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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초’ 만난 중고차성능점검보험 의무화…매매업계 ‘전면전’ 선언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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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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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손보사 상품출시 ‘임박’…“저지·폐지 위해 모든 수단 동원”
- 연판장 등 실력행사 돌입…“밀실 결과물로 불합리한 부담 강제”
- 손보사도 과열 경쟁 ‘조짐’…제도 파행·표류시 피해는 소비자 몫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정부가 중고차 성능점검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도입한 ‘자동차성능·상태점검책임보험(중고차보험)’ 가입 의무화 제도가 뒤늦게 매매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내달 손해보험업계가 본격적인 중고차보험 상품 출시를 예고하자 지난해 10월 시행된 제도를 두고 집단행동을 선언한 매매업계, 진단보증업계, 손보업계 등 관련 업계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6월부터 중고차성능·상태점검기관과 매매사업자가 점검 결과에 책임지도록 하는 ‘중고차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서 최근 삼성화재·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12개 손보사가 관련 보험 판매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는 내달 중순경 국토교통부로부터 중고차보험에 대한 의무가입 공고가 날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복수의 관계자는 “현재 보험개발원의 통계를 활용해 상품 개발은 끝난 상태로 출시 기일을 조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중고차보험 제도는 지난해 시행됐지만 보험상품 출시가 지연되면서 일시적으로 유예됐다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중고차보험은 소비자가 30일 또는 주행거리 2000km 이내에 차량과 관련한 이상이 발생했을 때 관련법이나 고시, 보험약관에 따라 보상을 해주는 보험이다. 중고차 소비자를 보험으로 최소한의 보상을 해주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먼저 내달 보험상품 출시 소식이 알려지자 매매업계가 들고 일어났다. 강경노선이 주를 이루며 전면전을 선언하고 있다. 양대 매매사업자단체인 전국·한국매매연합회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시행 저지’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실질적 이해당사자를 배제한 이권 당사자 간 제도인 중고차보험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는 집단행동을 예고하며 항의 서명부 작성에도 들어갔다. 전국 조합원들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 국회, 관할 당국 등 관계 요로에 제도의 부당함을 알려 내달로 다가온 제도 시행을 실력으로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관리사업자등록증 반납을 포함한 집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제도 저지 또는 폐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매매업계 주장의 핵심은 ‘중복규제’와 ‘보험료 부담’에 따른 반발이다. 현재로도 정기검사를 통해 중고차 성능보증이 가능하지만 성능보증제도 강화를 통해 이중으로 규제하는 것이 ‘옥상옥’에 불과하다는 것. 여기에는 이번 제도 시행을 ‘진단보증협회 로비의 결과물’로 보는 시각도 깔려 있다. 실제 전국연합회 항의 서명부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혀있다.

과다 보험료 지급에 대한 부담감도 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신차 성능보증 기간 내에 있는 중고차 성능도 1개월, 2000km 내에서 보증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또 다시 대당 평균 7만원 가량의 보험 강제 가입에 대한 현행 제도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것이다.

중고차 운행거리나 연식을 고려하지 않은 보험 기준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획일적인 기준 적용이 매매사업자를 범법자로 내몰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매물의 약 11%는 운행거리가 이미 약 25만km에 이르고 생산 된지도 10년이 경과된 차들로, 이런 차들의 상태와 성능을 보증하는 것이 매매업자에게 지나친 위험 부담을 강요한다는 주장이다.

매매업계가 제도 시행에 앞서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관련 업계 간 반목과 제도 파행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매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 매매업계가 실력행사를 시작하면 진단보증(업계)이나 손보사들이 제도를 마냥 밀어붙이기는 쉽지는 않다”며 “애초 보험 출시 전 협의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매매업계를 테이블에 앉혔으면 이 같은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매매업계는 중고차보험 상품 논의 과정에서 업계가 배제된 점과 업계가 전해들은 내용과 결과물이 달라진 것에 대해 당혹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초 보증보험 성격이 책임보험으로 달라지는 등 매매업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물이 나온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면서도 “현재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지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 매매업자에게 불합리한 부담을 안기는 만큼 모든 것을 걸고 투쟁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손보업계 추산 연간 600억원의 중고차보험 시장이 새로 열리면서 보험사들 간 유치 경쟁도 과열될 전망이다. 실례로 현장에선 일부 손해보험사가 대형매매단지에 입점한 중고차 성능점검업체를 대상으로 보험에 가입하면 1년 보험료의 15% 수준에 달하는 광고비로 돌려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는 한편, 일부 성능점검업체 역시 각 보험사에 이를 이용, 보험요율을 낮춰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전해졌다. 하지만 이는 보험법상 금지하고 있는 특별이익 제공에 해당할 수 있어 문제가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는 보험사가 업체에 제공하는 비용이 어떤 형태로든 보험료에 포함되고 결국 중고차 가격에 반영돼 제도 취지와 달리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대로라면 제도가 표류하거나 실효성 위기에 바로 직면할 수 있는 만큼 국토부가 중재에 나서 매매업계를 포함한 관련 업계가 한 자리에 앉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찾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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