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집배원 혹사시키는 우체국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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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배원 혹사시키는 우체국택배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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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의 운영체제는 군대와 흡사하다. 물량확보량과 일자를 정해주고 하라면 해야 하며, 우체국택배가 집배원 과로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우편 집배원의 잇단 과로사와 관련, 전국체신노동조합의 한 간부는 한정된 인력에 신규사업을 벌이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를 비토하며 이같이 말했다.
우정사업본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체국택배사업이 폭발적인 매출상승을 기록하고 있는 이면에는 집배원들의 고달픈 삶이 있었다.
지난 4일 경기 광주우체국 집배원 이광호씨는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밀린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정상적으로 출근, 저녁 8시까지의 근무를 마친 후 집배계 휴게실에서 갑작스럽게 숨지는 등 집배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혹사당하고 있다.
체신노조측은 "하루 16시간, 한달 150시간에 이르는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집배원의 처절한 노동상황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고 있다"고 성토했다.
실제로 지난 97년말 45억8천만통이었던 우편물량은 지난해 64억2천만통으로 급증했음에도 불구, 인력은 1만3천404명에서 1만4천544명으로 제자리 걸음이다.
특히 우정사업본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체국택배(방문소포)사업의 올 상반기 실적은 1천154만통 297억원 규모로 전체 소포물량(2천678만통 773억원)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이같이 인력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집배원들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거의 배달하지 않았던 택배물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집배원들에게 육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주고 있다.
체신노조 간부는 "사측(우정사업본부)이 택배사업 초기에 실적이 미진하다보니 각 우체국 관리담당자를 문책하겠다는 등 엄청난 스트레스를 줬다"며, "이러한 사측의 만행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우정사업본부측의 자체 고충외에도 우체국택배는 민영 택배업계에서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민영 택배업계는 우정사업본부측이 물량확보에 혈안이 돼 가격덤핑을 일삼고 있어 각 지방영업소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고 아우성이다.
올해초 기자는 우체국택배사업을 취재하면서 여러번에 걸쳐 정부의 택배사업 부당성을 강조한바 있다.
우체국택배사업은 이같이 집배원들에게는 심각한 과로와 스트레스를, 민영 택배업계에는 정당하지 못한 경쟁을 유발시키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현재의 경영실적에 현혹되지 말고 지금이라도 당장 택배사업을 그만둬야 할 것이다.
<육운팀 吳炳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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