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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차는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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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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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이후 큰 수요 증가 예상
- 인프라 측면서 전기차 보다 우세
- “과도기 단계 ‘차’ 선입견 버려야”
- 가격 경쟁력 등 과제 극복 필요

   
▲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돼 소비자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현대차 그랜저(IG) 하이브리드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하이브리드차는 언제까지 시장에서 인기를 누릴 수 있을까? 전기차와 함께 대표 친환경차로 각광받고 있는 하이브리드차가 현재 시장 상황과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국내외적으로 ‘가장 현실적 차종’이며,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시장과 업계 일각에서 나왔다.

하이브리드차는 국내에서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내수 시장 규모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해 지난 2010년 8473대에 불과했던 것이 2011년 2만271대로 사상 처음 만 단위를 돌파했다. 이듬해인 2012년(3만7030대)에도 큰 성장세를 보였던 판매 실적은 2013년(2만8092대) 다시 크게 하락세를 보였고, 2014년(3만5664대)과 2015년(3만8803대) 3만대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다 지난해 6만2784대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도 3만6229대가 팔리면서 전년 동기(3만2208대) 대비 1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기준 국내 등록된 하이브리드차는 모두 26만405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0년 12월(1만9167대)과 비교해 13.6배 증가한 것. 정부는 2020년까지 125만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를 포함해 4년 동안 100만대 넘게 팔아야 도달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2030년까지 디젤 승용차를 퇴출시키기 위해 2020년 초부터 자가용 디젤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밝혀 친환경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점은 하이브리드차 보급에 긍정적 신호가 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 2008년 52만4000대 수준이던 하이브리드차 판매 규모는 지난해 168만6000대 수준으로 성장했다. 2014년(177만대) 정점을 찍은 후 전기차 등 다른 친환경차가 각광을 받으면서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토요타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 1997년 세계 최초 양산 모델 ‘프리우스’를 선보였고, 20년 만인 올해 1월 글로벌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넘어섰다. 이밖에 혼다, 르노·닛산, 포드, 현대·기아차가 뒤를 이어 경쟁하고 있다. 2020년 이후로는 후발주자 가세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오는 2020년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최대 1255만대까지 예측되고 있다. 이는 전체 친환경차 시장(1600만대)의 78.4%에 이른다. 현재 비중(66%)보다 높아지는 셈이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2020년에 지금보다 최대 10배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 때문이다. 2015년 파리협정으로 신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되면서 각 국가별로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15년 대비 평균 23%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주요 선진국은 물론 중국·브라질·인도 등 신흥시장까지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로 가기 전 과도기 단계 차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 때문에 전기차가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으면 하이브리드차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하이브리드차가 과도기 친환경차’라는 인식에 의문을 다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이브리드차가 현재로썬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가격과 인프라 문제에서 여전히 전기차 보다 경쟁력이 앞선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개최한 ‘KAIDA 오토모티브 포럼’에서 이형철 한양대 전기공학전공 교수는 “하이브리드는 기술적으로 전기차보다 더 복잡하기 때문에 과도기 단계 차종이라 볼 수 없다”며 “배터리 기술 등이 향상 되도 전기차는 여전히 가격이 비싸고 짧은 주행거리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뚜렷한 친환경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모든 차가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게 된다면 현재보다 발전량이 2배 이상 많아야 하는데, 원자력과 화력 발전을 줄여나가는 추세 속에서 마냥 전기차를 늘리는 것이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아베 시즈오 토요타 상무는 “다양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자동차 엔진을 선택하는 것은 완성차 업체가 아닌 소비자가 결정할 몫”이라며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충과 같은 발전 단계를 고려했을 때 현재 최선의 답은 하이브리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베 스즈오 상무는 아울러 “토요타가 전 세계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브랜드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겨우 15% 수준”이라며 “현재로썬 소비자가 원하고, 우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늘리는 것이 맞고, 이런 추세는 향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차는 기존에는 오일 가격에 따라 수요가 들쭉날쭉한 경향을 보였다. 다수 학계·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 세계적으로 배출가스와 연비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오일 가격이 불규칙하게 변하더라도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또한 ‘이-모빌리티(E-Mobility)’ 확대 추세는 물론 에너지와 정보 네트워크 연계가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확대되려면 내연기관 차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배터리 효율을 높이고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기술적 노력도 필요하다. 업계는 기술적으로 이미 어느 정도 이런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가격 경쟁력만 갖추면 언제든지 상용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카하시 오사무 프라임어스 EV 에너지 상무는 “현재 배터리 기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상태로, 몇 년 내에 더 가볍고 저렴한 배터리가 시판 차량에 장착될 것”이라며 “하이브리드차에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 패키징을 어떻게 하는 가에 따라 다양한 변용이나 적용이 가능할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복잡한 차량 구성 때문에 가격이 비싼 하이브리드차 대안으로 최근에는 48볼트(V) 마일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개조하는 개념이라 시스템 구성이 하이브리드차에 비해 간단하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연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2016년 유럽과 중국에서 최초로 출시됐는데, 오는 2020년 이후 급격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건 이후 디젤엔진 대체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가솔린엔진 연비 효율을 15~20%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 부품업체를 중심으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차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폭스바겐과 르노도 소형차 라인업에 시스템 장착 차량 출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유럽 완성차 업계는 신차 판매량 가운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현재 1%에서 2030년 2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PwC’는 2020년 400만대가 생산되고, 2030년에는 2500만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재산 만도 글로벌 기술개발(R&D) 선행센터장은 “60V 아래로 차량 배터리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차가 2020년부터 2025년 사이에 이뤄질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어떤 차종이 미래 친환경차 주류가 될 지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 발전 단계에서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수소차 모두 상호 보완 관계를 유지하며 친환경차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과정을 거칠 때 비로소 현실적으로 가장 적합한 친환경차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형철 한양대 교수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마치 스포츠카 경쟁하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인식해서는 곤란하다”며 “하나의 솔루션(전기)이 모든 문제를 커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모든 솔루션이 모여 가장 큰 문제(환경)를 해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옳은 만큼 친환경차 시장을 스포츠 게임(경쟁)이 아닌 오케스트라(조화) 측면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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