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디자인도 중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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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디자인도 중요하지만…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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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이차가 정말 ‘K5’ 라고요?” 김갑진(48·용인)씨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3세대 ‘K5’ 외관을 본 순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모습이 바뀐 디자인에 놀랐다고 했다. 김씨 자신이 K5 차주였기 때문에, 완전히 달라진 신차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김씨는 “보는 순간 고급 외제차인줄 알았다. 세련된 디자인이 국산차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최고 수준이었다. 올 초 K5 전 세대 모델을 구입했는데, 조금만 더 기다릴 걸 그랬나 싶다”고 했다.

사상 최고 수준 국산 중형세단이 탄생했다. 디자인은 물론 성능과 사양,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게 없다. 기아자동차가 12일 내놓은 3세대 K5를 두고 나온 평가다. 대개 국산차가 출시됐을 때 외관과 실내 디자인에 대한 시장 평가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폭망’ 또는 ‘망작’이란 자극적 표현을 쓰며 비판하기 바빴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만큼 예외를 인정해야 할 것 같다. 3세대 K5에 대한 반응이 이런 선입견을 여지없이 깼다.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실내외 디자인 모두 ‘역대급 수준’이란 찬사가 쏟아졌다. 기아차는 물론, 국산차가 이전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디자인 기술력이 집약됐다고 말한 자동차 전문가도 있다. 디자인 자체뿐만 아니라 마감이나 세부 디테일 수준 또한 상상 이상이다. 도어 접합부나 윈도우 이음새, 트렁크 주변 등 눈에 잘 띄지 않아 자칫 지나치기 쉬운 곳까지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기아차 디자인은 지난 2006년 독일에서 피터 슈라이어를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영입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현재 기아차 사장을 맡고 있는 슈라이어는 2007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타이거 노즈’로 알려진 새로운 통합 그릴을 공개했고, 2009년(K7)과 2010년(K5) 연이어 선보인 K시리즈 세단에 이를 적용하면서 브랜드 고유 디자인 아이덴티티(정체성)을 확립시켰다.

지난 10여년 기간, 기아차 디자인은 어느 정도 체계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관된 디자인 정책을 유지한 끝에 모호하지 않은 확실한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간의 노력이 이번에 새로 나온 3세대 K5에 고스란히 담겼음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신차가 나올 때 마다 디자인이 바뀌는 것 같고, 스스로도 매번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을 강조함으로써 여전히 안정되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현대차와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물론 자동차는 디자인이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차량 본질에 해당하는 성능이 가장 우선시 돼야한다. 디자인은 좋은데 성능이 형편없다면, ‘빈 깡통이 요란하다’는 비판 받기 십상이다. 아쉽게도, 그간 기아차 성능이 발전하는 디자인 못지않았는지는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시장에서 품질과 성능 등에 대한 많은 비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차에 대한 혹독한 시장 평가 대부분이 품질과 성능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봤을 때, 디자인은 어쩌면 두 번째 세 번째 쯤 중요하다고도 치부할 수 있다.

다행히 3세대 K5 성능과 품질 등 상품성 전반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3세대 K5를 기점으로 국산차가 한 단계 진보했다고 봐도 될 것 같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아예 출시 단계에서 세부 모델 운영 방향을 분명히 잡아 국산차에 늘 따라 붙었던 ‘옵션 장난질’도 느껴질 수 없는 것으로 안다. 신차 판매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새해 국산차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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