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불황, 택배업계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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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불황, 택배업계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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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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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시장을 전망한다>

택배업계, 물량확보 대책 없어
택배시장 고속성장 멈출 듯


택배업계의 향후 시장전망이 먹구름으로 짙게 드리우고 있다. 올해들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저하로 TV홈쇼핑사의 매출이 눈에 띠게 감소하자, 이들 홈쇼핑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택배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92년부터 '택배'라는 서비스가 본격 도입된 후 10여년간 매년 50∼100%의 고속성장을 지속해온 택배시장은 지난해만 해도 40% 가량 성장했으나, 올해에는 성장률이 10% 선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내 택배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한통운·현대택배·CJ GLS·한진 등 이른바 '빅4사'의 공통점이 홈쇼핑사나 다단계판매업체의 물량을 제외하면 대규모 물량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홈쇼핑시장에 대한 향후 전망 또한 어둡게 나타나고 있어 택배업계에 심각한 고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편집자>


올해 들어 택배업계의 물량상승률 둔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단연 홈쇼핑업체의 매출 저하라 할 수 있다.
지난 95년 출범한 TV홈쇼핑 시장은 LG·CJ·현대·우리·농수산홈쇼핑 등 5개사가 전국을 대상으로 방송하고 있다.
홈쇼핑시장은 95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연 평균 60∼70%씩 고속성장을 구가하며, 택배시장과 함께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불려 졌으나, 최근의 경기불황으로 양 시장이 동반 하
락하고 있다.
CJ홈쇼핑은 지난 17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1% 감소, 개국 이후 처음으로 분기 대비 매출이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14.3%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0일 발표된 LG홈쇼핑의 실적은 CJ보다 더 좋지 않았다. 올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매출(-1%)을 기록했던 LG는 2분기 8.4%, 3분기에는 10.3%나 감
소한 3천78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분기가 지날수록 매출 감소폭이 커졌으며, 3분기 영업이익도 74.8%나 줄었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것은 내수 위축이 계속되는 데다 2001년 현대·우리·농수산홈쇼핑 등 세 업체가 추가로 홈쇼핑 시장에 진출,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또 매출이 줄더라도 방송 등에 들어가는 고정비용을 줄이기가 쉽지 않은 것도 홈쇼핑업체의 채산성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더욱 큰 문제는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향후 실적 전망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다.
BNP파리바·골드먼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들의 상당수가 두 업체의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으며, 업계에서 조차 국내 홈쇼핑 시장의 성장이 한계
에 봉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홈쇼핑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저하가 최근의 매출하락 요인이 되겠지만 문제는 케이블방송 가시청 가구가 이미 포화 상태에 들어섰다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소비심리
가 살아나더라도 더 이상 예년과 같은 고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현 상태에서 경쟁업체에 밀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홈쇼핑 시장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택배시장에 엄청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택배업체와 홈쇼핑업체간 제휴현황은 ▲대한통운-농수산홈쇼핑 ▲현대택배-현대홈쇼핑·우리홈쇼핑 ▲CJ GLS-CJ홈쇼핑 ▲한진-LG홈쇼핑 등으로 대한통운을 제외한 3사의 홈쇼핑에 대한 의존도는 전체 물량의 40%에 달하고 있다.
물론 현재 각 택배업체의 매출 및 영업이익이 높아 홈쇼핑에서 기존 물량만 꾸준히 나오면 큰 문제가 없다.그러나 현재 각 택배업체가 기대만큼 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홈쇼핑 물량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한진(LG홈쇼핑과 제휴)의 경우 지난 92년 처음으로 택배사업을 시작했지만 10년이 지난 2001년에서야 이익을 내기 시작했을 정도로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가 2001년 이익을 낸 것도 물량증가로 인한 것이 아니라 자체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나머지 3개 업체의 이익율도 매출에 비해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니다.
