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기획] '新 연비전략' 뜬다<버스>
상태바
[2019 신년기획] '新 연비전략' 뜬다<버스>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9.0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버스 연비전략 ‘각양각색’…‘제도·부품·플랫폼’ 삼박자로 조율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자동차 연비는 곧 돈이다. 단위연료 당 주행거리 비율을 따지는 이 지표는 자동차 경제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매년 해외 유가변동과 국내외 경기 상황과 맞물리면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여객운수업계에선 업체별 경영 건전성을 좌우하는 하나의 평가항목이기도 해 연료비 절감을 위한 전략의 필요성은 새해에도 뜨거운 관심사다.

또 미래 친환경차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동시에 진화하는 첨단운전지원시스템(ADAS), 전장부품의 확대 등은 불경기 속에도 새로 연비 활용을 통해 활로를 찾는 업계의 움직임을 견인하고 있다. 정부의 유가정책과 병행, 유기적 활용도가 높은 ‘작으면서도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버스업계의 다양한 고유가 시대 연비 해법은 올해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준공영제 지역서 연비개선 정책 다시 ‘시험대’

버스준공영제가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으로 야기된 버스 업계의 위기를 돌파할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시민 세금의 재정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버스 공영성과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된 버스준공영제는 재정 손실의 부담을 지자체가 떠안으면서 안착했지만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재정 지원 절감 방안이 논의 중이다. 여기에는 연비를 높이려는 정책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새해 시내버스의 연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은 지자체에서 시작됐다. 최근 인천시와 인천버스조합은 준공영제 참여업체 시내버스 1861대의 연료비 절감을 위해 156개 노선에 '노선별 시내버스 표준연비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표준연비제는 전문용역으로 산정된 노선별 표준연비를 정산해 표준연비 한도 내에서 연료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시내버스 연료비를 실사용량 기준으로 정산·지원함으로써 공회전, 급출발, 급정거 등 연료를 낭비하는 사례를 들을 줄이겠다는 취지이다.

인천시는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노선별로 정해진 표준연비 보다 연료비를 초과할 경우, 초과된 금액은 시의 지원 없이 업체가 전액 부담하는 패널티를 적용하고, 반면 연료비를 절감한 업체에는 절감액의 50% 범위 내에서 업체, 운전자 등에게 인센티브 지원으로 절감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표준연비제를 통한 연료비 절감을 위해선 운전자의 운전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습관적으로 해오던 공회전, 급출발, 급정거 등 운행 패턴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은 차량 내부에 장착된 DTG(디지털운행기록계) 운행 데이터를 다운 받아서 해당 운전자에게 자료를 전송하고, 정기적인 교육을 전담업체에 맡겨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인천시와 조합은 지난해 10월부터 3년간 절감 목표를 매년 3%, 약 54억원으로 설정, 운전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더불어 시는 표준연비제가 연료비 절감 효과 뿐만 아니라 운전습관 개선으로 서비스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의 표준연비제 도입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표준연비제를 둘러싼 반대의 목소리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연료비 절감 효과는 있지만 운전원의 연비절감 부담 상승, 연료절감 위주 운행이 승객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단점으로 지목돼 왔다. 현재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6개 특·광역시(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중 대전만 표준연비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그 실효성에 의문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어떤 형태로든 연료비 절감은 필요하다”는 입장에 공감대가 있다. 결국 업계에선 운전자나 승객 민원을 바탕으로 반대 이유를 일부 제기하지만 산정 방식에 대한 구체적 고민과 제도 도입 이후 실증 효과를 입증한다면 시내버스 연비 전략으로 남은 도시에서 표준연비제가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연료절감장치, 환경성·경제성 입증·확대 전망

준공영제 지역을 중심으로 시내버스 연료절감장치 장착에 따른 연료 사용량 감소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서울시가 시내버스에 장착한 ‘연료절감장치’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고, 지난해 10월 대구시도 시내버스에 연료절감장치를 장착·운영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연료사용량을 평균 5.5% 절감했다고 밝히면서 효과를 입증했다. 서울시는 2014년 8월 시내버스에 연료절감장치를 부착한 이후 연료사용량은 9.7% 줄었고, 연비는 10.8% 개선했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2016년까지 아낀 연료비는 303억원에 달한다. 29개월간 월평균 10억원 가량을 아낀 셈이다. 시는 저상버스, 마을버스로 연료절감장치를 확대 장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구 시내버스에 장착된 연료절감장치는 버스 내 ECU(자동차전자제어장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버스 속도와 운전 상태를 감지, 운전자에게 최적의 변속 시점을 알려주고 급출발, 급제동, 과속운전 등으로 연료가 과다하게 소모될 경우에는 경보음을 송출하는 등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개선, 연료절감을 유도하는 장치다.

시는 시내버스 총 1598대 중 하이브리드 차량 13대를 제외한 1585대에 연료절감장치를 장착했다. 지난 7~8월 동안 운영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연료사용량이 5.5% 감소, 약 5억6000만원의 연료비를 절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어컨을 풀가동했음에도 불구, 5% 이상의 절감효과를 거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운전자와 운송업체 관리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및 연료절감에 기여한 운전자에게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절감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내버스 연료절감장치 장착에 따른 연료비 절감 효과가 바로 경제성으로 이어지면서 다른 지자체 및 버스업체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학적 관리모델 도입…빅데이터로 연료비 절감

고속버스업계에선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개념 연비 개선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관행적 운전습관 탈피, 첨단장치, 관제시스템을 접목·활용해 수치로 환산, 연료비 절감에 나섰다.

최근 금호고속은 ‘안전관리모델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에 들어갔다. 2017년 장착을 시작한 ‘新 DTG(디지털운행기록계)’와 장착이 의무화 된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의 각종 데이터를 활용, ‘신 개념 안전관리 모델 플랫폼’을 개발한 것. 두 가지 장치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는 통합관제정보시스템에서 분석해 안전운전 및 연비 빅데이터 정보로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운송업계 최초로 모델 개발에 들어간 '운전자 위험지수(DRI. Driver Risk Index)'로 산출된다. DRI는 DTG와 ADAS에서 취합한 정보들이 하나의 산출식을 거쳐 나온 수치다. 운행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항목별로 점수화해 운전자의 안전운행 습관을 몸에 자연스레 스며들게 하는 신개념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금호고속은 승무사원의 운전습관 개선 및 사고감소와 연비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사고 감소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인하 및 연비 개선 효과에 따른 고유가 시대 대응전략으로 경유비 절감 등 부가효과도 노린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버스업계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절망에 빠질 수만은 없다. 자동차부품의 진화가 관행적 운행습관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고 있다. 업계에선 수동적 대응책 마련에서 벗어나 새로운 연료비 절감 전략을 동원, 바로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생존을 위한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