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교통신문 공동] 대중교통우수업체 탐방시리즈 <6>대천여객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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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교통신문 공동] 대중교통우수업체 탐방시리즈 <6>대천여객자동차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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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 경영안정, 서비스 개선이 한 묶음”

노사가 한 몸처럼 자기역할에 최선
과로운전 예방 차원 운행km수 줄여
지역 주민에의 무한봉사 의지 실천

 

“사장님 나오셨슈?”

이병덕 대천여객 대표이사와 함께 이 회사의 시내 주차장을 방문했을 때 그를 발견한 한 현장직원이 사장에게 건낸 말이다. 그러자 이 사장은 태연하게 “응, **는 안보이네?” 이런 식이었다.

‘대표이사 사장과 현장의 근로자가 격의없이 지낸다’는 말은 여느 회사건 부드러운 사내 분위기를 전하고자 할 때 자주 나오는 표현이나, 이 회사에서 그것도 아닌 듯 했다. 가족간의 대화라 할까, 일가의 형제들이 나누는 대화 수준의 편안함이 묻어났다.

인구 10만명을 조금 넘는 소도시 보령 주민의 발 노릇을 하고 있는 대천여객은 1980년 운행을 시작했으니 만 36년을 주민들과 함께 해왔다. 세월은 흘렀고, 그 사이 최고경영자도 수차례 바뀌었지만 특이한 내력이 하나 눈에 띈다. 현 대표이사 이병덕 사장의 이름이 회사 주요 연혁에 자주 올라있다.

그는  회사 창립 때부터 운수근로자로 이 회사에 몸 담은 이래 노동조합장을 역임하다, 1994년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돼 2005년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신임을 받은 전문경영인으로 소임을 다했다.

그런 그가 거의 10년의 세월이 경과한 2014년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돼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부채 없이 안정적 경영여건을 마련해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겼으나 이후 경영사정이 급전직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주총에서 마침내 그를 다시 불러냈던 것이다.

그의 경영철학은 경영정상화로부터 출발한다. 회사가 어려우면 근로자의 복리후생도, 승객에 대한 서비스도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이 회사의 운영체계는 최고경영자가 경영정상화를 진두지휘하고, 직원들은 버스의 대중교통 본연의 책무인 승객에 대한 고품질 서비스 제공에 전념하는 것으로 요약되며, 이를 통해 고용 안정과 근로자 복리후생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이 사장 재취임 이후 전개된 경영 혁신 노력은 불과 1년 반 사이 그가 회사를 떠나있던 시절을 넘어 다시금 경영안정화단계에 접어들었다. 이것이, 이 회사가 정부의 2015년 ‘대중교통 운영자 경영 및 서비스 시책 평가’에서 운송분야에서는 충청남도에서 유일하게 우수업체로 선정돼 표창을 수여하게 된 이유다.

회사는 운전기사 88명, 관리직 22명 등 대표이사를 포함해 총 111명이 근무하면서 차량 59대(상용 57대, 예비 2대)로 132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이는 충청남도의 24개 버스업체 중 차량보유대수에서는 중상위권 수준으로, 보령시 관내를 기본으로 홍성군, 청양군, 부여군, 서천군 지역까지 운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0년을 전후해 사고가 잦아지면서 특히 2013년에는 사고 다발로 보험요율이 급등하는 등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이같은 상황은 대표이사 경질로 이어졌고, 이후 재취임한 이병덕 사장은 회사가 거듭난다는 각오와 리더십으로 안전관리에 집중해 불과 1년여 사이에 150% 수준이던 보험요율을 60%까지 끌어내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대천여객은 한때 연간보험료(대인1, 대인2, 대물)가 4억원을 오르내리기도 했으나 지금은 1억3000여만원으로 낮추는 등 충남도내 최저 보험요율을 기록 중이다. 연간 보험료 절감액만 해도 2억원이 훨씬 넘는 다.

