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특집> 단가파괴 ‘NO’ 서비스 향상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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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특집> 단가파괴 ‘NO’ 서비스 향상 ‘YES’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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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시장 단가인하 경쟁 사라지나
-택배업계, 실속경영 체제로 전환
-화주기업과 재계약 여부가 관건
-인터넷쇼핑몰 물량 단가 인상돼야

국내 택배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 택배업체의 전략이 기존 단가인하에서 고객서비스 향상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 이는 택배업체 간 물량확보 경쟁에 따른 단가인하 전략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뜻한다. 올 상반기까지 현대택배․한진․대한통운 등 3사가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순위 변동 없이 결국 평균단가만 인하되는 결과를 야기해 각 기업의 채산성만 악화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 2, 3위 기업과 1위 기업과의 물량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3사 공히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또 다른 대기업 계열사가 시장에 진출해 단가인하 전략을 활용하더라도 지금까지의 ‘학습효과’로 인해 시장 전체가 휩쓸리진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주요 택배업체의 현황 및 전략 등을 통해 택배시장의 향후 흐름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지난 1992년 국내에 택배시장이 형성된 이래 15년 간 택배시장에서 변치 않는 최대 이슈는 ‘단가인하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단가 인하문제는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와 이제는 무덤덤해 질 때도 됐지만, ‘단가’ 자체가 갖는 영향력이 시장 전체를 좌지우지 해 왔기 때문에 늘 논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고질적 문제인 ‘단가인하 현상’이 지난 하반기부터 잦아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현대택배․한진․대한통운․CJ GLS 등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 업체가 일제히 고객서비스 향상과 적정 수익성 확보를 최대 과제로 책정해 놓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 하반기부터 이러한 정책을 유지해 오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CJ GLS가 저단가 전략을 지양한지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CJ GLS의 경우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정수익성 확보 및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 저단가 정책을 자제함으로써 지난 상반기 월별 평균단가가 주요 업체 중 유일하게 110원 가량 올랐다.
주요 업체의 지난 상반기 단가변동 지표를 보면 현대택배는 1월 평균 2852원에서 6월에는 2680원으로 172원 떨어졌으며, 한진 또한 2960원에서 2543원으로 417원이나 평균단가가 낮아졌다.
같은 기간 대한통운은 2896원에서 2753원, HTH는 2692원에서 2568원, 우체국은 3210원에서 2980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이에 반해 CJ GLS만 유일하게 2656원에서 2761원으로 올랐다.
CJ GLS 관계자는 “단가가 낮으면 똑 같은 물량을 배송하더라도 배송직원이 적게 가져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서비스가 나빠진다”며 “적정단가를 받는 대신 서비스를 높여주면 단가가 조금 높아져도 고객사가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생기업 진출…단가 인하 어려워

이들 주요기업이 이 같이 단가 인상을 부르짖을 수 있는 요인은 현재 기업물량에 대한 평균단가가 최저점을 이루고 있어 기존업체는 물론 신생기업도 더 이상 단가를 낮출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가인하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경쟁업체간 과당경쟁이라 할 수 있다.
기존 몇몇 기업이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쌓아가며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신생기업이 진출하면 어김없이 단가인하 현상이 재발된다.
후발주자인 신생기업이 시장 진출 후 기존기업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단가인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현 시장상황에서 더 이상 통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일례로 내달 초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인 신세계그룹의 물류계열사인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이하 쎄덱스)가 택배시장에 본격 진출하지만 기존 택배업체는 크게 신경쓰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그동안 그룹 계열사가 택배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만 들어도 술렁거리며 대책마련에 신경을 곤두세웠던 업계의 관례에 비춰보면 이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기존 업계가 이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업계는 쎄덱스가 택배사업을 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시장에서의 단가가 너무 낮게 형성돼 있어 더 이상 인하하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데다, 당분간은 그룹사(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물량을 소화하는 것도 벅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쎄덱스가 기존 택배업체와 본격적인 물량경쟁을 펼치려면 3~5년 정도 소요되고, 이 시점이 되면 ‘서비스 향상에 따른 적정단가 수주현상’이 일반화 돼 단가인하 전략은 예전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진 못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쎄덱스의 경우 신세계그룹 자체가 유통부문에서 강자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룹물량만 하더라도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기존 기업을 흔들 수 있는 역량은 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 화주기업 이해시켜야

각 기업의 단가인상을 통한 서비스품질 향상 전략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문제점이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존 화주기업과의 계약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문제다.
택배업계는 TV홈쇼핑과 같은 대형 화주기업과 1~3년씩 계약하고 있어 계약기간 후 재계약시 화주기업이 인상된 단가를 받아들이느냐에 대해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각 택배업체마다 대형 화주기업에 적용하는 단가가 전체 단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단가 인상정책이 휘청거릴 수 있다.
만약 화주기업인 A사가 단가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업체에 물량을 맡긴다고 하면 이 회사의 물량배송을 전담하고 있는 택배업체로서는 곤혹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
다만 다른 경쟁 택배업체들이 A사가 제시한 가격에 계약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단가가 인상될 것이다.
현대택배 관계자는 “화주업체와 재계약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화주업체도 보다 나은 서비스를 자사의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 물량 처리문제도 업계로서는 ‘뜨거운 감자’다.
업계는 인터넷쇼핑몰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쇼핑몰 물량은 단가가 너무 낮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서적이나 음반 등 부피가 작은 물품은 개당 1200~1300원대에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일반 기업물량의 평균단가(2500원~3000원) 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택배업체 입장에서는 그대로 끌고갈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각 택배업체가 지난 하반기부터 적용하고 있는 ‘적정수익성 확보를 통한 고객서비스 향상전략’은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만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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