말이다.

‘‘술’이 웬수지 ‘사람’이 웬수겠느냐’라는 사고방식은 이제 바뀌어야 할 때이다.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고 난동을 부리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들은 단순한 개인의 범죄행위가 아닌 공공의 적으로서, 경찰의 인권을 침해하며 국민 모두의 치안서비스 제공을 방해하는 위험한 행위인 것이다.

경찰청은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고 주취자의 소란난동행위로 인한 치안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경범죄처벌법을 강화했다. 2013년부터 경찰관서 내에서 주취소란난동을 부릴 경우 최고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며 사안에 따라 초범이라 할지라도 현행범으로 체포도 가능하도록 개정했다. 죄질이 중한 경우에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며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경찰관이 입은 물질적․정신적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까지도 청구할 수도 있어 처벌의 실효성이 높아졌다.

경찰은 ‘관공서 내 주취 소란행위’의 위험성과 파급효과, 처벌사례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다. 그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가 ‘술 김에 한 그릇된 행동들을 술이 깬 후 용서를 구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것과 ‘주취난동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경찰관의 도움이 필요했던 우리의 이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주취소란·난동행위를 반드시 근절하겠다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온전히 시민의 안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경찰과 국민이 합심한다면 머지않아 최일선의 현장출동경찰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시민은 질 좋은 치안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더 안전한 사회로 한 계단 도약하게 될 것이다.

<서초경찰서 변수아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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