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동승’ 반반택시, 이용자 참여 저조로 초반 고전…'IT 택시 합승' 정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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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동승’ 반반택시, 이용자 참여 저조로 초반 고전…'IT 택시 합승' 정착할까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9.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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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출시 후 이용자 적어 사실상 제기능 못해 지적
이용자 늘더라도 동승 매칭 조건 까다로워 활성화 미지수
출시 초기 다소 미흡하더라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37년만의 택시 합승 허용으로 관심을 모았던 ‘반반택시’가 이용자의 저조한 참여로 초반 고전하고 있다. 반반택시 운영사 코나투스는 출시 이후 홍보가 부족했던 점을 들어 앞으로 홍보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이와 별개로 IT기술을 활용한 택시 합승이 기대했던 대로 정착할 수 있을 지 전망이 엇갈린다.

지난 1일 서비스를 시작한 반반택시는 심야 시간대 택시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발생하는 승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탄생한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앱이다. 지난 7월 17일 모빌리티 업체 최초로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대상으로 지정된 지 약 2주 만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반택시는 과거 택시기사가 기존 승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른 승객을 골라 강제 합승했던 것과 달리 이동경로가 유사한 승객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택시‘동승’을 중개하는 구조다. 승차난이 심한 심야시간대 승객은 택시 타기가 수월해지고 택시기사는 동승에 따른 수입이 증가해 택시기사와 승객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시 이후 열흘 정도 지난 지금 반반택시는 기대와는 달리 언론 등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반반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이 너무 적어 사실상 제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반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승객과 기사 모두가 회원가입을 해 사전등록한 상태여야 한다. 하지만 코나투스가 지난 6월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반반택시 기사용 앱에 가입한 택시기사는 약 1600명에 불과하다. 일반 이용자 수도 정확히 파악되진 않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올라온 반반택시앱 다운로드 수(1000건 이상·9일 기준)로 미루어 서비스가 원활히 돌아가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동승 매칭 조건이 까다로운 점도 향후 반반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더라도 서비스가 활성화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반반택시를 통해 동승을 하려면 일단 ▲동성이어야 하며 ▲동승객이 인접 1㎞이내 있어야 하고 ▲동승구간은 최소 70% 이상 ▲동승시 추가 예상 시간은 15분은 이하여야 한다. 동승 가능 지역도 규제 샌드박스에서 정한 강남, 서초, 종로 등 서울 12개 자치구에 한정돼 있다.

즉, 반반택시로 동승이 성사되려면 이 모든 조건이 들어맞는 기존 택시 승객이 반반택시 앱을 통해 동승 알림을 받아 승낙한 후 택시기사에 다시 호출을 신청해야 가능한 것이다.

여전히 택시 합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강한 점도 반반택시의 성공 여부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반반택시는 과거 강제 ‘합승’이 아닌 ‘자발적 동승’ 개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터넷 기사 댓글창 등을 통해 나타나는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다. 

대중교통인 지하철이나 버스 대신 택시를 선택한 것은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목적지까지 편하게 이동하기 위함인데 동승을 하게 되면 이러한 택시의 장점이 반감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택시 요금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점을 내세우지만 다소 높게 책정된 호출료(22~24시 건당 4천원, 00~04시 건당 6천원)로 인해 최소 1만원 이상의 목적지 거리여야 동승으로 인한 요금 절감효과가 체감될 것으로 판단된다.

택시업계에서도 아직까지 반반택시에 대한 존재감은 미약한 편이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앱을 설치했거나 이용을 해봤다는 기사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다. 서울의 한 개인택시기사는 “대부분 고령인 택시기사들이 새로운 앱을 통한 동승 시스템을 이해하고 적응하기까지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직 출시 초기인 만큼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언론에서 관행적으로 서비스 출시 초기의 미흡한 점을 부각시키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나투스는 출시 이후 홍보가 다소 부족했다며 앞으로 홍보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코나투스는 지난 8일 반반택시 앱의 iOS 버전을 정식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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