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화물 중국 가로질러 유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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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화물 중국 가로질러 유럽으로”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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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서중물류 '유럽행 TCR 블록트레인' 화물 접수 시작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 유럽으로 국내 화물을 운송하는 '전세 화물열차'(블록트레인·Block Train)가 사상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그동안 국내 물류를 실은 열차가 러시아, 몽골, 만주 등을 지나 유럽에 닿은 적은 있었지만, 중국 본토를 관통하는 유럽행 블록트레인이 개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국토교통부와 물류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서중물류는 지난달 8일 이 같은 내용의 유럽행 중국횡단철도(TCR·Trans China Railway) 블록트레인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영업을 위한 시스템 정비를 모두 마쳤다. 두 회사는 이달 1일부터 국내 주요 화주를 대상으로 TCR 블록트레인 물량을 접수하고 있다.

유럽행 TCR 블록트레인은 국내 주요 항에서 중국으로 화물을 보내면 이를 모아 TCR을 이용해 유럽까지 운송하는 구조다.

현대상선은 화주들이 위탁한 화물을 인천·부산·평택항에 모아 중국 산둥성 칭다오와 르자오로 운송한다. 현대상선의 내륙 운송 파트너인 서중물류는 이 화물을 중국 내륙 철도물류 중심지 쓰촨성 청두에 모아 블록트레인에 옮겨 실은 뒤 TCR을 통해 유럽으로 보낸다.

이 블록트레인은 대형 물류기지가 있는 중국 접경지역인 카자흐스탄 도스티크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TSR·Trans-Siberian Railway) 노선으로 환적해 폴란드까지 무정차로 운행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이 진행한 사전 시장조사 결과 삼성SDS, LG, 글로비스 등 주요 화주들이 관심을 보였다. TV, 냉장고, 에어컨 등 전자제품과 자동차 부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운송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의 물량을 포함해 현재 수요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현대상선은 전했다.

현재 TSR과 몽골횡단열차(TMR·Trans-Mongolian Railway) 노선을 이용해 유럽으로 물건을 보내는 업체들과 수요가 겹치는데, TCR 노선이 경쟁력이 있더라도 기존 계약이 종료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업계에서는 현재 국내에서 TCR·TSR·TMR을 통한 물류 내륙운송 수요가 주간 25FEU(1FEU는 4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TCR 블록트레인 도입으로 현재 육로 물류 운송 기간이 최대 절반가량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TSR 노선을 이용하면 유럽까지 최소 30일, 해상 운송 루트를 통해서도 35∼40일이 걸린다. 이와 비교해 TCR 블록트레인은 18∼23일이면 폴란드까지 국내 화주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블록트레인 편성에 변수가 많은 TSR 노선의 경우 수송기간이 10∼20일씩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화주들이 불안하다고 호소한 적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TCR 노선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비싼 운임은 다소 부담스럽다.

중국을 관통하는 블록트레인이 정착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육로나 해로보다 운송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유사시 대체 운송로를 하나 더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정부와 물류업계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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