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중소 렌터카 업체, 플랫폼과 연결하면 카셰어링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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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중소 렌터카 업체, 플랫폼과 연결하면 카셰어링 압도한다”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9.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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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렌터카 시장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중소 렌트 업체는
대기업과 단기 시장 장악한 카셰어링 사이에서 이중고 상황
서울자동차대여사업조합 ‘딜카’와 손잡고 렌터카 플랫폼 제휴
플랫폼으로 연결되면 카셰어링 대비 서비스 면적 8.8~12.3%↑
“중소기업 적합업종 3년 기간 동안 중소 업체 경쟁력 확보해야”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렌터카 플랫폼 제휴사업 설명회’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국내 렌터카 시장은 매년 꾸준한 성장을 통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중소 렌터카 업체는 장기 시장을 장악한 대기업 업체와 단기 시장을 잠식한 모빌리티 카셰어링 업체 사이에서 이중고를 겪으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한국렌터카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렌터카 등록대수는 87만9504대로 전년 동기(75만4347대)에 비해 16.6% 늘었지만, 이 중 롯데렌탈 등 상위 3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45.8%)이 절반에 육박한다. 또한 최근에는 자금력을 앞세운 캐피탈 업체의 추격이 본격화되면서 렌터카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중소 렌터카업체들은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가 자동차 단기대여 서비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잠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으나, 중소 업체 간 과대 경쟁 및 자본력 부족 등으로 빠르게 디지털화·플랫폼화 돼 가는 렌터카 시장 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중소 렌터카사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렌터카 플랫폼 제휴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 ‘딜카’와 지난 7월 말 렌터카 플랫폼 제휴사업 업무협약을 맺은 서울자동차대여사업조합이 제휴 사업을 추진한 배경과 기대 효과 등을 설명하고 또 딜카가 주요 사업 내용 소개 및 업체들의 사업 참여 신청을 받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조합은 대여 기간 1년 이하의 자동차 단기대여 서비스업이 지난해 12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으나 단순 적합업종 지정만으로는 중소사업자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모빌리티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딜카’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었다. 딜카를 조합의 공식 플랫폼사로 선정한 것이다.

조합은 제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대형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를 비롯해 통신사, 카드사 등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협의를 진행해 왔다.

중소 렌터카 업체 스스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플랫폼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 않은 신규 사업군과 기존 플랫폼 사업자군 중 기존 플랫폼 사업자로 선택 폭을 좁힌 후, 회원인프라와 마케팅, 운영, 기존 제휴사업자의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난 7월 최종적으로 딜카와의 제휴를 결정했다.

최장순 조합 이사장은 “2021년까지 자동차 단기대여 사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것은 단지 중소사업자들이 3년의 시간을 벌었다는 의미일 뿐”이라며, 그 자체가 사업자의 존립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사업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와 IT 기술을 접목한 이용 편리성 등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며 렌터카 플랫폼 제휴 사업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배준영 조합 시장활성화분과위원장은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요금을 저렴하게 받아도 고객의 신뢰를 얻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결국은 (중소기업의) 브랜드가 떨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진단하고, 이번 딜카와의 제휴로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조합이 플랫폼과 제휴해서 기대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박상광 조합 기획 팀장은 한 마디로 중소 '렌터카 사업자를 네트워킹화 해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조합에 따르면, 현재 250개 회원사 중 중소렌터카 사업자가 220개사(88%)다. 이들 중소 렌터카들은 이미 지하철역 및 주요도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주요 거점 약 1000여 곳에 영업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플랫폼으로 연결하면 기존 카셰어링 업체보다 영업 영향권이 넓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2017년 홍익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렌터카 플랫폼 사업 타당성에 대해 연구 용역을 한 결과 내용이기도 하다.

용역보고서는 “서울시 중소 렌터카 회사가 카셰어링 서비스 공급에 참여할 경우 기존 (카셰어링) 대비 서비스 면적이 8.8-12.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며 “카셰어링 대여소에 차량이 약 2대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수십대를 보유한 렌터카의 경우 그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광 팀장은 “차령과 주행거리 기준만 맞으면 기존 차량으로 바로 제휴 사업 참여가 가능하고 권역별로 묶어 공동 구매 및 다양한 서비스 제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개별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와 사업관리시스템 미흡 문제 등도 렌터카 플랫폼을 통한 규모의 경제화(일원화)로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박 팀장은 “앞으로 우리가 만나게 될 고객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로 이들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마케팅 보다 모바일이나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을 통해 얻은 개인적인 정보를 더 신뢰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딜카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를 만나 물어보니 유선상으로 거래한 고객은 주로 50대 이상 기존 고객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이하 세대는 플랫폼으로 많이 유입됐다는 얘길 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사업설명회에서 1시간 가량 딜카 사업 전반에 대해 소개한 이영훈 딜카 대표는 딜카 플랫폼을 한마디로 ‘중소렌트사 상생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현재 렌터카 시장은 카셰어링과 단기대여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고 또한 대기업 보험사의 공격적인 운영으로 사고대차 단가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최근 렌터카 시장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으로 시장 방어가 가능한 지금이 중소 렌트사 플랫폼을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상품 개발 등으로 경쟁력을 갖춰 놔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교통산업은 빠르게 디지털·플랫폼화 돼 가고 있는데다 지속적인 교통 사고율 감소와 보험 대차 단가 감소 등으로 중소렌트업체도 더 늦기 전에 일반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영업비와 인건비를 절감하는 대신 품질 관리와 가격 경쟁력 확보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합과 딜카는 렌터카 플랫폼을 ▲상생형 ▲능동형 ▲병존형 플랫폼 모델로 꾸려나가기로 했다.

플랫폼과 렌터카 사업자간 원활히 소통하고 회원모집 및 마케팅 등을 함께 한다는 얘기다. 또한 렌터카 플랫폼 사업에 참여하더라도 기존 일반 사업도 함께 병행 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조합 및 플랫폼과 렌터카 사업자가 참여하는 운영협의체를 구성해 중요사항에 대해 공동 결정하기로 했다.

딜카에 따르면, 현재 딜카는 지난 7월 기준 약 83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유명 모델 광고를 통해 회원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전국적으로 현재 약 240여개 렌터카 회사와 제휴하고 있으며 이미 서울 조합 내 39개 회원사가 딜카에 제휴사로 참여하고 있다.

마포구에서 약 100대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는 렌터카 업체 대표 A씨는 “성수기를 제외하면 항상 유휴차량에 대한 고민이 많다 오늘 사업 설명회를 들으니 초기 비용이나 리스크 부담이 딱히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선 10대를 딜카 플랫폼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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