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철도의 노선특성과 새로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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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철도의 노선특성과 새로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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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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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상 교수의 열린 철도

[교통신문]우리나라 철도망은 지리적·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철도가 달리는 길은 우리나라의 지형적인 조건을 잘 반영하고 있다. 철도망은 조선시대의 도로망과 유사하다. 조선시대의 도로인 10로의 특징은 남과 북으로 향하고 있고 동과 서로는 산맥이 있어 쉽게 이동로가 확보되지 못하였다. 모두 서울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매우 열악하여 서울에서 부산까지 14일이나 소요되었다. 따라서 도로는 이동수요가 많지 않아 매우 불편하였다.

또한 당시 도로를 보면 역관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오히려 수운이 발달하여 세금과 상업을 위해 많이 이용되었다. 우리나라의 예전 도읍은 배산임수로 뒤로는 산이 앞에는 물이 흐르는 곳에 위치하여 자연스럽게 수운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여름의 물난리에도 자유롭지 못하였다.

이후에 만들어진 철도망은 자연스럽게 지형조건을 반영하여 형성되었고 그 영향을 받았다.

1899년 이후 철도망이 부설은 기존의 도시를 연결하는 한편 새로운 변화가 생겨났다. 기존의 도시와 함께 부산, 김천, 대전, 조치원, 평택, 익산, 신의주 등 새로운 도시가 태어났다. 철도역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이고 관공서, 시장 등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철도 부설과 관련하여 고려된 것이 수로, 도로와의 연관성, 입지의 편리성, 그리고 당시 환경인 일본의 대륙진출이라는 의도가 함께 들어 있었다.

먼저 노선부설에 있어 고려된 것은 당시 뱃길과의 연결이었다. 우리나라의 서울과 인천, 일본의 도쿄와 요코하마, 상해, 타이완, 영국 등의 최초의 철도노선도 예외가 아니었다.

최초로 철도가 운영된 영국의 해양 무역 도시 리버풀의 역사적 중심지와 항만 구역 등 6개 지역을 보면 18~19세기에 세계의 주요 무역 중심지였던 이 도시의 발전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리버풀은 대영 제국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미국으로 이주하는 북유럽인과 노예 등 인구의 대량 이동을 위한 주요 항구로 사용되었다. 또한 리버풀은 근대 하역 기술과 수송 체계, 항만 관리의 발전에 선구적 역할을 하였다. 이 항구를 맨체스터와 철도로 연결한 것이다.

타이완의 경우에도 타이페이에서 항구인 기륭이 먼저 개통되었다. 미국 최초의 철도인 그랜이트 철도(Granite Railway)도 화강암수송으로 유명한데 철도와 수운으로 수송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내륙수로가 있었던 금강의 호남선 강경, 압록강의 경의선 신의주도 그러한 예이다. 또한 남한강을 따라서 중앙선이 연결되었다.

1912년 자료에 의하면 내륙산업의 개발과 교통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대동강 및 금강 항로를 개설하고, 전자는 진남포 기선합자회사에, 후자는 이를 강경에 거주하는 일본인에게 항로의 운항을 명령하였다. 1913년 4월, 연안항로의 일부를 개정, 선박회사인 조선우선에 남쪽 연안 다도해항로 2선을 개시하게 하고, 이어서 1914년 4월, 압록강항로를 창설하였다. 이러한 항로는 각각 평양, 신의주, 강경의 철도역과도 연계되었다.

이는 당시 항구가 무역과 군사의 중심이었고 이를 내륙까지 연결하는 교통수단이 철도였다. 철도운영자는 버스와 배를 함께 운영하여 연계수송이 자연스러웠고 국제수송도 담당하였다.

앞에서 철도노선이 지형과 연관이 깊다 했는데 초기 역 위치는 넓고 평탄한 곳에 입지하였다. 따라서 평탄한 곳에 위치한 역은 수해에 취약했다. 대전역, 용산역, 신의주역 등은 수해로 많은 피해를 입은 기록이 있다.

초기 이러한 부설 배경을 가진 철도는 최근 새로운 사회경제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주거지의 교외화로 철도역 주변을 떠났던 사람들이 이제 다시 철도역으로 모이고 있다. 환승중심의 교통체계인 TOD (Transit Oriented Development)가 바로 이것이다. 인구구조가 고령화되면서 이동시간의 절약과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역 주변에 생활시설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의 동대구역이 대표적인 사례를 보이고 있으며, 역과 도시철도, 버스터미널, 쇼핑센터가 모여 집적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일전에 방문한 일본 동북지방의 이와테(岩手)시는 역 주변 4km 이내로 시청, 병원, 은행, 학교 등의 주거시설이 다시 밀집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암스테르담의 경우 항구와 철도의 연결, 독일철도회사는 연계교통을 모두 책임지는 등 철도본래의 기능을 다 하고 있다.

또한 철도의 사회적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역의 다양한 기능을 직접화하고 철도의 장점인 고속성의 편익이 국민전체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주요 거점 간 이동시간을 균일하게 하여 사회적인 형평성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거점 도시 간 이동시간을 3시간으로 하는 정책을 도입하여 고속철도망을 촘촘히 구성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새로운 철도망을 계획하는데 있어 항만과의 연결, 도로망과 연계, 동서 지역 간 철도망 부설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철도와 항만의 직접적인 환적이 가능하도록 하고, 이용자입장에서 철도와 도로의 단절 없는 운행을 해야 하며 주요 거점 도시 간에도 고속철도를 연결(예 광주〜대구) 하여 승객들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철도가 자리매김하여야 한다. 이러한 정책과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철도 본연의 역할 회복과 철도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린 종합교통체계를 확립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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