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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임단협 타결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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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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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국내 자동차 산업은 외국계 투자기업 ‘무덤’일까? 르노삼성차 노사가 지난 8일 진행된 ‘2018 임단협’ 본교섭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업계 일각에서 이런 의문이 제기됐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오는 9월 생산 중단되는 닛산 ‘로그’ 후속 모델을 배정 받기 위해 이날까지 임단협을 타결 지어야했다. 로그 후속 모델 배정은 미래 회사 운영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로그는 현재 르노삼성차 연간 생산 물량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대체 물량이 없으면 실적이 반 토막 잘려 나간다. 내수 시장에서 소위 ‘죽 쑤고’ 있는 회사 입장에선 대안을 찾기 어렵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르노삼성차는 8일 교섭 이전부터 ‘위기론’을 내세워 여론전을 펼쳤다. 공장이 있는 부산 지역 경제계 입을 빌어 ‘지역 경제와 국내 자동차 산업 붕괴를 막으려면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해야한다’며 노조를 압박했다. 노조가 벌인 부분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강조하며 협상 테이블에서 노조 측의 전향적 태도를 바라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8일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11일에도 “부산상공회의소가 노조를 상대로 근로자 삶의 터전을 지켜 달라 호소했다”며 외부 시선을 전했다.

회사는 물론 경제·사회계까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분명 노조에게 부담이다. 8일 교섭 결렬 이후 르노삼성차 일부 근로자가 불투명한 미래에 동요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온다. 그럼에도 노조는 노동 강도가 지나치게 세다며 사측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적자 늪에 빠졌던 르노삼성차는 2012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 2013년부터 지금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6000만원 가까웠던 노동생산성이 2억2000만원까지 치솟은 덕분이었다. 노동생산성이 증대했다는 것은 그만큼 근로자 작업량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실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시간당 생산대수는 66대에 이른다. 4100명 근로자가 각각 1분에 1.1대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노조가 임금 협상 이외에 ‘추가 인원 투입’, ‘생산 라인 속도 하향 조정’, ‘전환 배치 등에 대한 인사 경영권 합의 전환’ 등을 요구 조건으로 내세운 이유다.

노조 측은 그러면서 “회사가 어려움에 빠지기 이전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경영을 정상화시키기까지 10년 동안 르노그룹은 6200억원 가까운 배당금을 챙기며 부산공장에서 이뤄낸 이윤을 빼앗아 갔다”고 비판했다. 르노·닛산 부품 도입과 기술사용료 지불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대립하고 있는 노사가 쉽사리 타협점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노조 입장에선 근로 환경이라는 근본적 요인이 문제가 되고 있어서다. 관련해 르노삼성차 갈등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업계 일각에선 “근로자가 육체적 고통에서 야기되는 문제를 협상카드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노사 양측 타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3년 동안 분규 없이 임단협을 타결 지으며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애쓴 노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들의 절박한 속내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겠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이런 생산현장 상황을 모기업인 르노그룹이 이해해 줄 수 있겠냐는 점이다. 물론 르노삼성차가 그렇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그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글로벌 전략과 이윤 추구 논리에 따라 국내에서 사업을 펼쳐왔던 외국계 투자기업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어서다. 르노삼성차 노사 갈등을 바라보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뇌리에 1년 전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와 노사 갈등이 스쳐 지나간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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