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중고차 시장 흔드는 日 브랜드 ‘애물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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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중고차 시장 흔드는 日 브랜드 ‘애물단지’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9.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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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여파…장기전 가면 시세 영향
문의 줄고 매물 늘고 딜러들 매입 꺼려
“‘BMW 사태’ 보다 더 큰 악재로 작용”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에 따라 일제 자동차에 대한 거부감이 중고차 시장을 휩쓸고 있다. 평소 일본 모델에 관심을 갖고 있던 소비자 문의는 급격히 줄고, 매물은 꾸준히 느는 양상이다. 딜러들도 매입을 꺼리는 경향이 강해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고차 시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엔카닷컴이 일본의 수출 규제 발표 이후 7월 한 달간 5개 일본 브랜드 차량의 등록 대수, 문의 건수, 조회수를 조사한 결과 전월 대비 매물은 늘고 문의 건수와 조회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닛산, 토요타, 렉서스, 인피니티, 혼다 등 인기 브랜드의 관심도가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7월 한 달간 조회수는 전달대비 평균 18.1% 줄었다. 이 중 관심도가 가장 많이 하락한 브랜드는 혼다로 22.9% 떨어졌다. 국내 판매량이 가장 많은 렉서스 차량의 조회수도 20.9% 준 것으로 나타났다.

문의 건수도 전달 대비 확연히 줄었다. 혼다를 제외한 4개 브랜드 차량의 문의 건수는 전달대비 15% 이상 하락했다. 인피니티 차량에 대한 문의가 20.6%로 가장 크게 떨어졌고, 렉서스 차량에 대한 문의도 19.9% 줄었다.

일본차에 대한 관심은 줄어든 반면 매물은 증가하고 있다. 일본차를 소유하고 있었던 운전자들의 팔려는 의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5개 일본 브랜드 차량의 전월대비 신규등록대수 증감률을 집계한 결과 평균 28.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도 혼다의 증가율이 40.2%로 가장 컸다. 이어 토요타가 32.2% 닛산이 32.1%, 인피니티가 25.4%, 렉서스가 12.0% 증가했다.

박홍규 SK엔카 사업총괄본부장은 “일본 수출규제 이슈 이후 일본차에 대한 문의나 조회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신규등록대수는 늘어나고 있다”며 “지속한다면 곧 시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일본차를 팔려는 소비자들은 늘고 있는데 이를 꺼리는 딜러들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현 상황에서 일본차를 떠안을 경우, 팔수도 없고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장기전으로 가면 처리도 못한 채 유지비를 비롯해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아지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온오프라인 시장 전반에서 나타난다.

온라인 중고차 경매 서비스 헤이딜러가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중고차 시장의 반응에 대한 중고차 딜러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444명 중 90% 이상인 1304명(90.3%)이 ‘불매운동으로 일본차 매입이 꺼려진다’고 밝혔다. 또한 응답자 중 74%(1069명)가 ‘BMW 화재사건 보다 일본 불매운동이 더 큰 악재’라고 답했다.

불매운동 후 중고차 딜러들의 일본차에 대한 평균 입찰 수는 감소한 반면, 일본차 차주들의 판매 요청에 따른 출품 대수는 크게 증가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렉서스 ES 300h차량에 대한 중고차 딜러의 평균 입찰 수는 평균 12.8명에서 8.9명으로 30% 감소했고, 인피니티 Q50은 25%, 캠리는 15%로 떨어졌다.

반면 일본차의 출품 대수는 크게 증가했는데, 인피니티 Q50은 불매운동 전의 2배 이상인 127% 증가했고, 도요타 캠리는 65%, 닛산 알티마는 49% 늘어났다.

반사이익을 누리는 브랜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딜러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일본 브랜드 대신 매입하게 되는 다른 브랜드(중복응답 포함)로 독일 수입차(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67%, 국산차(현대, 기아 등) 52%, 미국 수입차(포드, 캐딜락) 12%, 기타 유럽 브랜드(푸조, 랜드로버 등) 7%를 꼽았다.

헤이딜러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작년 BMW 화재사건 대비 일본 불매운동이 중고차 판매에 있어 더 큰 악재라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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