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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좌담]고령운전자 교통안전 어떻게 할 것인가
유희근 기자  |  sempr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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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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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검진 결과로 ‘운전가능 여부’ 판단해야
- 이미 고령사회 진입, 관련 교통안전 대책 시급
- 고령 택시·화물 운전자 대책 특화 필요
- 정부가 책임지는 정책 철학 재정립해야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수는 2001년 36만명에서 2015년 229만명으로 15년 새 6배 증가했다. 문제는 단순히 고령운전자 숫자가 증가한 것이 아니라 고령운전자 관련 교통안전 지표가 거의 대부분 악화됐다는 점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5년 전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06년 대비 약 20% 감소했으나 60대 이상 교통사고는 무려 167% 이상 증가했다. 교통사고 1건당 중상자 수도 40대 운전자의 경우 0.4명 수준인데 비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75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십여 년 간 수없이 외쳐온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은, 적어도 고령자 교통안전 분야에 있어서는 헛구호였던 셈이다. 이에 본지는 2018년 신년을 맞아 교통안전 전문가를 모시고 고령자 교통안전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 일 시 : 2017년 12월 14일 오후 4시

* 장 소 : 교통안전공단 양재회의실

* 참석자 : 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도로교통본부장

김종현 교통안전공단 도로안전본부장

김인석 삼성교통문화연구소 부장

박종욱 교통신문 편집국장

 

◇박종욱 국장 : 여러 지표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통안전 문제가 하향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고령자 교통안전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동안 교통안전 정책 우선순위에서 자주 밀려온 결과 때문인지는 최근 수년 사이에 비로소 이슈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고령자 교통안전 중 대표적인 문제는 어떤 것들인지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등 전문가 여러분의 고견을 부탁드린다.

◇성낙문 본부장 : 고령자 교통안전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앞서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가 고령자를 ‘사회에 부담을 지우는 존재’로만 바라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들을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 놓고 문제를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원활한 활동을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묻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도로교통본부장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고령자 운전면허 보유비율은 34.6%로 지난 2001년에 비해 2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령자 교통사고 건수도 2001년 3759건에서 23,069건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고령자 교통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은 면허 또는 운전자격제도 개선을 통한 방법이라 할 것이다.

일례로, 버스기사의 경우 65세부터 70세까지는 3년에 한 번씩, 70세 이상은 매년 운전자격유지검사를 받게 했다. 하지만 택시는 업계 반발로 유사한 수준의 검사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종현 본부장 : 버스는 대부분 기사들이 법인 업체에 소속돼 있어 그나마 자체적인 관리가 가능한 편이다. 60세가 넘은 기사들도 위촉 형식으로 회사와 계약을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어 택시 보다 훨씬 고령자 교통안전 문제에 대한 대비가 잘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인석 부장 : 그렇다. 전세버스를 제외하면 버스는 어째든 안전관리가 잘 되고 있는 편이다. 반면 택시는 개인과 법인의 구성 비율이 2:1 수준이어서 더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개인택시의 경우 안전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전체 택시기사 27만명 중 65세 이상이 6만명으로 버스와 화물차 고령 운전자 전체 숫자에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택시 운전자의 고령화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실정인데 비교적 시행이 편리한 버스는 자격유지검사 제도를 도입하고 택시는 업계 반발로 못 한다면 정책의 형평성과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박종욱 : 개인택시업계에서는 고령 운전자가 65세 미만 운전자보다 오히려 운전 경력이 많고 자기 관리를 잘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하기도 한다.

◇김종현 : 고령운전자일수록 야간 운행을 기피하고 주로 낮에 다니기 때문에 사고를 조심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고 발생 건수가 많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운행일수나 운행거리 기준으로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버스와 달리 개인택시면허는 재산권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강화된 자격유지검사 제도에서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 크고 작은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이유로 개인택시업계가 반대할 수 있지만 공공 안전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성낙문 : 개인택시업계의 주장이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근거로 나온 것인지 다시 한 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점은 있다. 우리가 현재 고령운전자 기준을 65세 이상부터 보고 있는데, 통계를 분석해보면 65세부터 70세까지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70세 이상 부터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도로교통공단 등 전문기관에서 교통안전 통계를 작성할 때도 65~70세, 70~75세, 75세 이상 등 구간을 조밀하게 만들어 현실을 구체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김인석 : 세계보건기구는 인간의 노화를 55세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본다. 연구 결과를 보면 고령에 접어들수록 사람들의 건강 편차가 심해진다.

