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발 고속철(SRT)이 개통되면서 경쟁 관계인 코레일과 고속업계의 승객 이탈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SRT 운영사인 ㈜수서고속철도(SR)에 따르면 개통 첫 주말인 9, 10, 11일 경부선과 호남선의 평균 예매율은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SR 측은 "지난달 22일 온·오프라인 예매 시작 이후 매일 1만명 이상이 온라인 회원가입을 하는 등 예매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주말 인기 시간대는 매진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SRT는 경부선(수서-부산) 일 왕복 40회, 호남선(수서-광주송정 또는 목포) 일 왕복 20회 운행하며 일평균 5만6814석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레일과 고속버스 운행사들은 우선 기존 수요가 얼마나 빠져나갈지 추이를 지켜보겠다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인 2(금)∼4(일)일 KTX 호남선 승차율은 상행선 75.5%, 하행선 74.33%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첫 주말인 4∼6일 상행선 73.82%, 하행선 70.27%보다는 다소 높은 수치다.
그러나 SR에 임대하기로 한 고속차량 22편성 중 일부를 먼저 인계하면서 전체 운행횟수가 일 왕복 48회에서 90% 수준으로 줄어 승차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승차율이 감소할 경우 실제 이용객 이탈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 동대구, 울산, 부산역 등 주요 노선이 겹치는 경부선도 이용객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고속버스 업계도 지난해 호남고속철도 개통에 이은 이용객 급감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SRT는 서울 강남에서 광주까지 1시간 40분대, 부산까지도 2시간 30분대 접근이 가능하다.
따라서 KTX보다도 터미널이 강남과 동서울에 위치한 고속버스가 더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측은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수준의 안락한 좌석과 개별 모니터 등을 갖춘 '프리미엄 버스'를 운행하며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현재 서울-부산에는 1일 12회, 서울 광주에는 1일 20회 프리미엄 버스가 운행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서울-광주 이용객이 10% 이상 줄어든 점으로 볼 때 이용객 감소는 불가피하며 감소 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과거 호남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요금 할인 및 마일리지 제도 도입도 검토했으나 다른 업체들과 일괄적으로 진행해야 하고 국토부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라 무산됐다"며 "열차보다 편안한 서비스 제공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