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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대중교통 개혁 1년 여…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
박종욱 기자  |  pjw2cj@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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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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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 10개월만에 버스이용 11.4% 증가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K양은 지난 10월 초 연휴를 맞아 3박4일 꿈에 그리던 ‘친구들과 함께, 우리만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제주에서의 이동은, 운전면허가 없는 친구와 갓 운전면허를 따 운전 경험이 없는 친구들의 불안감 때문에 조건없이 버스에 의존하기로 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와 자료를 검색하던 중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 제주공항에 도착해 도내 어느 곳으로 향하든 공항의 버스정류장에서 목적지를 확인하고 타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것이었다. 거미줄 같이 세밀하게 짜여진 버스노선에 3박4일간의 버스 이용 요금 또한 예상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해 K양 일행은 환호했고, 10월6일 이른 항공기편에서 내린 제주공항은 거짓말처럼 K양 일행의 목적지까지 실어다 줄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과 도내 전 지역 연결 운행

요금 1200원으로 전지역 단일화

대중교통만족도 조사서 전국 1위

극심했던 도심체증도 크게 완화

합리적 원가 산정으로 신뢰 확보

 

K양 일행의 환호는 제주도가 약 4년 전부터 준비해온 ‘대중교통 개편 및 버스준공영제’의 성과 중 일부였다.

도는 제주공항을 이용하는 도민과 관광객의 공항 접근성을 높이고, 특히 제주시내 주요도로(아라초등학교~광양사거리)의 첨두시간대 극심한 교통체증(시속 14km)을 해소하기 위해 교통량 감소와 대중교통 운행속도 증가 등을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도 전체를 대상으로 ‘대중교통 체계의 근본적 개편’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30년을 이어져 온 제주의 대중교통 체계가 달라진 교통환경을 전혀 담아내지 못할 뿐 아니라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 것은 각종 데이터로도 확인됐다.

1인당·가구당 자동차 보유대수가 각각 0.53대,1.3대로 전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제주의 자동차 증가율은 기록적이었다. 특히 제주도의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49.3%(2016년)까지 치솟았고, 버스의 수송분담률은 서울이 26.5% 수준인데 반해 제주는 13.4%에 불과했다.

이에 따른 교통 혼잡으로 사회적 비용이 연간 5000억원, 제주도민 1인당 76만원꼴이라는 계산이었다.

2014년 9월 마련된 제주 대중교통체계 전면개편 계획은 실행용역(2015~2017년)을 거쳐 2017년 8월 26일 마침내 시행에 들어갔다. 계획의 뼈대는 버스의 정시성 확보와 이용승객의 편의성 증진에 있었다.

두드러진 변화로는 ▲제주 전 지역을 운행하는 버스 요금을 1200원으로 통일시켜 시내버스화 한 점 ▲교통카드 환승할인 확대(환승시간을 30분에서 40분까지로 연장, 환승 횟수는 2회까지) ▲공항과 버스터미널, 읍면 환승정류소 연결 급행버스 12개 노선 신설 ▲제주형 버스우선차로제 3구간 15.3km 도입 ▲만 70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무료 교통복지카드 도입 ▲지선·간선 노선체계 개편(89개 노선을 194개 노선으로) 및 환승체계(24개소) 구축 등이 꼽히며, 버스 서비스 향상을 위해 준공영제를 도입한 것이 개편의 핵심이다.

변화의 특징은, 사안 하나하나가 시민생활과 연계돼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또 특정 사안 한 두 개를 시행한다고 해서 버스 운행과 시민 교통생활에 큰 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제주도는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담아 동시에 시행함으로써 각각의 사안이 갖는 기대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이른바 시너지의 힘이다.

제주 버스체계 개편은 이내 시민 교통생활을 바꾸었다. 개편 5개월째인 올 1월부터 8월까지 버스 이용객은 지난해에 비해 11.5%가 증가한 17만명으로 집계됐다. 기간 중 국토교통부가 실시(2018년 2월)한 전국 주요 지역 대중교통 이용만족도 조사에서 놀랍게도 제주도가 1위를 차지했다. 버스 개편 1년 미만 기간동안 이뤄낸 기적같은 결과였다.

