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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해외여행, 대책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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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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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병권 교수의 관광대국론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이상과열’을 보일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1989년 해외여행 완전자유화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 156만명이었던 해외여행자 수가 2005년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에는 2238만명까지 늘어났다.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외래관광객은 5.8배 증가했지만 해외여행자는 무려 14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중국발 사드갈등 및 북핵 위기로 내국인 해외여행자가 방한 외국인의 두 배가 넘어설 전망이다.

금년 해외여행 규모는 지난 8월까지 1740만명이었으며 연말쯤이면 2630만명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시 말해 국민의 절반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셈이다. 인구도 적고 소득도 더 낮은 한국인들이 이웃 일본인들보다 연간 1000만명 가까이 더 여행하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다. 급기야 세계관광기구(UNWTO)는 한국을 주목할 만한 세계 10대 관광송출국의 하나로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해외여행이 급증하는데 비해 국내관광 규모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태에 있다. 2009년 3억8000만명이었던 국내관광 총량이 2016년에는 4억1000만명으로 연평균 3%대의 성장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일본인 국내여행 총량 6억4000만명 대비 해외여행자의 비중이 4.2%에 그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5.5%에 달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유별난 해외여행 선호는 어디에서 기인할까? 1990년대에는 일부 중산층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이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한 때 유행어였던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대신 ‘세상은 넓으니 여행이나 떠나자’는 풍조가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일본의 해외여행 자유화 현상을 살펴보면 우리와 사뭇 다르다. 2012년에 연간 1850만명으로 피크에 달하던 일본인들의 해외여행이 이후에는 1600~1700만명대로 줄어들었다. 해외여행 수요가 안정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이러한 감소의 첫 번째 배경으로 해외보다 자국 내로 여행하는 것이 더 여유롭고 편하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의 국내관광 인프라 확충은 외래객을 더 끌어들이는 계기로 작용하여 방일외국인 수가 2016년 2400만명까지 늘어났다. 그 결과 2016년 일본은 해외여행에 185억달러를 지출한데 비해 외래객들로부터 307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우리가 172억달러를 벌어들이고 해외에서 266억달러를 쓴 것과는 한마디로 ‘천양지차’이다.

그만큼 우리의 국내관광 경쟁력이 튼튼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국내관광 인프라가 관광객의 니즈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여행자중 여성의 비중이 50%를 차지하였고, 고령화 추세에 따라 50대 이상의 해외여행자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6년 국민여행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해외여행자의 여행만족도나 재방문 의향, 타인추천 의향도 국내관광의 그것들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나 각 지자체들도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묘안을 찾고 있으나 아직은 역부족이다. 해외여행의 포화점조차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벌써 ‘해외여행 3000만 시대’를 점치고 있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 경비에 별로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료가 지난 6년간 26%나 하락한 것도 한 몫을 했다.

현 정부는 국민이 자유롭게 휴가를 쓰고 내외국인이 편안하게 관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관광정책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대체공휴일 확대 등 공휴일 제도의 개선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휴일제도의 확대가 내수와 소비를 진작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도 금년도 추석 ‘황금연휴’ 기간 5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휴일을 확대해서 해외여행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뭔가 ‘일등공신’을 찾아내야 한다. 국내여행을 많이 하고 각 지역이 골고루 잘 살 수 있는 여행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내여행 세제(稅制) 혜택까지도 고민하여야 한다.

또한 국내여행의 기피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악덕상술부터 시급해 퇴치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공급자 중심의 여행서비스도 개선되어야 한다. 좀더 여성친화적이고 고령친화적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는(觀) 여행패턴에서 벗어날 때다. 이제는 쉬며 먹고 즐기는 가운데 여유를 향유할 수 있는 휴미락(休味樂) 여행풍토로 전환돼야 한다.

<객원논설위원·장병권 호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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