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기아자동차가 자동차 고성장 국가인 인도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공장을 건설한다. 기아차는 27일 오전(현지시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州(Andhra Pradesh) 아난타푸르(Anantapur) 지역에 공장 건설을 최종 확정하고, 인도 현지에서 투자계약 체결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약 11억 달러를 투자해 216만㎡(65.5만평) 부지에 연산 30만대 규모 완성차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19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며, 생산 차종은 현지 전략형 소형 세단 및 스포츠다목적차량(SUV) 등이 검토되고 있다.
기아차 인도공장 투자 결정은 인도 경제 및 지속적인 자동차 시장 성장 전망뿐만 아니라 글로벌 저금리 기조에 따른 유리한 투자 환경 등을 적기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인도공장 건설을 통해 차세대 성장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는 인도 자동차 시장을 개척하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아차는 높은 수입 완성차 관세율(60%) 때문에 그동안 인도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기준 417만대 생산에 337만대 판매로 세계 5위 자동차 신흥 대국이다. 최근 브렉시트와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데도 지난해 중국·미국·일본 등 주요국 가운데 전년 대비 가장 높은 7% 이상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버금가는 13억 인구에 자동차 보급률은 1000명당 32대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인도는 자동차 대중화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2020년 내수 483만대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 혼다, 르노-닛산, 토요타, 포드, GM 등 글로벌 주요 업체 대부분은 인도 현지에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최근 투자를 확대하는 등 현지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아차 인도 공장 입지로 선정된 안드라프라데시州 아난타푸르 지역은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390Km 떨어져 있다. 현대차와 시너지가 기대되는 점이다. 기아차는 지난 20여년간 현대차가 축적해온 시장 경험과 노하우뿐만 아니라 부품 공급망 및 물류 시스템 등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시장에 진출해 65만대 규모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고, 인도 내수판매 2위로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프레스, 크레인, 운반 및 도장 설비, 로봇 등 대부분 자동차 생산 설비를 국내에서 수출한다. 이 때문에 우수한 국내 생산 설비를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내 연관 산업 발전에도 기여가 예상된다.
인도 공장이 완공되면 기아차는 국내 159만대와 해외 226만대 등 총 385만대 글로벌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앞서 현지공장 건설을 계기로 2015년 멕시코 시장에 첫 진출한 기아차는 지난해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현지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26% 성장한 20만2000대를 기록했다.
이로써 기존 55% 수준이던 해외생산 비중은 약 58% 이상으로 높아져 현지 고객을 위한 맞춤형 전략 모델 개발 및 적기 공급을 비롯해 환율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환경 변화에 보다 능동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주요 업체 해외생산 비중은 혼다 84%, GM 76%, 폭스바겐 74%, 토요타 62% 등 평균 74%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