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 분신 사망… 20일, 3차 집회 “생존권 사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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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 분신 사망… 20일, 3차 집회 “생존권 사수 투쟁”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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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1만대 동원해 국회 에워쌀 것"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카카오가 택시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근 카풀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10일 서울에서 카풀 등 자가용 유상운송 영업에 반대하는 한 택시기사가 항의 표시로 분신을 시도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에서 500m가량 떨어진 파천교 북단 사거리 인근에서 택시기사 최모(57)씨가 차내 운전석에서 인화성 물질인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했다.

최씨의 분신 시도가 발생하기 전 최씨 소속 노조 관계자로부터 국회 근처에서 택시 기사가 분신할 것이라는 정보를 들은 경찰이 국회 앞에서 최씨로 보이는 차량을 발견하고 추적했으나 최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국회 경비대 방면으로 이동, 분신 끝에 결국 사망했다.

불이 난 직후 인근 경찰관 등이 유리창을 깨고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껐으나 최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후 40여 분 만에 결국 사망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날 최씨와 오전에 통화했다는 최씨 회사 소속 노동조합 위원장은 최씨가 "카풀서비스가 시정이 안 되니 나 하나를 희생해 이걸 막겠다고 말했었다"며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전화가 안 되다가 오후 1시 48분 쯤 국회 앞이라고 분신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최씨는 남긴 유서에서 “(카풀은) 출퇴근 차량 정체를 줄이기 위해 같은 방향으로 가는 이웃끼리 같이 차량을 이용하라고 정부에서 허용한 것인데, 카카오에서는 카풀을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적인 방향으로 카풀 취지를 호도하고 있다“고 카풀을 이용한 영업 행위에 대해 비판했다.

또 “현재 서울 택시회사의 가동률은 60%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택시 수입이 생활을 할 수 없는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주말을 제외한 평일 시내에 나가면 빈 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고 적었다.

그동안 택시업계와 카풀업계는 민주당 카풀 TF 기구 등을 통해 물밑 만남을 가지면서 어렵게나마 카풀 문제에 대해 논의의 끈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최씨 분신 사망 사건으로 급속히 경색 국면에 들어가게 됐다.

카풀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최씨 분신 사망 소식을 접하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울분을 느낀다”며 “택시업계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국노총도 “정부와 국회가 택시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앞으로 택시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투쟁에 함께해 나가겠다”며 연대의 뜻을 드러냈다.

한편 비대위는 이번 최씨 분신 사건을 계기로 오는 20일 3차 대규모 카풀 반대 집회를 예고했다.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국회 앞에서 10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라며 차량 1만대를 동원해 국회를 에워싸고 서강대교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대위는 정부가 오는 17일 카카오가 정식 카풀 서비스를 개시하기 전까지 방치하면 정권 규탄을 위한 끝장 집회를 개최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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