지난 6월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99개 택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3년 택배산업 현황과 전망조사'에 따르면 국내 택배업체의 91.5%가 향후 3년간 택배산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이 중 매년 20%이상 증가를 전망하는 업체도 절반에 달했다.
당시 응답업체들은 이 같은 전망 근거로 홈쇼핑·통신판매업 등 전자상거래 확산(42.6%)을 들었다.
홈쇼핑 시장이 정체되자 이 같은 업계의 전망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있다.
택배업계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이 뿐만 아니다.
대한통운·현대택배·CJ GLS·한진 등 4사의 과당경쟁에 따른 단가하락 현상은 여전히 각 업체의 목을 조르고 있다.
업계가 밝히고 있는 택배 서비스의 적정 단가는 개인택배의 경우 1박스당 최소 5천원이고, 기업택배의 경우 최소 3천500원.
그러나 실제로는 개인택배의 경우 4천원이 즐비하고, 기업택배의 경우 문제가 심각해 박스당 2천원에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택배단가 하락은 매출은 높지만 이익이 나지 않는 경영구조의 원흉이 되고 있으나, 지속되는 업체간 경쟁으로 정화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이 같이 홈쇼핑 시장이 급격히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자 택배업계는 개인택배 물량비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들 4사는 개인택배 물량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각 영업소에 주는 수수료를 높였거나 높일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CJ GLS는 개인택배 활성화를 위해 지난 4월부터 각 영업소에 주는 집하 수수료를 택배단가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다.
기존에는 박스당 집하 수수료를 단가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지급했으나, 4월부터는 6천원 이상의 물량 집하시 33%, 5천500원 이상 30%, 5천원 이상 28%, 5천원 미만 25%의 수수료를 책정·운영하는 등 개인택배 물량확보를 위해 각 영업소를 독려하고 있다.
이는 기존 대비 3% 인상된 수준이다.
개인택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CJ GLS의 이 같은 노력은 창업후 올해 초까지 지속적으로 유지해온 '기업물량 전문 택배업체' 이미지에서 벗어난 행보다.
이 회사의 전체 물량 대비 개인물량은 10% 수준으로, 경쟁사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현대택배는 현재 3천500개인 택배취급점(편의점·주유소 등)을 올해말까지 1만개로 확대해 개인택배 비율을 높이고 영업소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내달부터 기존 30%에서 35%로 인상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집하시 기존에는 홈쇼핑 등 기업물량을 우선했으나, 최근에는 개인택배 활성화를 위해 각 지점 및 영업소에서 오는 개인택배 물량을 우선시 되고 있다.
현대택배측이 밝힌 개인택배 비율은 월 평균 120만개로, 이는 전체 물량(480만개)의 25%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개인택배 비율이 30% 대로 이들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대한통운도 개인택배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대한통운은 현재 4천개인 취급점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며, 개인택배 물량에 한해 당일집하 체제로 전환을 꾀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집배센터에 주는 수수료는 박스당 단가가 5천원 이상일 경우 단가의 40%를, 5천원 이하는 35%의 수수료를 일괄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 같이 각 택배업체가 홈쇼핑 시장이 둔화되자 궁여지책으로 개인택배 물량확보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이는 택배업체 물량구조상 홈쇼핑과 같은 대형화주의 비율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통운은 암웨이와 농수산홈쇼핑 물량이 전체 물량의 30%에 달하며, 현대택배·CJ GLS·한진 의 경우 현대홈쇼핑·우리홈쇼핑·CJ홈쇼핑·LG홈쇼핑 등의 홈쇼핑업체의 물량만 전체 물량의 40% 이상 차지하고 있다.
홍상태 한국물류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 화주에서 나오는 물량이 한정되거나 준다면 개인택배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개인택배 고객은 물량 증가속도가 느려 택배업체의 기대를
만족시켜줄 수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택배업체가 사업다각화를 통해 국제택배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방법도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는 방안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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