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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통사고 사망자수 3천명대 진입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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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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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수 박사의 교통안전노트

   

[교통신문] 2018년 한 해 동안 교통사고로 3781명이 사망했다. 이 숫자는 교통안전 측면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43년 전인 1975년 수준으로 떨어졌고, 교통사고 사망자가 4천명 대에 진입한 지 불과 4년 만에 3천명 대로 줄였을 뿐만 아니라 제8차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에 따른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수 목표를 계획 수립 후 처음으로 달성했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1991년 1만3429명을 정점으로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교통사고 발생건수와 사망자수가 널뛰기처럼 폭증한 해가 있었다. 교통사고 사망자수나 사고건수는 단속을 게을리 하거나, 교통안전 시책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을 때 전년에 비해 늘어나기도 한다. 그래봤자 100~200명 정도다. 2011년과 비교했을 때 2012년에 163명의 사망자수가 더 늘었던 사례처럼 방심하였다간 사고가 증가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1996년과 2000년에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1996년에 전년보다 무려 2330명의 사망자가 더 발생했다. 그 여파는 1997년까지 이어졌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까? 가장 큰 원인은 1995년 광복절 특별사면에 있었다. 이 때 특별사면 대상자에는 온갖 악질운전자들이 다 포함되어 있었다. 음주운전 삼진아웃자, 뼁소니 인사사고나 무면허 운전자, 사망사고와 중대법규 위반자의 운전면허 정지처분을 풀어주거나 운전면허를 취득금지 처분을 일괄적으로 풀어주었다. 도덕적 불감증이 극에 달했고, 마치 테러리스트를 도심 한 가운데 풀어놓은 것과 비슷한 현상이 도로 위에 나타났다.

무고한 희생을 치르고도 악몽은 다시 한번 반복됐다. 1997년 IMF 사태를 맞게 되면서 유가는 급등하고 교통량도 크게 줄었다. 그 여파로 1998년에는 교통사고도 많이 감소했다. 만약 IMF 사태가 아니었다면 1997년도 1996년과 비슷한 사망자수를 발생시켰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정부가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규제 반으로 줄이기’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게 되며, 특히 사업용 화물차는 많은 안전규제를 내려놓았다. 차령폐지와 지정차로제 폐지 등이 그것이다.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화물차 차령폐지 조치로 인해 현재 20년이 넘는 노후 화물차가 여전히 굴러다니고 있다. 이 노후 화물차는 차체 결함이나 정비불량으로 대형사고를 일으키고 국가적 재앙수준인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화물자동차의 지정차로제도 폐지됐는데, 화물자동차 교통사고가 대폭적으로 증가하자 1년이 채 되지 않아 다시 부활시켰다. 편도 2차로 도로의 제한속도를 70km/h에서 80km/h로 상향조정된 것도 1998년이었다. 이러한 규제완화 조치로 2000년에는 1475명이 더 사망했다. 그 당시 사망자가 더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지정차로제 폐지였지만 사고 줄이기에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된 것은 속도 상향조치였다.

1991년이 사망자수 최악의 해라고 한다면, 2000년은 1998년 대비 5만건 이상이 더 늘어난 교통사고 발생건수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그 당시 풀어줬던 안전규제가 다시 부활하며 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규제완화가 어떤 비극을 초래했는지를 모두가 알게 됐다.

2018년은 전년도인 2017년에 비해 무려 404명의 사망자수를 줄였다. 주목할 점은 사망자 감축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 음주운전과 보행사고라는 점이다. 음주운전 사망자수가 93명 줄었고, 보행 사망자수도 188명 줄었다. 음주운전은 지난 12월 18일 시행된 소위 ‘윤창호법’이 사고 감소에 기여한 측면이 강하다. 법 시행 한 달이 안돼 이러한 효과가 나타났다면 2019년에는 사고감소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또한 안전속도 5030 시범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보행사고도 줄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시행돼 정착되면 과속으로 인한 사망자수도 대폭 줄어들 것이다.

또 능동형 교통안전(Active Safety)이 자리잡고 있어 졸음이나 전방주시 태만 등 인적과실에 의한 사고는 점차 사라질 것이다. 대형 사업용 차량은 이미 제작단계에서 비상제동장치 장착을 의무화 했고 운행단계에서도 차로이탈방지 등 첨단안전장치 설치가 의무화 되고 있다. 사람이 실수하더라도 차량이 그 실수를 차단할 수 있는 능동형 교통안전 시대가 현실화 되고 있다.

몇 해 전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5000명으로 줄었을 때 교통사고는 임계치에 이르렀기 때문에 대폭 줄이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능동형 교통안전이 현실화 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고, 안전속도 5030 시책의 전국 확대나 ‘윤창호법’등이 등장할 것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2022년 교통사고 사망자수 감소목표를 2000명으로 낮췄을 때도 터무니없다고 했지만 점차 달성 가능한 목표로 변하고 있다. 2018년은 사고 줄이기에 탄력을 받은 한해가 됐다. OECD 선진국 수준에 이를 때까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이제 시작인 셈이다.

<객원논설위원·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연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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