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해외매각 갈등에 ‘타이어뱅크’ 돌발변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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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해외매각 갈등에 ‘타이어뱅크’ 돌발변수 등장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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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협약 종료 앞두고 채권단·노조 대립각 ‘첨예’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금호타이어가 자율협약 종료를 앞두고 채권단과 노조의 대립각이 첨예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대전에 본사를 둔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가 지난 27일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채권단에 따르면, 오는 30일 자율협약이 종료되는 즉시 대규모 채권이 연체 처리된다. 이러면 금호타이어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법정관리는 회생 또는 청산으로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6일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며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의 자본유치에 대한 전 직원 찬반투표를 제안했다.

이 회장은 "최후의 시도"라고 절박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고 노조를 압박했다.

그는 지난 22일 자정부터 23일까지 광주에서 노조와 비공개 면담한 사실도 이날 공개했다. 노조의 요구에 따라 면담 사실을 밝히지 않았지만, 노조가 신의를 저버렸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회장 설명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노조는 더블스타 자본유치에 합의했다. 경영 정상화와 장기 발전방안을 만들 가칭 미래위원회를 꾸리고, 자구계획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26∼27일 발표해 29∼30일 노조원 투표에 부치는 데까지 합의했다는 것이다.

면담 때는 "굉장히 미래 희망이 있었다"는 생각에 극적 타결의 그림을 그렸던 이 회장은 노조가 지난 24일 '제3자 인수설'을 들고 나오면서 공동선언문 발표 약속도 어기는 등 합의를 뒤집자 마지막으로 전직원의 총의를 묻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생산직 노조가 더블스타 자본유치에 반대하는 반면, 일반직은 이에 찬성하는 금호타이어 내부 사정을 지렛대로 삼아 노조를 막판까지 압박하겠다는 전략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그러나 이 회장의 전직원 찬반투표 제안을 거부했다. 노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산업은행이 제시한 스톡옵션 부여와 전직원 투표 제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더블스타 자본유치에 합의했다는 이 회장의 간담회 발언도 즉각 반박했다. 지난 23일 이 회장 등을 만난 건 사실이지만, "해외자본 유치(해외매각)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이 제안한 것이지 합의한 것이 아니고, 공동선언문과 관련해서도 노·사·정·채권단 4자가 25∼27일 만나 논의를 해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지, 찬반투표에 합의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꺼내 든 반전 카드는 '제3자 인수설'이다. 제3자 인수설 카드로 이번 매각 절차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 동시에 해외매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자극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찬반투표 제안과 거부, 더블스타 자본유치 합의를 둘러싼 진실 공방, 제3자 인수설논란 등을 둘러싸고 산업은행과 노조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법정관리 가능성은 그만큼 커지는 모양새다.

한편 중견기업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그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회사이지만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정도의 역량을 갖췄는지는 미지수다.

반면 산업은행은 타이어뱅크의 인수 의사에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현 시점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얘기되는 것에 발목을 잡힐 수는 없다"며 더블스타 외 인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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