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관광일자리를 창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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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관광일자리를 창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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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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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권 교수의 관광대국론

[교통신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발동과 북핵 위기로 금년 상반기 외래관광객 총량이 크게 감소했지만 지난 수년간의 관광성장은 괄목할만하다. 국가의 관광산업 경쟁력도 2015년 세계 29위에서 금년에 19위로 올라섰다. 관광산업의 영역도 전통적인 관광사업체 중심에서 제조업, 쇼핑, 음식, 문화오락 등으로 외연을 계속 확대해가고 있다.

그렇지만 ‘외화내빈’이라 할 정도로 관광산업의 내실화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했지만 여전히 수동적이다. 또 관광산업이 일자리 창출의 보고라고 자랑하지만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속빈강정이라 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결과를 보면, 관광사업체 수가 2013년 1만8441개에서 2015년 2만3874개로 30% 가량 증가했지만, 관광사업체 종사자 수는 22만 명에서 23만명대로 3%의 미미한 증가세에 그쳤다. 그리고 관광사업체의 매출액도 2013년 23조원에서 2015년에는 22조원대로 감소현상을 보였다. 관광사업체를 이용한 총 고객수도 2013년 4억8000만명에서 2015년 4억5000만명으로 줄었다.

한마디로 말해, 관광사업체는 증가하고 있으나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관광사업체의 생산성은 물론 고객가치 창출과 유치역량도 기대 이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 관광산업의 한계를 짚어보는 이유는 관광산업의 고용창출 전략을 다시 고민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로 들어와 관광정책의 핵심과제의 하나로 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적 관심을 두고 있다. 관광일자리 추진기반을 확충하면서 유망 관광산업을 육성하며, 신규시장을 창출하고 품질을 제고하며 취업지원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법, 조직, 정보, 인력 등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관광산업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시의적절한 일자리 창출대안을 모색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들은 관광산업의 고용유발계수가 제조업의 2배라는 환상에 젖어 과학적인 분석없이 맹목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국내외 관광왕래가 급증하고 있으나 관광일자리가 늘지 않는 기현상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향후 관광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우선 관광산업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 외래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고 국내관광 총량도 지속적으로 확대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난해에 비해 20%이상 증가하여 연간 3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여행시장에 비해 국내관광시장은 거의 정체상태이다. 정부가 노동자 휴가지원제, 공휴일 제도개선, 열린관광지 확대 등을 통하여 국내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은 관광일자리 창출을 위한 저변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이제 관광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있어서 미래형 관광일자리를 발굴하고 新직업을 육성하는 적극적인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관광산업의 신규 채용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현상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 대학 관광전공자들의 관광분야 취업률이 30% 내외로 낮아진 있는 이유는 저임금, 비정규직, 사회적 저평가 등 관광산업의 낮은 고용의 질에도 이유가 있지만 기존 관광산업에서는 이들의 창의와 도전정신을 발휘할 공간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미스매치 현상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사회변화에 부응한 공정여행기획자, 관광재생디자이너, 복지여행동행자, 할랄전문가, 관광스타트업 등 관광분야 유망 신직업을 발굴하고 제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그러면서 관광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그 파이를 나누기 위한 고용 분배정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광산업의 직접 고용자는 23만명이며 간접 고용까지 포함할 경우 46만 명 수준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분석에 의하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3.1%대를 기록하던 관광종사자 수가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연평균 1.7%로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관광사업체 직접고용뿐만 아니라 관광 연관 산업을 아우르는 간접고용을 확대하는 것에도 비중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융합형, 지역융합형, 복지융합형 관광일자리 창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농업, 의료업, 면세점, 공연장 등 관련 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함과 동시에 지역주민들이 관광두레, 게스트하우스, 도시민박 등 소규모 관광숙박 및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문호를 더 개방해야 한다.

나아가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관광여가사회의 실현’을 위해서는 늘어나는 노령자, 장애인, 청소년 등의 여행수요를 잘 케어해줄 수 있는 복지관광 전문인력, 즉 따뜻한 관광일자리를 만들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관련 부처간 ‘관광일자리창출위원회’를 구성해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객원논설위원‧장병권 호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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