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기획] ‘新 연비전략’ 뜬다<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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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년기획] ‘新 연비전략’ 뜬다<택시>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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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비 적지만 수익성 낮아 외면 받은 전기택시
제주도에 보급된 전기택시 모습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택시업계는 운송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표적인 것이 연료다변화 시도다. 지금과 같은 LPG 단일 택시 연료체계로는 에너지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도로 그간 도입이 추진됐던 택시로는 CNG택시, 경유택시, 하이브리드택시 등이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택시는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는 전기택시가 이들 택시를 이어 지난 40여년간 지속된 LPG택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올해 전기택시 보급이 더욱 가속화된다. 그동안 전기택시 선택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주행거리 문제가 배터리 기술 발달로 대폭 개선되면서 지난 40여 년 동안 이어진 ‘택시는 곧 LPG 차’라는 인식도 앞으로 점차 바뀔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유지비가 적게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진오일, 에어 클리너 필터, 드라이브 벨트 등의 소모품 교환이 없고 충전 비용도 기존 연료 대비 1/5 수준이다(LPG기준).

지난 2015년 서울시가 전기택시를 처음 보급했던 당시 설명회 자료를 보면 전기택시로 보급된 SM3 Z.E.의 경우 1회 완충 시 약 3000~4000원으로 135㎞를 주행할 수 있어 LPG 대비 1/5 연료 절감 효과가 있다고 나온다(현재 주행거리가 213㎞인 SM3 Z.E. 출시됐다).

이를 1일 200㎞, 연간 5만㎞ 주행한다고 가정하고 유류비를 포함한 유지비용을 LPG택시와 비교했을 때 LPG 택시의 1년 유지비용은 737만530원인데 비해 전기택시는 297만965원으로 약 440만원(60%)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4년 탔을 시, LPG 택시가 약 3009만130원인 반면 전기차는 1200만9268원으로 약 1800만원을 절감할 수 있고, 최대 9년 탔을 경우 LPG는 6076만1490원, 전기차는 3716만9501원으로 역시 약 3000만원 가량 유지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LPG 1리터 당 662원 기준).

유지 기간이 늘어날수록 배터리 교체 비용 등으로 절감폭이 다소 줄어들지만 완성차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LPG택시 대비 약 50%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전기택시 'SM3 Z.E.'

하지만 이 같은 유지비용 절감 효과에도 그간 전기택시 보급이 더뎠던 이유는 수익성 측면에서 일반택시에 떨어져 연비 등 유지비용의 장점을 상쇄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잦은 충전으로 인한 운행시간 감소 탓이 컸다.

이 같은 수익성 차이는 법인택시 운송수입금에서도 확인됐다. LPG 택시의 월평균 운송 수입금이 620만원인 반면 전기택시는 480만원으로 약 140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이를 연간 기준으로 보면 LPG는 7440만원, 전기택시는 5760만원으로 약 1600만원 가량 벌어졌다.서울시립대가 지난 2014년 당시 서울시 전기택시 시범사업을 분석한 ‘서울시내 전기택시 도입에 따른 활용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택시 월평균 수입금은 470만원으로 일반택시 656만원보다 낮았다. 최소 98만원에서 최대 223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이 밖에도 전기택시 운영 및 충전 행태 등을 분석한 결과 승객탑승 평균 거리는 5㎞ 이내가 66.8%로 가장 많았고 1일 평균 운행거리는 219㎞, 1일 충전회수는 평균 2.3회로 약 75%가 45분 내 충전을 마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대부분 밤 10시에서 새벽 3시 사이 심야시간대 충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전기택시 수익성 분석 결과 개인택시는 1인 1배차로 운전사가 쉬는 시간에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등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해 흑자가 발생했지만 법인은 일반 택시 대비 적자가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2015년 서울시 전기택시 보급 설명회에서도 당시 시는 전기택시는 시간적 여유가 많은 개인택시나 1인1차로 운행하는 법인택시차량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차량 제작사에서도 ‘일 주행거리 200㎞ 미만 개인택시 또는 1인 1차 법인택시’, ‘장거리 손님을 많이 태우지 않는 분’, 조금 불편하더라도 연료비 절감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전기택시를 추천했다.

한국IST학회 논문지에 실린 ’생애주기 분석을 통한 전기택시 도입에 대한 사업성 분석 연구‘ 논문도 ”전기택시의 총비용은 절감된 연료비를 충전하는 동안 운행을 못하는 영업 손실비용으로 상쇄시키는 구조“라며 ”연료비와 충전 손실비용에 대하여 지속적인 실증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전기택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택시 기사의 행태에 맞추어 기사 식당 등에 충전기를 배치하는 전략 등이 필요하며, 전기료가 인상된다든지 LPG 가격이 인하되는 등 내·외부적인 변수에 따라 절감 효과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짧은 주행거리에 따른 문제점들은 최근 배터리 기술 향상으로 완충시 최대 400㎞까지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 전기택시에 보급됨에 따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시는 전기택시 100대를 도입하며 전기택시 보급사업에 다시 나섰다. 올해는 총 3900대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시가 전기택시 보급차종으로 선정한 차량은 코나EV와 SM3 Z.E이다. 코나EV와 SM3 Z.E의 1회 완충시 주행거리는 각각 406㎞, 213㎞다. 지난해 대구에 있는 택시업체에 보급된 KIA 니로의 경우 완충시 45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에서 운행 중인 전기택시 '니로'

흥미로운 점은 이번 서울시 전기택시 보급사업에서 약 4.5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정된 개인택시기사들은 코나EV를 선호한 반면 법인택시사업자들은 SM3 Z.E를 더 많이 선택했다는 것이다.

초기 구매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주행거리를 우선시 했던 개인택시기사들과 한 번에 최소 10대 이상 도입해야하는데다 충전기 설치비용까지 고려해야 하는 법인택시사업자들의 입장이 이 같은 선택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급속 충전기 설치비용은 1대 당 약 3000~4000만 원대 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차고지도 회사 소유가 아니면 설치할 수 없다.

현재 이들 택시는 모두 신청자에게 인도돼 서울 시내를 누비고 있다. 아직 시 전체 택시의 1%도 되지 않는 적은 숫자지만 전기택시 시대를 여는 전위부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한 차례 보급사업을 중단했다 지난해부터 다시 시작한 서울시로서도 이번에 도입된 전기택시에 대한 반응을 다각도로 살피고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현재 차량이 인도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유의미한 데이터는 확보되지 않았다”며 “최소 3~6개월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점점 전기차가 늘어남에 따라 충전기 확보 문제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는 2025년 까지 공용 급속충전기는 1500기, 완속충전기는 1580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2025년이면 서울 시내 어디에서든 600m 이내에 접근 가능한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 셈이다.

또한 시는 택시 차고지와 기사식당을 중심으로 민간 급속충전기 사업자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현장실사 등의 절차를 거쳐 3월 말까지 급속 충전기 41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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