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들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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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들의 경우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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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에 종사하는 기사들의 근무상황이 예상보다 월등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의 택배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75%가 주 7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고, 전체 평균으로 오전 7시 출근에 8시48분 퇴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산업 평균치와 비교할 때 단연 최악의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택배기사들은 자기 소유의 자동차로 택배업체에 소속돼 운송하는 특수고용 형태의 운송을 하고 있어 이른바 근로기준법에 의한 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따라서 이들이 소속 회사에 근로환경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을 때 회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규제받는게 없기 때문에 이 문제는 개선의 여지가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그들은 택배운송업무를 ‘노예계약’이라고 부른다.

만약 이들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시간 등을 준수해 일한다면 그들에게 돌아갈 수입은 현재 수준의 70%선에 머물 것이라고도 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필시 최저임금 수준에 미달하는 월 수입으로 생계가 위협받게 되는 구조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여러차례, 여러 경로를 통해 공개된 바 있으나 그들의 근로환경이나 수입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정부가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이라는 것을 만들어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나 이러한 업계 종사자들의 사정을 얼마나 발전방안에 반영했는지 의문이다. 화물운송 관련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문제가 결코 간과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다.

기사들의 수입 문제는, 택배업체들의 도를 넘는 시장점유율 경쟁 때문에 너무 낮게 형성된 택배비가 문제일 것이다. 아무리 많이 실어 날라도 수입이 시원치 않다면 운송료에 문제가 있다 할 것이나, 이것을 올릴 경우 이용자들이 요금이 싼 업체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요금인상에 반대하는 것이다. 이것부터 잘못이라 할 때 무엇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 참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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