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車부품사들, 신시장 찾아 ‘멀리 더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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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車부품사들, 신시장 찾아 ‘멀리 더 멀리’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9.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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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 관심 없던 中 서남부·파키스탄 ‘주목’
불황에 공급선 다변화가 유일 ‘탈출 전략’
코트라 후방지원…소기 성과 연이어 달성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들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밖으로 눈을 돌리며 미개척 신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공급선 다변화가 유일한 불황 ‘탈출 전략’이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 내 완성차 판매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진출 한국 자동차 부품사들이 그간 지리적 여건 때문에 눈여겨보지 않았던 중국 서남부 지역으로 공급망 확대에 나섰다.

코트라(KOTRA)는 지난 10일 중국 서남부 주요 자동차 생산거점인 광시장족자치구 류저우에서 현지 완성차업체 3개사 및 1차 협력사 등 15개사와 한국 17개 자동차부품사가 참가한 '류저우 완성차 업체 글로벌파트너링(GP) 상담회'를 개최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번 상담회는 주중 한국대사관과 중국 외교부가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한중 우호주간 행사가 올해 광시자치구에서 열리게 된 것을 계기로 추진됐다. 광시자치구의 경제중심지인 류저우는 상하이GM 우링(五菱)자동차 등 3개 완성차 업체가 자리하고 있으며, 지난해 214만4천대의 완성차를 생산해 중국 전체 생산량의 7.7%를 차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멀고 인지도가 낮은 서남부 내륙지역에 위치해 한국 자동차부품사의 진출은 비교적 미미했다.

이번 상담회에 참가한 류저우 3대 완성차 업체는 경량화, 스마트화 기술 부품과 전장부품, 신에너지차(NEV)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협력을 바랬다. 상하이GM우링자동차의 탕위안훙 구매 및 공급망관리 총감은 "승용차, 신에너지차, 자율주행 등 분야에 115억 위안(약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 분야에서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른 완성차업체인 광시자동차 역시 기술·구매 등 분야 책임자 4명이 참가해 한국 부품사와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 자동차부품사가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급선 다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파키스탄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한국 자동차부품 분야 20개사는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카라치에서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카라치에서 '한-파키스탄 오토파츠 콜라보 2019' 행사를 개최하며 전략거점을 삼기 위한 교두보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국내 중소·중견 차 부품 기업 20개사를 비롯해 현지 완성차 기업과 부품 협력사 52개사가 참가했다. 참가 기업들은 8일 기아차의 현지 제조사인 기아럭키모터스 공장을 방문,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9일에는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 양해각서(MOU) 체결식 등이 마련됐고, 10일에는 협력사 공장 방문 상담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현지 승용차 판매 2, 3위 기업인 일본 도요타와 혼다를 비롯해 중국 완성차 브랜드의 제조 협력사도 참석해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관심을 보였다.

곽성규 주파키스탄 대사는 "한국 기업과 기아럭키모터스, 현대니샤트 등과의 협력이 진전돼 머지않아 파키스탄에서 한국 자동차가 조립·생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출 계약 성과도 나왔다. 코트라 카라치무역관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설비 업체인 브이피케이는 폴크스바겐 파키스탄 제조 협력사인 PML사와 800만달러 규모의 조립생산라인 구축·수출 계약을 했다. 프레스금형업체인 제이티에스는 프로콘 엔지니어링사와 3년간 6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오일펌프 업체인 영신정공도 현지 업체와 10년간 2천만달러 규모의 기술 이전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현지 부품업체 관계자는 "한국 기업은 신흥시장에서 요구하는 가성비는 물론 글로벌 브랜드 모두에 납품할 수 있는 경험과 기술도 보유했다"며 "파키스탄 부품 기업에 한국 기업은 최적의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인구가 2억명이나 되지만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비율이 13대에 불과해 자동차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큰 곳으로 꼽힌다.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경기가 너무 불안정해 부품업계의 눈은 앞으로도 해외를 향할 것”이라며 “그동안 국내 완성차와 시장에 지극히 의존적이었던 중소업체들은 지금이라도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해외 진출 및 그에 걸맞은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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