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달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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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달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인터뷰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2.0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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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고속철사업 마무리 주력

21세기 들어 국내 철도산업은 고속철도 운행이 현실화 되고
대륙철도와의 연계방안이 불거져 나오면서 지난 100여년간
그다지 변화하지 못했던 철도의 역할에서 벗어나 일대 변혁
을 앞두고 있다. 이같이 "철도산업의 총아"로 일컬어지는 고속
철도의 운행을 눈 앞에 두고 있으며 또 몇 년전 만해도 상상
하지 못했던 동유럽국가와의 철도연결사업이 활발히 진행되
고 있는 밑바탕에는 우리 철도기술력의 급격한 성장이 기반
이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본지는 지난달 16일 취임
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송달호 신임연구원장을 만나 국내
철도기술력의 현주소와 국가간 철도연결사업에 앞서 해결해
야 할 문제점은 무엇인지 들어봤다.<편집자>

<송달호 원장 약력>

서울대 기계공학 석사
美 Lehigh대 기계공학 박사
한국기계연구원 신교통기술연구부장
대한기계학회 부회장
과학기술연합이사회 공공기술연구회 연구기획평가위원(現)
한국철도학회 부회장(現)
고속철도건설공단 자문위원(現)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신임 원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
립니다. 당시 원장선임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원장님의 어떤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
하십니까.

▲솔직히 응모는 했지만 제가 선임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
니다. 지난달 10일 공공기술연구회(이사장 박병권) 이사회의
에서 제가 선임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쁘기 보다는 너무 뜻밖
이란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지난 99년부터 3년간 철도기술연구원의 평가위원으로
활동했는데 당시 제가 느낀 점은 철도기술연구원이 타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 비해 다른 형태로 운영돼 왔다는 것이었습
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한 해 예산
구조는 정부출연금이 약 35∼45%를 차지하고 나머지 부문은
용역사업등으로 운영하는 것이 정상적이었는데 비해 철도기
술연구원은 정부출연금(2001년 기준) 전체(430억원)의 17%인
77억원 밖에 되지 않아 턱없이 부족했고 더욱이 연구원 운영
경비인 직접연구비 비중이 3.7%(약 11억원) 선을 유지하고
있어 제대로 된 연구활동에 많은 지장을 주고 있었습니다.
(원장)선임 과정에서 이러한 점을 집중 부각시킨 것이 많은
도움이 됐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연구원에서 G7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사업의 성격과 추진현황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G7프로젝트는 원래 지난 93년부터 95년까지 추진된 고속철
도설계기술개발사업이 그 효시로 쉽게 말해 한국형고속전철
(최대시속 400km)을 국내 기술력으로 제작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속철도사업은 제가 92년부터 2년간 경부고속철도
차량형식 결정에 참여(당시 송원장은 고속철도 관련, 국내기
계분야 책임자로 재직)했기 때문에 이 사업을 연장해야한다
는 뜻에서 과학기술부에 적극 건의해 96년12월부터 G7프로젝
트로 전환한 것입니다.
이 사업은 외국기술을 이전받아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적용
해 국내 고속철도기술의 디딤돌을 다지는 연구개발사업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큰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고속전철
의 설계및 기술개발을 국내기술로 발전시는 것이고, 둘째는
프랑스에서 들여온 KTX를 좀더 한국 환경에 맞게 업그레이
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업은 현재 시제차 제작을 완료했으며 내달부터 시험운
행에 들어가는등 막바지 단계에 와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업연한이 오는 11월 종료된다는 점인데 새로 제작한
한국형고속전철에 대한 기술및 시스템을 보완하려면 약 5년
정도의 안정화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
해 건설교통부와 협의해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추진해 나
갈 계획입니다.

-최근 한반도종단철도(TKR)와 대륙횡단철도(TSR, TCR,
TMR등)의 연계사업이 철도산업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습니
다. 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 기술적으로 어떤 부문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국내 철도를 대륙횡단철도와 연계하려면 이들 철도의 정확
한 자료가 필요한데 현재 이 사업을 위해 연구기획조사사업
을 진행중에 있으며 이에대한 보고서가 오는 8월에 나올 예
정입니다. 연구원에서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연구의 방향을
정할 계획입니다.
대륙횡단철도 연계사업중 최근에 가장 부각되고 있는 것이
국내 철도와 TSR과의 연결사업인데 이는 궤간, 신호, 전력,
정보통신등 모든 부문이 상이해 당장 실현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약 7∼8년 정도 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 이들 부문에 대한 호환작업이 마무리 된다해도 서울∼
모스크바까지 1만km에 달하는 노선에 대한 유지보수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또 남북철도연계사업도 유지보수와 노반, 전력등 대부분의 시
스템이 상호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않고
있습니다. 일례로 전력의 경우 북한은 DC 3천v를 사용하지만
남한은 AC 2만5천v를 사용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해 남북한 양측간 협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 사업은 국가적인 사업으로 연구원에서는 국가간 이해관계
를 떠나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준비해 놓을 계획입니다.

-원장님은 전임 원장과는 달리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에 소
속 연구원들의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엔지니어 출
신 기관장으로서 장·단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겠습니까.

▲연구원 경영은 일반 행정기관및 회사운영과 상당히 다른
점이 많아 제 생각으론 연구원 기관장으로서 다음의 세 가지
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연구소에서의 연구·개발활동은 미래를 밝히는 사업으
로 연구 초기단계에서의 방향설정이 중요하고 둘째로 소속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을 추진함에 있어 행정적인 지원문제
와 셋째로 연구결과물을 어디에 도입할지 확실한 활성화 방
안을 미리 정해야 합니다.
이들 세가지에 대한 식견이 있는 분은 누구나 연구원장으로
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며 저는 이에 맞춰 연구원을 꾸려나
갈 계획입니다.
물론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누구보다 연구원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소속 연구원들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
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입니다.
행정가 출신과 엔지니어 출신이 각각 장·단점이 있겠지만
한국기계연구원에서 다년간 철도를 포함한 교통관련 파트에
서 책임자 역할을 무난히 수행해 왔기 때문에 행정적인 면에
서도 자신있다고 나름대로 생각하지만 미흡한 점이 있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입니다.

-끝으로 연구원 운영상 어려운 점과 향후 재임기간 동안 중
점적으로 추진하실 사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연구원 재임기간인 향후 3년동안 연구기술 일류화와 연구
인력 전문화, 연구원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
일 것입니다. 우선 연구기술 일류화를 위해 현재 추진중인
G7프로젝트를 완벽히 마무리 짓는데 주력할 것이며 나아가
독일, 일본, 프랑스등 철도선진국의 연구기술과 어깨를 겨뤄
도 손색이 없을만큼 원천기술을 확보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
한 기술력을 확보했을 때 연구인력 전문화는 자연히 이뤄진
다고 생각합니다. 또 연구원 운영에 있어서도 좀더 연구원내
각 소속 팀장의 의견을 청취하는등 연구원들이 최대한 편하
게 연구활동에만 매달릴 수 있게끔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입
니다.
연구원 운영상 애로사항은 연구개발비용인 부족하다는 것입
니다. 특히 저희 연구원은 설립한지 6년밖에 되지 않아 자립
기반이 확고하지 않음에도 불구, 기존연구원과 똑같은 잣대로
예산을 책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생연구원
은 인센티브를 줘야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정부는 예산
책정시 이러한 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吳炳根기자 bkfre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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