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보행자 사고 감소 위해 '선행보행신호'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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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보행자 사고 감소 위해 '선행보행신호' 도입해야"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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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횡단보도 ‘횡단 중’ 발생한 사고 2만2044건
보행신호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후행보행신호' 도입돼 전체 사고는 줄었지만
교차로 등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에 횡단보도 건너는 보행자 치이는 사고'는 늘어
선행보행신호 도입한 뉴욕시의 경우 사고 최대 74% 감소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횡단보도 보행자 교통사고를 감소하기 위해 ‘선행보행신호’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선행보행신호는 ‘보행신호가 차량 신호에 앞서 먼저 점등되는 신호 운영기법’을 말한다.

장효석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인터넷 교통안전 전자잡지에 올린 칼럼에서 “보행자 안전을 위해 설치된 횡단보도에서 너무나 빈번한 사상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선행보행신호 도입을 제안했다.

경찰의 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2~2016년) 접수된 신호교차로(차대인) 사고는 총 3만3167건으로, 이 중 횡단보도 ‘횡단 중’ 발생한 사고가 2만2044건으로 전체 66.5%를 차지한다. 사망자수도 전체 1624명 중 동일 차대인 사고로 1135명(69.9%)가 사망했다.

장 연구원에 따르면, 그동안 경찰청 등 횡단보도 보행자 교통사고를 감소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이 시도됐다. 횡단보도 앞에 지그재그 차선을 설계하거나 속도 저감 효과가 있는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물리적 대책뿐 아니라 신호 운영을 통한 보행자 사고 감소 대책도 시도됐다.

지난 2013년 서울시 보행신호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후행보행신호' 시스템이 도입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 연구원은 “기존 차량 녹색등과 보행녹색등이 동시에 등화되는 동시보행신호에서 후행보행신호로 변경된 약 100여개 교차로의 전후 2년간 교통사고 특성을 비교해 본 결과, 보행자 교통사고는 약 30.4%(191건→133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행신호가 차량 녹색신호보다 늦게 켜지는 2~3초 동안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을 미리 소거시킴으로써 차대인 상충을 줄일 수 있었던 결과라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보행신호에서 후행보행신호로 바뀐 뒤로 가장 바깥 차로에서 발생한 보행자와 우회전 차량 간 사고 점유율은 약 20%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행보행신호로 인한 2~3초 신호 대기로 보행자의 조급증이 증가해 신호가 등화되자마자 횡단을 개시하는 패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이에 장 연구원은 우회전 차량에 의한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대책으로 선행보행신호 도입을 제안했다.

선행보행신호는 차량신호보다 보행신호가 최소 3초 이상 먼저 점등되므로 보행자가 최소한 한 개 차로를 건너고 있는 상황에서 우회전 차량이 횡단보도에 진입한다.

이로 인해 보행자는 후행보행신호 때보다 주변 시인성이 향상되고 운전자 또한 보행자가 횡단보도로 진입하는 것을 쉽게 인식할 수 있다.

장 연구원에 따르면, 선행보행신호를 도입한 뉴욕시의 경우 3년 간 총 사망·중증 부상자는 37%, 좌회전 차량에 의한 부상자 수는 14%, 우회전 차량에 의한 사망·중증 부상자 수는 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행 통행과 보행자 관련 교통사고가 많은 교차로일수록 선행 보행신호의 사고감소 효과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장 연구원은 “이미 선행보행신호를 도입해 검증 단계에 있는 교통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도입 필요성조차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선행보행신호는) 보행자의 시인성과 통행권을 극대화시키고 운전자의 양보운전을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보행자 사고 제로라는 국정과제 목표 달성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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