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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대립 르노삼성차, 최악 위기 다가올까?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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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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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개월째 임단협 타결 못한 채 갈등
- 지난해부터 뚜렷한 실적 하강 곡선
- 주력 ‘로그’ 대체 물색 중요한 시기
- “본사 외면할 경우 경영 악화 우려”

   
▲ [참고사진] 르노삼성차 부산 신호공장에서 로그가 생산되고 있다.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지난해부터 시작된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타결 짓지 못한 채 장기간 갈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말 회사 경영이 최악 상황에 이를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노사는 아직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6월 첫 상견례 이후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는데, 고정급여 인상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오는 9월 위탁 생산이 끝나는 로그 후속 물량 배정 경쟁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고정비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그간 경영 정상화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했고, 타 경쟁 업체 임금과 격차가 발생한 만큼 기본급·자기계발비·2교대수당 등 고정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노사 양측은 지난 12일 열린 14차 협상에서도 합의를 보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5일까지 34차례 부분파업(128시간)을 벌였다. 지난 2011년 기업노조가 생긴 이래 최장 기록 파업이다. 르노삼성차 부산 신호공장이 평균 1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차량대수(60대·10억원)를 감안하면 6600대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되고, 금액으로만 1200억원 손실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노조 집행부가 교체됐다.

노사가 8개월 이상 갈등하는 동안 르노삼성차 실적은 뚜렷한 하향 곡선을 보이고 있다. 당장 지난 1월 실적이 두 자릿수 하락했다. 외산 수입·판매를 제외한 국내 생산·판매분 만을 따졌을 때 르노삼성차는 내수(5049대)와 수출(8519대)을 합해 1만3568대로 전년 동월(2만1846대) 대비 37.9% 감소했다. “지난해 사내 분규가 극심했던 한국GM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근거다. 지난해 르노삼성차는 내수(8만4954대)와 수출(13만7208대)을 합해 22만2162대를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했다. 이는 전년도인 2017년(27만6117대) 대비 19.5% 감소한 것이다. 현재 추세라면 연말 르노삼성차 국내 생산·판매는 15만대 선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수 시장 외산차 수입·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수출에선 회사 전체 실적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스포츠다목적차량(SUV) ‘로그’ 후속 모델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르노삼성차가 들여온 외산차는 르노 브랜드 트위지·클리오·마스터 3종. 판매량은 5415대로 전체 내수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로 아직 높지 않지만, 급증 추세다. 전년도인 2017년의 경우 트위지 한 차종만 수입됐고 판매량도 691대로 비중이 0.7%에 불과했다. 닛산 브랜드를 달고 북미 지역으로 수출 중인 로그는 지난해 10만7245대로 회사 전체 실적의 48.3%를 차지했다. 로그 위탁생산 물량은 계약 기간이 오는 9월 끝난다. 그 전에 후속 모델을 배정받지 못하면 현재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부산공장은 혼류생산 방식이라 새로운 차종 생산용 별도 라인 구성과 시범 운영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

회사는 노조의 강성 입장이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주장대로 임금이 인상되면 생산성이 하락하고, 이는 외산차 도입 확대와 로그 후속 물량 확보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4년 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로그 물량을 배정할 당시, 일본 내 공장 대신 한국을 선택한 것도 임금 대비 생산성이 높다는 점이 반영됐었다. 2014년 전 세계 르노그룹 공장 46곳 가운데 중간 수준이던 부산공장 생산성은 로그 위탁 생산 이후 5년 동안 13% 향상돼 글로벌 5위권까지 올랐는데, 못지않게 인건비 또한 같은 기간 20% 상승해 글로벌 3위 수준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르노그룹 일본과 유럽 공장은 화폐가치 약세 등에 힘입어 부산공장과 노동비용 격차를 벌렸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부산공장 평균 인건비는 르노그룹 일본 규슈공장보다 20% 높다, 르노그룹 차원에서 부산공장이 고비용 저효율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로그 후속 물량을 배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국내 생산 차종에 대한 장기 전략도 수정할 수 있다. 당장 생산인력(2300명) 3분의 1이 감원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지난해 완전 가동(잔업 포함) 했을 때 가능한 최대물량(26만대)의 80%를 생산했다. 15만대 이하로 생산량이 떨어지면 경영 위기가 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2014년 선보인 주력 6시리즈 모델도 신차를 내놓을 시점이 됐다. 부산공장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준다. 벌써부터 부산이 ‘제2의 군산’ 꼴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분파업이 벌어진 4개월 동안 협력업체 300곳 공장 가동률은 6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최근 3분짜리 영상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신뢰를 잃게 되면 생산 물량 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파업을 중단하고 협상을 지속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찌됐든 르노삼성차는 해외 본사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외국계 투자 기업이라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르노그룹 본사에서 현재 노사 갈등 양상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어 이를 빠르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내년 이후 회사 정상 경영을 장담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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