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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진출의 함정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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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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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한국과 자동차 산업 교류를 원한다고해서 협상에 들어갔는데, 이들이 원하는 게 우리 쪽이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더라. 우리는 현지에서 차 팔기를 원했던 반면, 그들은 기술 이전에 주목하니 접점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지난해부터 동남아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업체 한 관계자 입에서 나온 말이다. 동남아 지역 한 국가 정부기관이 업체 기술력에 관심을 보이면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는데, 막상 뚜껑을 여니 상황이 다르더란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동남아 측이)전기차 자체보단 오히려 함께 참여했던 부품 업체에 관심을 보여 당황스러웠다”며 “작은 기업이 해외 상황이나 여건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사전에 얻기 힘든 만큼 이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남아 국가들이 친환경차 전기차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40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계획하고 있고, 해외 업체가 현지 생산한 전기차 관세·사치세를 50%에서 5%로 인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필리핀도 기준을 충족하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소비세 감면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태국은 친환경차 현지 생산업체에 3~8년치 세금 감면 혜택과 기계류 수입 면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전기차 부품을 현지 생산하면 최대 6~10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2014년 전기차 인센티브 지원을 중단했던 말레이시아 또한 동남아 전기차 생산허브를 노리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 성장이 예상되는 국가다.

이들 국가가 친환경차에 관심 갖는 것은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후발 주자라 선진국이 이미 100년 넘게 장악하고 있는 내연기관차 보단 이제 막 발전 단계에 들어선 친환경차를 노리는 것이 좀 더 유리하다. 또한 낮은 소득 수준 때문에 쉽게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없는 만큼, 차량 판매 보단 기술과 인프라 확보·구축에 주력하는 데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들 국가가 의도하는 바를 어렵지 않게 파악해볼 수 있다.

동남아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은 인구 5억6079만명의 거대 시장이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는 2016년 기준 378만대에 불과하다. 시장 규모도 309만대에 그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곳에 진출하려면 좀 더 면밀한 시장 분석이 필요하다. 현대차와 같은 거대 기업도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견기업이나 소기업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자칫 정확한 정보나 동향을 파악하지 못한 채 진출했다 낭패를 볼 수 있다. 결국 우리 업체를 보호하는 가장 현실적 방법은 정부가 나서주는 것이다. 지역 동향을 파악해 정보를 주고, 진출 관련 각종 업무를 지원해 주는 식이다. 앞서 언급된 업체 관계자는 “몇 차례 정부 부처와 논의했지만, 신경 써주는 것 같지는 않았다”며 “눈에 보이는 가시적 결과물이 없어 그런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태도가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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