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손용건 전북주선협회 전무
상태바
기고=손용건 전북주선협회 전무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7.0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 없는 날의 이사

농업을 주업으로 하던 옛 농경사회에서는 이사(移徙)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이때는 씨족들끼리 한곳에 정착해 살아야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특수성 때문이었을 것인데 산업화 사회로 들어서면서부터 직업이 다양화되고 이에 따른 직장이동이 잦아지면서 이사가 자연스럽게 빈번히 행해지게 됐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이사는 이웃간에 정을 나누는 기회로 알고 있었기에 이웃과 친지들의 도움만으로 이사문제를 해결해왔으나 이 시기가 지나 서구문화가 우리사회에 급속히 확산되고 핵가족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전문 이사업이 등장했고 이로 인해 OO익스프레스, OO이삿짐센터 라는 이름의 이사화물 전문업이 생기게 되었다.
이것이 활성화되고 체계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91년 이사화물업이 법제화되면서 부터였으며, 태동 초창기에는 이삿짐을 차량으로 운송하던 수준이었던 것이 소비자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편리성을 추구하게 되자 사업자들이 소비자욕구에 부응해 이삿짐운송은 물론 이사화물의 정리정돈, 청소,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설치와 시운전, 전화, 인터넷의 이전 업무까지 대행하는 토털 서비스가 등장하게 됐다.
이렇게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것 중의 하나가 이사를 특정한(소위 이삿날 손 없는 날) 날에 집중적으로 행한다는 것으로 손 없는 날 이라고 해서 이때는 모든 악귀와 악신이 움직이지 않고 하늘로 올라가는 날 즉, 음력 9, 10, 19, 20, 29, 30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예전부터 우리민족은 다양한 형태의 민속신앙을 가지고 생활해왔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장독대나 부엌에 깨끗한 정한 수 한 그릇을 떠다놓고 소원을 빌던 어머니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나 그런 민속신앙도 과학문명이 발달하면서 우리주변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유독 이삿날만은 특정한 날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
이같이 손 없는 날에 이사화물이 대거 몰리게 되면 전문 이삿짐업체들도 인력확보에 한계가 있어 이사화물운송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것이므로 소비자들도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손이 없는 날에 이사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평일에 이사하는 것이 저렴한 비용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좋은 것이 좋다는 의미에서 꼭 손이 없는 날 이사를 하고 싶다면 역 발상으로 손이 있는 날을 피해 이사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한편 이사화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려면 행정관청의 허가를 받아야하는데 그 조건을 이사화물을 전문으로 취급할 수 있는 인력을 2명 이상 확보해야하고, 사무실을 20㎡ 이상 확보하고 자본금을 1억원 이상 확보해야하며, 소비자피해구제를 위한 이행보증보험에(500만원상당)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는 이같은 조건을 갖춘 관허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최상의 서비스를 보장받아 편리하고 안심하게 이사할 수 있는 첩경임을 알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