젊었을 때는 대다수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비슷하다가 노화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건강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65세 이상을 한꺼번에 고령운전자로 묶어 몰아 버리면 정책집행자의 행정편의에는 적합하겠지만 수용자들에게는 정책의 수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성낙문 : 한국교통연구원에서 고령자 중 일반운전자와 택시운전자가 보유한 질병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일반 고령운전자 중 22.4%가 당뇨, 21.7%가 고혈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택시 운수종사자의 경우 고혈압은 54.9% 당뇨는 36.5%로 조사됐다. 불규칙한 식사와 장시간 앉아서 운행하는 점들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좀 더 객관적이고 정밀한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운수업 종사자들이 일종의 직업병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럴수록 택시를 비롯한 사업용 운전자들의 건강과 면허 관리를 강화해야 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박종욱 : 공감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면허나 운전자격제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가 고민거리로 남는다. 현재의 적성검사는 요식행위일 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 않은가.

◇김인석 : 개인별 편차를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은 자격유지검사 때 외국처럼 건강 진단서를 첨부하도록 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 외국은 주치의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국가의 개인별 의료 관리가 비교적 손쉬운 반면 우리나라는 사각지대가 많다.

◇성낙문 : 다른 국가들은 건강진단서로 적성검사를 대체하는 경향이 많다.

◇박종욱 : 그렇다면 건강 검진에 들어가는 비용 문제는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가. 의무 가입 제도인 국민건강보험 기록을 활용하면 별다른 추가 비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도 개인정보 사용 등의 문제가 있어 용이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인석 : 면허를 갱신할 때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를 받으면 가능할 것이다. 설령 건강검진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일부 비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사업자가 그 이유로 반발하는 것은 설득력 없다. 사업용 면허는 배타적 권리로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인데 자격 유지를 위해 그만한 의무도 지우지 못하는 것은 결국 정부의 방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 밖에도 방법을 찾자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유해화학물질을 다룬다든지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도장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특수건강검진 직군에 해당돼 건강검진 때 그에 따른 추가 항목을 검사해야 하는데 사업용 운전자들도 같은 방식으로 편입시키면 가능하다. 정부가 관심을 갖고 정책을 시행하기만 하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성낙문 : 그렇다 정부의 의지와 결단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인 계산을 가지고 접근하면 결코 시행할 수 없다.
   
김인석 삼성교통문화연구소 부장

◇김인석 : 이왕 의료검사 비용 조달 문제가 나왔으니 이에 대해 한 말씀 더 드리겠다. 만약 건강진단서를 자격유지검사에 첨부하도록 해서 비용 부담 문제가 발생한다면 나는 보건복지부를 이 제도에 끌어들여야 한다고 본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처럼 보건복지부가 교통안전에 투자 하지 않은 나라가 어디 있나 싶다. 교통안전은 곧 공중보건의 문제다. 금연, 자살 문제도 중요하지만 매년 4천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현실에서 교통안전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김종현 : 장기간 무사고 사업용자동차 운전자의 경우 소속 공제조합에서 건강검진 비용을 지원해주는 방식도 생각해 볼만하다. 어쨌든 운전자가 무사고 기록을 유지한 것 자체가 공제에 이득을 준 것이므로 일종의 이익 환급 차원에서 그 회원에게 건강검진 기회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박종욱 : 자격유지검사 시 건강진단서 첨부를 의무화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들을 결격사유로 볼 것인지 그 기준은 어떻게 잡을 것인지에 대해 조사나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가?

◇김종현 : 현재 택시 자격유지검사 도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학적으로 어떤 항목이 운전과 밀접하게 관련되는지에 대해 연구 용역이 진행 중에 있다. 연구 용역 결과 기본 검사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이 발견되면 추가하는 방식으로 하면 된다.

◇김인석 : 2005년에 중앙대병원과 함께 운행 안전에 위협을 끼치는 질환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작성한 적이 있다. 그것을 보면 근골격계,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 기면증 등이 위협 요소로 꼽혔다. 그런데 현행 도로교통법 82조에서는 운전면허 결격사유로 정신질환자, 알콜중독자 등 이런 식으로 대강 적시해 놓고 있다. 이런 식으로 운전 장애 질환을 허술하게 정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이다.