 

이같은 실적의 밑거름으로 직원들은 연 2회 대표이사의 근로자 특별안전 교육을 꼽고 있다. 이 사장은 지역에서 태어나 지역에서 성장하며 지역 버스운송사업에 청춘을 쏟아부은, 이른바 지역 버스업계의 대표자다. 그는 일반적인 교통안전 이론을 종사자들에게 교육하는 방식을 넘어 그가 파악하고 있는 운수종사자들의 의식, 습관, 개인적인 사정 등을 충분히 감안한 인간적 교감을 통해 종사자들이 심리적 안정과 교통안전에 관한 목표의식을 확고히 확립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회사도 운행 차량의 안전에 철저를 기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운수종사자들은 노선의 특이사항 및 악천후, 특히 겨울철 폭설로 인한 결빙구간 등을 발견하면 즉시 영업소 직원 및 안전관리자에게 해당구간을 보고하고 이를 접수한 관리자는 지체없이 전 운전자의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발송, 운행 정보를 공유토록 함으로써 안전운전을 유도한다.

이밖에도 2개월마다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 정기교양교육, 아침 운행 전 수시 음주여부를 측정하는 등 운전자의 건강상태를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 회사의 안전과 관련한 시책 중 하나로 중요한 포인트는 장시간 운전을 최대한 자제토록 한다는 점이 꼽힌다. 이에 회사는 차량1대당 일일 평균거리를 270㎞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보령시에 비해 인구가 수만명 이상 많은 인근 도시들의 버스업체 보유차량 대수가 대부분 대천여객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가 운수종사자의 과로현상을 근원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경영부담을 무릅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천여객은 운수종사자의 졸음운전이나 방심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장거리노선 운행 후에는 충분한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있고, 종사자와 시민 모두의 편의를 위해 시내 주차장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대천여객은 이용 승객을 위한 서비스 개선에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하계 피서객, 머드축제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보령지역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특별히 해수욕장을 운행하는 구간에 버스운행정보시스템(BIS)을 구축,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회사는 매월 1회 노사공동으로 교통질서 캠페인 행사를 실시, 노사 장벽을 허물어 노사관계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모범종사원에 대한 포상도 실시, 근로자가 회사에 진정으로 기여하며 회사와 공존하는 전통을 만들어 놓고 있다.

알뜰하면서도 사소한 것 하나 소홀함이 없는 운영, 이용자 시민에 대한 무한봉사 의지를 안전으로 실천하는 대천여객은 지난 35년 역사 이상으로 다가올 시간에 대비하고 있다.

 

 

 

Interview 이 병 덕 대천여객 대표이사

과속 방지 위해 속도 80km로 제한

버스 사업 갈수록 어려워 대책에 고민

 

 

“교통사고의 핵심 원인은 과속이므로 이를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으로, 특히 우리 지역의 경우 속도를 높여 달려야 할 이유가 없기에 저는 속도제한장치를 통해 모든 회사 차량의 최고속도가 시속 80km가 넘지 않도록 제한했습니다.”

이병덕 대천여객 대표이사(71)의 교통안전에 관한 집중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표이사의 그와 같은 조치에 근로자들은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지역에 연고를 둔 사람을 운수종사자로 채용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지역의 도로사정이나 지역주민을 잘 알고 있으니 함부로 운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민들과의 친밀도를 높이는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창립 이래 단 한번도 노조에 의한 쟁의신고나 고소, 고발 같은 사건이 없었어요. 저 자신이 노조 출신으로 그들을 잘 알고, 그들 역시 저를 잘 알고 있어 분쟁의 요소를 만들지 않지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화, 인간적인 교감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었다고 봅니다.”

그는 지금도 버스 차량 대폐차를 위해 새로 출고돼 나오는 차량을 수령하는 일에 본인이 직접 나서 차량을 운전해온다고 말했다.

일흔살을 넘긴 그의 열정은 현재 진행형으로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그가 곧 대천여객 역사이자 오늘’이라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려운 버스운송사업에서의 그의 역할은 여전히 강고하고 확실해 보인다.

이 사장은 말했다.

“사업이 갈수록 어려워 걱정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고 있지만 정책, 제도적 지원도 절실합니다. 버스가 주민의 발이기에 더욱 깊이 고민하고 고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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