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단가가 택배시장 옥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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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단가가 택배시장 옥죈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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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릴레이 인터뷰②

박해돈
KGB물류그룹 회장

-저가 물량 끌어오지 않을 것
-내년 상반기 中 이사시장 진출
-목표매출액 1000억원 달성 무난




박해돈 KGB물류그룹 회장은 전형적인 ‘워크 홀릭(Work Holic)’이다. 휴일이나 명절에도 그는 쉴 새 없이 일 한다. 박 회장은 자신의 이러한 부지런함과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소위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그는 80년대 초 ‘이사공사’를 창립, 포장이사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경쟁상대는 대한통운, 한솔, 한진 등 대기업이었다. 대기업들은 경쟁이 격화되자 시장에서 하나 둘 철수했다. 현재 ‘KGB’, ‘예스 2404’, ‘예스 2424’ 등 포장이사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모두 박 회장이 갖고 있다. 이제는 택배시장이다. 단가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2005년 초, 박 회장은 택배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주변사람 대다수가 만류했다. 시장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그는 뛰어 들었다. 3년이 조금 지난 6월 현재, 그가 진두지휘하는 ‘KGB택배’는 대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중소업체로 자리 잡았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박해돈 회장을 ‘CEO 릴레이 인터뷰’의 두 번째 손님으로 맞았다.


-KGB가 택배시장에 참여한지 3년이 지났는데 그동안의 실적은.
▲KGB는 지난 2005년 3월 택배사업을 시작한 이후 첫 해 308억원, 2006년 731억원, 2007년 8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매해 매출 신장세를 이어왔다. 이 기간 단가싸움이 가장 치열했었던 시장 상황에 비춰보면 자금력에서 대기업에 뒤쳐질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으로서 상당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올해는 매출 1000억원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대로라면 이 같은 목표치는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반기 중점 경영계획은.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조직 및 권역별 관리자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리점 평가시스템 적용을 확대하고, 효율적인 조직관리를 통해 업무 및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고유가에 따른 비용절감 작업도 병행해 나가고, 특히 택배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국제택배시장 진출 계획은.
▲중소기업으로서 국제택배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진출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국내 택배부문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내년에 중국 이삿짐 시장에 진출하려 하는데, 그 사업이 잘되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후 자연스럽게 택배사업 진출이 가능할 것이다.

-중국 이삿짐 시장 진출은 어떻게 진행돼 가는지.
▲지난 상반기 중국 백련그룹 소속 상하이 현대물류유한공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바 있다. 이 협약은 중국에서 영위할 물류업 전반에 관한 것이지만, 우선 이삿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상하이와 베이징을 중심으로 로컬(Local 지역)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택배업계에서 협회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사실 택배협회는 진작부터 있었어야 한다. 가격담합은 아니지만 경쟁업체 간 대화를 해 왔다면 서비스 단가가 이 정도까지 떨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현재 거론되고 있는 방식대로라면 협회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현 계획대로라면 한 업체의 본부장급이 협회장을 맡는 것으로 돼 있다. 이 경우 업체마다 사정이 다른데, 본부장급이 이러한 부문을 잘 아우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협회는 한 업체의 CEO가 이끌어야 한다.

-택배시장에서 중소업체로서 KGB만 거의 유일하게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중소기업으로서는 단가경쟁이 아닌 서비스 질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KGB가 대기업과 같이 단가경쟁에 뛰어들었으면 지금쯤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물량증가분도 억제시켰다. 이로 인해 부가세를 포함한 박스당 단가가 3000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현재의 시장단가는 이보다 400~500원 가량 낮은데 이러한 가격체제로는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운영측면에서 대기업으로서는 어려운 ‘소사장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 제도를 적용한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KGB가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2010년 KGB를 예상해 본다면.
▲아마도 이삿짐시장에서는 점유율을 40% 이상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부문에서는 내부적으로 목표치는 있지만 밖으로 드러내고 싶진 않다. 목표치를 발표하면 그 수치에 맞추기 위해 무리수를 둬야 한다. 그러면 현 시장에서는 저단가로 물량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 이는 스스로를 옥죄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다만 서비스 질 측면에서는 최고의 기업이 돼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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