◇성낙문 : 미국의 경우 도로교통안전국 지침에 따라 주마다 고령운전자 적성검사 주기를 정하도록 돼 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알콜·약물·천식·호흡기·심장·신경계 이상 등 10가지 항목을 정해 놓고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는 2년마다 건강검진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중 청력에 관한 기준을 보면 ‘보청기 사용 유무에 상관없이 5피트 이상 거리에서 속삭이는 소리를 인지할 수 있는지’ 등 규정이 매우 상세하다. 우리나라가 도입하려면 참조할 수 있는 주변 사례는 아주 많다는 얘기다.

◇김인석 : 이런 사례와 데이터를 가지고 관계 부처에 건의를 하면 외국 것을 가지고 국내에 바로 도입할 수 없으니 연구를 해 봐야 한다면서 시간을 계속 끌고 있다. 교통안전 기준은 세계 어디서나 대동소이하다. 그렇게 한가할 때가 아니다.

◇박종욱 :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하는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할까. 도로교통공단이나 경찰 선에서 가능할까? 최소 장관이나 총리가 나서서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성낙문 : 그렇다. 영향력 있는 인사가 나서서 압력에 굴하지 않고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어야 한다. 양보나 타협을 할 사안이 아니다.

◇김인석 : 미국은 대형트럭(Class A)의 경우 유해물질 운송차량(H), 유조차량(T), 학교버스(S) 등 분류를 디테일하게 한다. 자동차 제원에 따라 기본 특성이 다르고 적재, 적하 작업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도 적성검사를 정교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김종현 교통안전공단 도로안전본부장

◇김종현 : 우리나라 사람은 외국과 달리 면허를 사업 허가로만 보지 않고 자기 재산이자 권리처럼 여기는 경향이 강해 규제하기 까다로운 점이 있다. 택시의 경우 총량제를 실시해 점차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는데 그에 따른 보상 문제 등 진척이 쉽지만은 않다. 어째든 최근 들어 언론을 통해 대형사고가 적나라하게 보도 되면서 새로운 규제나 안전 방안을 도입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는 어느정도 형성됐다고 본다.

◇김인석 : 한마디로 정책의 기본 철학을 재정립해야 한다. 일반 승용면허의 경우 사고를 본인 책임으로 하더라도 정부가 허가한 사업용은 정부가 공적으로 책임지는 방향으로 확실히 설정해야 한다.

◇박종욱 : 최근 과로와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차 교통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를 보조할 수 있는 긴급제동장치 등 자동차 안전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김인석 : 긴급제동장치는 이면도로에서 30km 이하 저속으로 달릴 때나 신뢰성이 있는 것이지 고속도로에서 100km로 달리는 데는 실효성이 거의 없다. 단지 충돌 순간속도를 조금 줄여주는 효과 정도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마치 언론에서 이를 두고 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다.

또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원인 파악을 정확히 해야 한다. 고령 운전자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질환으로 사고가 발생한 문제인지, 근무 환경이 열악해서 운전자에게 과부하가 걸려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잘 구분해야 한다.

가령 봉평터널 사고의 경우 운전자가 수면장애를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근로 환경이 열악해서 발생한 것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법정 휴게시간과 근로시간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긴급제동장치를 의무화 하자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성낙문 : 정부가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조항인 근로기준법 59조를 손 봐야 하는데 기계 장치로 사고를 막아 보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임시방편에 그치는 수준이다.

◇박종욱 : 근로시간 제한 문제도 현장에서는 적용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운 점이 있다. 일부 노선버스는 가능하더라도 노선이 광범위한 광역버스나 논어촌 버스, 전세버스 등은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 막막한 점이 있다.

◇성낙문 : 말씀하신 대로 광역버스는 경기·인천에서 시작해 서울로 진입하는 노선이 많아 길게는 4시간 넘게 운행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해결 방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결국 비용의 문제다. 미국에 가보니 운전자 근로 시간이 끝나면 운행 중간에 차를 세워서라도 운전자를 교체하더라. 또는 아예 다음 운전자가 같이 버스를 타고 가다 시간이 되니까 그 자리에서 교체하는 것을 봤다. 우리나라 실정상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결국 이런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교통안전 개선은 요원하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지금 비용의 30%를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그렇지만 사고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안전비용 규모를 생각해 보라. 무엇이 더 큰 손실인지 판단하면 결론은 정해져 있다.

