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출근시간 평균 90분, 더 이상 줄일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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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출근시간 평균 90분, 더 이상 줄일 수 없나?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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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곤 교수의 교통人Sight

[교통신문]올해 3월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발족됐다. 문재인 정부 공약이다. 대도시권 시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자는 공약이다. 현재 수도권 시민의 출근시간은 평균 90분이다. OECD국가 중 꼴찌수준이다. 출퇴근시간 평균 3시간을 평균 2시간 이내로 줄여서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보자는 좋은 취지이다. 우선 왜 출퇴근시간이 이렇게 증가했는지 이유부터 살펴보고 그 해법을 알아보자.

수도권을 예시로 설명해보자. 출퇴근 시간이 길어진 이유는 차량 증가로 인한 교통 혼잡도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과거에 비하여 통행거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울시 인구는 감소하지만 수도권 인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 인구가 경기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왜 그럴까? 서울시로 인구가 집중하다보니 서울시의 주택 값이 비싸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경기도 내 각종 택지개발이 이뤄졌고 서울시 거주자가 경기도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거주지만 이동하고 근무지는 그대로이다. 이러한 주택토지계획으로 통행거리가 늘어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에 걸 맞는 교통계획이 이루어지지 않아 서민의 출근시간 평균 90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 제1기, 제2기, 제3기 신도시는 모두 경기도에 있다. 이에 따라 2개 시·도를 넘나드는 광역교통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 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 경기도 유·출입도로를 이용하는 차량 중 승용차가 60%를 차지하는데 첨두시에는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육박한다. 이중 80% 이상이 나 홀로 탑승 승용차이다. 설상가상으로 광역도로 이용차량은 경기도 도로와 서울시 도로 모두에게 혼잡을 가중 시킨다. 출발지와 목적지가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광역도로의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승용차 중심의 교통체계에서 대중교통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 일례로 광역철도 1편성이 나홀로 승용차 500여대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승용차수요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

통행자는 3가지 요인을 따져보고 승용차와 대중교통 중 하나를 선택한다. 첫번째가 통행시간이다. 어느 수단을 타면 더 빨리 갈수 있느냐이다. 출근 시간에 5∼10분이 얼마나 절박한지는 우리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다. 둘째가 교통요금이다. 통행시간이 비슷하다면 교통비용이 저렴한 교통수단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이 편리함이다. 대중교통정거장, 정류장까지 얼마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지와 얼마나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결국 이 3가지 요인별로 대중교통수단이 승용차보다 우위에 있어야 만이 승용차 수요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첫째, 대중교통의 통행시간이 승용차보다 빨라야 한다. 승용차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최초출발지(예컨대 집)에서 최종목적지(예컨대 회사)까지 소비되는 시간이 승용차보다 짧거나 같아야한다. 그러면 얼마나 빨라야 할까. 이를 계산해보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수단의 굴레라고 할 수 있는 접근시간을 고려해야한다. 다시 말하면 대중교통수단은 문전서비스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정거장 또는 정류장까지 가는 접근시간과 다시 하차 후 목적지까지 가는데 필요한 접근시간이 필요하다. 평균적으로 접근시간은 각각 15분으로 한 통행에서 30분이 소요된다.

일례로 광역통행거리 40km를 승용차가 평균속도 40km/hr로 주파한다면 1시간이 소요된다. 이 경우 광역대중교통은 30분 이내로 주파해야만 승용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리는 대중교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접근시간으로 30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광역철도를 완행과 급행으로 나누고 급행은 완행보다 2배 정도 빠르게 해야 한다. 수도권 광역철도의 평균 속도가 시속으로 약 40Km이다. 광역철도 급행화가 이루어지면 승용차의 수요가 광역철도로 전환할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교통공약 1번 사업이기도 하다. 철도수단이 부족한 지역은 M버스를 확대해야 한다. M버스의 평균 속도가 시속 60km수준이다. 장기적으로는 광역급행철도(일명, GTX)를 조속히 완성해야 할 것이다.

둘째, 대중교통요금은 어느 정도면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당연히 무료가 최고로 좋은 것이다. 하지만 대중교통 운영자는 운영비를 충당할 정도의 요금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요금은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4요소인 의식주행(衣食住行)의 하나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이용자에게 부담시키기는 힘들다. 그러면 누군가가 대중교통 이용자의 요금을 대신 지불하는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이용자는 운영자에게 충분한 요금을 지불하고 누구에게 환급을 받는 것이다. 근로자의 경우 근로주가 될 수 있으며, 비 근로자의 경우 정부가 될 수 있다. 환급의 정도는 50% 정도로 제안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대부분 기관에서 지불하는 교통수당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교통수당을 받고 승용차를 타면 그뿐이기 때문이다. 이건 그냥 월급의 개념이다. 반드시 대중교통을 탄 사람에게만 환급해 주어야만 한다.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근로자에게 출퇴근 대중교통요금을 전액 환급해주고 있다. 그래서 일본 도쿄에서는 출퇴근 시 100명 중 96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승용차는 겨우 4명만 탄다. 서울의 경우 100명중 67명만 대중교통을 탄다. 33명이 승용차를 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편리함이다. 대중교통수단은 문전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 2개 이상의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쉽게 편리하게 갈아타게 해줘야 한다. 일례로, 광역버스의 경우 경기도 지역에서 서울 도심까지 대부분의 교통정체는 서울구간에서 발생한다. 심지어는 서울시내 버스전용차로 구간에서도 혼잡이 발생한다. 용량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 도심까지 직행 운행하는 버스와 서울시 외곽에서 환승센터를 건립하여 환승시키는 버스(환승버스)로 이원화하는 것이다. 서울외곽까지 빠르게 버스로 접근하고 서울시내 구간은 혼잡이 없는 철도로 갈아타는 것이다. 환승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정류장과 정거장 시설을 3∼4분 이내 환승이 가능하도록 배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승거리를 180m∼240m 이내로 되도록 해야 한다.

이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직행버스와 환승버스의 요금을 차별화하여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환승하는 이용자의 통행요금이 직행하는 이용자보다 총 요금이 비싸면 안 된다. 직행버스요금을 높게 책정하든지, 환승버스요금을 싸게 하는 방법뿐이다.

상기의 3가지 정책권한을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에게 전적으로 부과해야만 출퇴근 시간을 60분 이내로 대폭 줄일 수 있다.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를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

<객원논설위원=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대한교통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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