체증으로 몸살을 앓던 시내 주요도로에서의 버스통행 속도는 13.7%~94.2% 증가해 버스 개편의 성과를 입증했다.

버스업계에도 긍정의 바이러스가 돌았다. 업계는 노선의 공정성 확보로 공익사업자로써의 자부심을 확인했으며, 준공영제 시행에 따라 대규모 충원(671명)이 이뤄진 운수종사자들은 버스 서비스 개선의 주역임을 자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버스 체계 개편 전 1인당 3700만원이던 운수종사자의 년 평균 급여가 개편 후 4200만원으로 오르고, 인건비의 4% 가량을 기타복리비로 지원해 근로자 복지가 두드러지게 향상된 점도 운수종사자들에게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 바탕이 됐다.

문제는 개편된 버스체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와, 이를 빌미로 한 버스 준공영제 전반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안감과 시비 요소였다.

준공영제를 운영하는 타 지역에서 이미 제기돼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는 재정 지원금의 증가는 자칫 지자체 재정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재정지원금의 규모를 줄일 경우 정교한 틀 속에 만들어진 버스 개편과 준공영제의 성과의 틀이 허물어지거나 개편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관리가 관건으로 지적됐다.

그런데 제주도의 경우 재정지원의 규모를 ‘예산의 2% 범위’로 이미 정해 불필요한 논쟁을 차단하고 있다. 제주도 준공영제 시행은 대규모 버스 증차(327대)와 근로기준법 충족을 위한 운수종사자 충원, 교통복지카드 도입 등으로 비용 규모가 커졌다.

따라서 제주도는 준공영제 버스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표준운송원가 적용을 위해 매년 외부의 전문 회계법인을 통해 재산정하고 이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조회한 다음 다시 개정안을 만들어 업계와 회계법인, 도 등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조정해 합의안을 도출하고 이를 교통위원회의 의결에 붙이도록 하고 있다. 말하자면 철저한 원가 검증과 합리적 시행방안 마련을 위한 절차를 엄격히 거침으로써 도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 버스는 이제 어느덧 도민의 가장 친근한 생활수단으로, 또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제주여행에서의 또하나의 매력적인 선물로 자리하고 있다.

 

 

 

■ 제주 버스개혁 이끈 실무 총책 현 대 성 제주도 교통항공국장

 “버스 개혁은 보편적 복지의 실현”

 

   
 

시민 협조·도지사의 의지가 원동력
“부분 노선조정 등 완성도 높일 것”

 

“제주 대중교통 개편과 버스 준공영제 시행은 궁극적으로 도민을 위한 보편적 복지이자 생산적 투자라는 점에서 도지사님의 의지가 없었다면 결코 성공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현대성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그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와 같은 정책목표가 ‘자가용 승용차 없이 제주도 어느 지역으로 이동하든 불편이 없도록 한다’는 것으로 구체화될 때까지는 결코 수월하지만은 않았을 과정을 거쳤을 터, 그는 애둘러 몇몇 사례를 소개했다.

“제주형 대중교통 우선차로제의 경우 타 지역과 달리 전세버스와 택시도 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애를 먹었고, 개편 이후인 지금도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부분 노선조정 등 완성도를 높여 도민들께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대중교통 개편을 시발점으로 교통 수급 관리 등 종합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교통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대중교통과 연계한 어르신·환승·관광 행복택시 사업 활성화, 주택가 이면도로 일방통행 확대 등 교통환경 개선 과제 목록도 소개했다.

현 국장은, 타 지역에서 제주교통 혁신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 이상으로 도민들이 대중교통 체계 개편에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갖고 있는 듯 했다. 그는 말했다. “도와 버스업계, 시민 모두의 염원을 담은 개편 작업이었기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며 “도민들께 무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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