◇김인석 : 일본도 그렇게 한다. 근로 시간을 정확히 준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라면 어떻게 기계처럼 중간에 그만 둘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철저하다. 비용이 부담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박종욱 : 다시 고령자 교통안전 문제로 초점을 잡아보자. 고령자 교통안전 문제는 사업용, 일반용 구분 없이 모두 중요한데 대책에 어떤 구분이 필요할까.

◇성낙문 : 그렇다. 고령자 안전 문제는 비단 사업용 운전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만일 사업용만 대상으로 삼아 핀포인트 대책을 세우면 사업용 운전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 교통안전 종합 대책을 만들어 일반, 사업 구별없이 강화된 규제를 일괄 적용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김인석 :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지방은 이미 초고령 사회이다. 무릇 사회는 그 구성원들의 변화에 따라 법과 제도를 수정해 나가면서 함께 변화해가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 안전망은 고령화 속도를 전혀 못 쫓아가고 있어 큰 문제다.

◇성낙문 : 우리나라는 1991년 정점을 찍은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가 매년 줄고 있는 추세여서 사람들이 교통 선진국이 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데 그야 말로 착시다. 10년 간 교통안전 최하위국에서 겨우 벗어난 수준 밖에 안 된다. 그동안 10위권 내 교통 선진국과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우리가 거북이걸음으로 걸어 갈 때 저들은 뜀박질로 달아난 셈이다.

◇박종욱 : 오늘 귀 기울여 들을 만한 얘기들이 많이 나왔다. 각자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을 정리해 주면 좋겠다.

◇김인석 부장 : 고령자 교통 안전문제는 이동성과 안전성의 문제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처럼 고령층 근로자 취업률이 50%를 상회할 정도로 경제 활동이 활발한 나라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출구대책 없는 규제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까지 면허는 ‘도 아니면 모’식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경직된 면허제도에 유연성을 줘야 한다.

가령, 이런 것이다. 고령자 중 일시적으로 치료 가능한 질환을 앓고 있다면 잠정면허정지를 부여하고 치료가 끝나면 다시 정지된 것을 해제 하는 것이다. 일반 질환자라면 병원이나 정해진 목적지만 운행 할 수 있도록 제한면허를 발급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행정적으로 시행 난이도가 높은 정책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행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외국에서는 실제로 시행하고 있다.

또 도로 시설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운전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도로는 제한 속도가 몇 킬로미터인지 내가 어떤 구간에 진입했는지 등을 이해하는 것이 너무 복잡하고 시인성도 떨어져 고령자뿐만 아니라 일반 운전자들도 대부분 헷갈리고 있다. 이를 단순화 시키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사업용 자동차는 현행 수준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사업용 운수종사자가 영세하다고 예외 규정으로 두는 것은 결코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성낙문 본부장 : 미국에는 우리나라의 각 시와 군·구에 해당하는 행정기관에 고령자 운전면허증을 회수하는 업무를 맡은 직원들이 따로 있다. 그들은 마을 돌아다니면서 동네 어르신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레 고령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도록 유도한다. 또 그에 따라 면허를 반납하면 상응하는 쿠폰 제공 등 인센티브 혜택이 있다. 우리나라는 각 아파트 단지마다 노인정이 있고 노인들이 주로 모이는 곳이 있다. 노인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도 시도해 봄직한 일이 아닌가 싶다.

끝으로 가장 강조 하고 싶은 건 결국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임하느냐에 교통안전 문제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본다.

◇김종현 본부장 : 한꺼번에 모든 대책을 시행할 순 없으니 실현 가능성과 실효성을 따져 우선순위를 정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필요하다. 우선 택시 자격유지검사 제도부터 강화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면허만 놓고 보더라도 국토부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등 역할이 각각 나눠져 있어 어느 부서에서 어떤 것을 맡아 개선해 나가야 하는지 역할 분담 조정 등 내부적으로도 교통정리를 할 필요성이 있다.

◇박종욱 국장 : 좋음 말씀에 감사드린다. 오늘 지적한 대책만 시행돼도 우리나라 교통안전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문제는 역시 얼마나 완성도 높게, 또 속도감 있게 시행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전문가 여러분들의 건투를 기원한다. <기록·정리=유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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