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업계, 복제 터보차저 등 모조품 주의보...“연간 5천개 유입”
상태바
車부품업계, 복제 터보차저 등 모조품 주의보...“연간 5천개 유입”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7.0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고 위협, 배출가스 증가 원인...수리, 피해보상 불가

근절 위해 캠페인뿐 아니라 제도적 차원의 노력 필요

자동차 복제부품이 도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핵심부품인 터보차저 등의 경우 2016년 기준으로 복제품이 국내에 연간 5천개 이상 유입될 정도로 그 규모가 커졌다.

성능이 확인되지 않은 비순정품 부품시장의 성장은 차량의 성능 저하, 사고 위험 증가 및 유해 물질의 과다 배출 등 사회적인 비용 증가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조품을 사용할 경우 사고 위험뿐 아니라 수리 또는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렵다.

업계에 따르면, 터보차저 복제품은 매년 5천개 이상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터보 복제품은 주로 한국 사업자 법인이 중국 복제품 제조사를 통해 받은 복제품을 자체 브랜드화해 판매하는 경우와 중국 복제품 제조사에서 수입된 카트리지를 기존 정품에 교체 수리해 정품재생으로 속이는 경우, 그리고 한국 판매상이 중국 제조사에서 복제 터보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되는 유통 경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책정된다. 하지만 이같은 복제품은 유해 물질 배출 수준과 안전 수준에 있어 정품에 비해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정품 터보차저와 복제 터보차저를 비교한 영국의 밀브룩 그룹 실험 결과를 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순정품 터보차저의 엔진 토크는 순정품에 비해 15~40%까지 성능이 저하되었을 뿐 아니라, 질소산화물 배출이 순정품에 비해 8~28% 정도 높게 나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경우 비순정품이 순정품에 비해 3% 높았다.

이에 국내 부품사들도 복제품 사용 근절 캠페인을 벌이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매년 중국 사천성, 광동성, 강소성 등 17개 지역에서 현지 공안 당국과 협동해 단속 조사를 펼치고 있다. 특히 북경, 상해, 광주, 우루무치 등 대도시 중심으로 매달 집중 단속을 실시해 해외 수출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별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 고유 QR코드를 각 제품에 부여해 소비자들이 손쉽게 정품여부를 알 수 있도록 하고, 적외선 감지기 등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홀로그램을 부품에 부착해 떼어내려 시도할 경우 찢어지도록 해 재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활용하고 있다.

보쉬코리아 역시 불법 위조품의 유통·판매를 막기 위한 ‘리얼 보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비정품은 정품에 비해 3~50%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비정품을 구매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느껴지게 한다. 하지만 위조품은 품질과 성능을 보장할 수 없으며 자동차 성능 저하, 연비 저하, 차량 수명 단축 등과 같은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보쉬코리아는 ‘리얼 보쉬 캠페인’을 통해 비정품 부품 사용의 위험 요인을 알리고 있으며 위조부품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강력하게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자동차 부품에 대해 자가인증제도를 택하고 있다. 형식승인이란 쉽게 말해 ‘선 인증 후 판매’ 제도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해 적정 기준에 미치지 못한 제품은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자가인증제는 실제 유통 이후 문제가 생길 경우 사후 조치를 취하는 방식이다. 심지어 터보차저의 경우 자가인증제도 항목에 포함되지 않으며 환경부에서 관할하고 있는 형식승인도 적용되지 않아 핵심 부품인 터보차저가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의 규제 기관들은 2016년, 터보차저를 자기인증제보다 규제가 강한 형식 승인 자동차 부품 목록에 포함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는 등, 복제부품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