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교통산업 ‘근로환경 개선’ 제언 <화물 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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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교통산업 ‘근로환경 개선’ 제언 <화물 물류>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7.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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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수입 맞추기도 빠듯…기대감 전혀” <일반화물 차주 한정혁>

근로시간과 노동 강도 대비 수입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금년도 최저임금인 6470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원청과의 계약상 공급물량이 불규칙하기에 시시각각 예비일감을 수배해 놔야 월수입을 맞출 수 있다.

 

수요에 의해 일정이 짜이고, 차량에서의 대기와 이동을 항시 반복하기에 피동적 업무로 인한 피로도가 상당하다.

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이뤄진다면 감수할 수 있겠으나, 현실은 그렇지도 아니하다.

심심치 않게 거래처로부터 갑질 행위나 부당업무를 강요당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상실감과 자괴감 빠져 한동안 헤어 나올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정부에서는 화물운전자를 위한 대책이라며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화물운전자를 돕기 위한 방법이라기보다는, 행정적 관리감독의 용이성을 더하기 위한 수단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4시간 운전 후 30분 휴식’과 디지털운행기록 의무보고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방안을 지키면서 활동하는 운송업자는 그나마 생활형편이 나은 극히 일부라고 본다.

수입을 위해서는 일감을 내려준 자가 원하는 조건에 맞춰 처리하는 게 우선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감은 없다.

여태껏 많은 시도를 했다고 하는데 피부로 와 닿는 직접적인 결과물은 없을뿐더러, 개선방안이라고 제시한 여러 대책에도 불구하고 수년간의 시장여건은 제자리걸음 중이기 때문이다.

 

▲“법·원칙 맞게 시장환경부터 만들라” <용달화물 사업자 김현철>

차량할부금과 통신·주유비 등 고정지출비를 제하고 나면 한 달에 120만원 조금 웃돌게 번다.

 

일감에 의해 움직이다보니 피동적인 생활에 익숙해졌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항상 있기에 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나이가 있는지라 노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지만 하루벌이다 보니 마음처럼 쉽지 않다.

표준운임제 등 뭐든 운임을 올리는 대책이 제시됐으면 한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갖은 수모를 견디면서 일하고 있으나, 고객으로부터 소위 갑질이라도 당하는 날에는 삶에 회의를 느끼곤 한다.

마땅히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도 없다.

정부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일한 만큼 생활이 가능토록 시장여건을 조성해달라는 것이다.

저단가로 칼질하는 자가용 화물차에게 일감을 빼앗기는가 하면, 불법을 자행하는 이들 차주들은 법으로 정한 화물운송업 종사자 책무를 다하지도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자가용 불법영업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합법적인 영업용 화물차주에 대한 조치만 강화하고 있다.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런 고민을 하기 전에 현행법에 맞춰 관리감독하고, 각종 편법행위와 범법자들을 철저히 법으로 다스리는 게 먼저라고 본다.

근로개선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정녕 비정규직·특수형태근로 종사자 등의 약자를 보호할 의지가 정부에 있다면, 노동에 대한 합당한 금전적 보상이 정확하게 이뤄지는 시장의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요금 현실화, 감정노동 공감대 형성되길” <개별화물 사업자 박권민>

가장 시급하게 취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화물운송시장의 운임인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표준운임제 등과 같은 가이드라인 도입을 통해 정찰제를 시행하고, 시장에서 통용되는 운임과 정부 보조금의 분리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다단계 과정을 거치면서 운임이 깎이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거래처에서는 유가보조금 등을 들먹이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 들어 불공정거래와 부당요구를 강요하는 화주·물류기업을 제재하는 방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와 함께 운임 기준에 대한 정립이 마련되고 즉시 적용되길 바란다.

감정노동에 있어서는 서비스 공급자이기에 고객이 제시한 조건을 인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객으로부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딱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감정노동의 어려움을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관점에서 조금이나마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 “생계 위해 버텨…금전적 보상되길” <퀵서비스 기사 이현성>

화물운송업에 몸담은 지 18년이다. 퀵서비스를 해보려 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어 수입이나 일감을 수배하는데 있어 입지가 줄고 있고, 체력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노동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도 없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퀵을 관둘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감을 찾아 방문하면 화주 고객들이 겸연쩍게 반응한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부당한 업무를 지시받거나 하는 경우는 별로 없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한 상황에 처했다면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한다. 그들이 돈을 지불하고 그 돈으로 생활하기 때문이다.

바람이 있다면 유가보조금처럼 정부지원이 있었으면 하고, 지금보다 운임도 좀 올랐으면 한다.

현 정부가 노동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나, 노동의 대가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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