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자동차협회, 산업 협력 위해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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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자동차협회, 산업 협력 위해 손잡았다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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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 협력 강화 위한 LOI 체결
미래차·부품·소재·장비 산업 협력 강화
간담회 갖고 노동·생산성 등 중점 논의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사진=산업통상자원부]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한국과 독일 양국 자동차산업협회가 관련 산업 정보 공유는 물론, 국제적 현안에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미래차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있는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사무소를 방문해 버나드 매츠 VDA 회장을 만나 양국 자동차 업계 간 협력강화를 위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앞으로 사업을 구체화해가기로 합의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자리를 함께했다. LOI 체결식에 앞서 정만기 회장과 서진원 KAMA 선임위원 등은 VDA 관계자들과 별도 간담회를 갖고 양국 자동차 산업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독일 측은 4차 산업혁명 진전과 생산시스템 자동화, 디지털화, 전기동력차 등 미래차 시대 전환 등에 따른 노동력 구조조정에 대해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평균 근로자 연령이 53세에 이르는 점을 감안해 해고보다는 조기 퇴직 인센티브 제공과 전직훈련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구조조정은 적극적인 노동자 협조 하에 이뤄지고 있고, 노동자 전직을 위한 교육훈련도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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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독일 협회 양측은 수요 급변에 따른 생산유연성 확보는 생산성 제고에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한국은 수요급증에 따른 생산차종 변경도 노동조합과 협의를 해야 하는 등 유연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밝혔고, 독일은 생산 차종변경이 전적으로 경영층 결정으로 이뤄지며 노동조합은 자동차 해외 생산보다는 국내 생산을 희망하고 있어 이에 대해 매우 협조적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생산설비 확대와 노조협조 문제 등으로 인해 일부 차종은 1년 이상 대기수요도 발생한다는 한국 측 설명에 독일 측은 전기차 일부 모델은 몇 달 정도 대기수요가 생산시설 확충 문제 등으로 발생하기는 하지만 노조 동의는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한국 측이 노동유연성 확보와 관련해 주52시간제의 엄격한 시행과 비정규직 파견 및 대체 근로 원칙적 불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개하자, 독일 측은 주당 40시간 근로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평생근로시간계좌제’와 ‘계절노동자제도’ 등을 통해 고도의 노동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측에 따르면 평생근로시간계좌제는 한 노동자가 평생 총 노동시간 범위 내에서 특정 월·주·일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노동시간을 연장하거나 줄일 수 있는 제도로서 노동유연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계절노동자제도도 수요 급증 시기에 일종의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는 제도로 역시 노동유연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쟁의, 특히 노동파업과 관련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거의 매년 파업을 겪으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한국이 소개하자, 독일 측은 독일에서는 파업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몇 가지 원인을 소개하였다. 우선 과반수 찬성으로 파업이 결정되는 한국과 달리 독일은 노동자 4분의 3이 찬성하는 경우에 파업에 들어갈 수 있고, 한국에선 노동관계법상 임금협상은 매년, 근로조건과 관련된 단체협상은 매 2년마다 이뤄지도록 되어있는 것과는 달리 독일은 노사 간 협상에 대한 기업과 노조의 확대된 자율권으로 인해 협상이 실제론 2~3년 주기마다 이뤄진다는 것이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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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한국은 노조 내 소수그룹 간 선명성 혹은 강성 경쟁으로 인해 노사갈등이 악화되기 쉬운 구조인 반면, 독일은 노조 내 선명성이나 강성을 경쟁하는 소수그룹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노사갈등은 기업 밖에서 더욱 합리적인 노조 대표와 경영자 단체 대표 간에 대화와 타협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분규 자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됐다.

생산성 제고와 관련해 한국 기업은 대체로 자동차 1대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이 27시간 내외라고 밝히자, 독일 측은 폭스바겐은 골프 생산에 평균 24시간 미만이 소요되나, BMW의 경우 BMW 5시리즈나 7시리즈 등 공정소요가 더 많은 차종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면서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스마트공장 구현 등으로 생산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공장과 관련해 한 생산라인에서 다양한 맞춤형 차종이 생산될 수 있도록 공정전체를 최적화·지능화하면서 고도의 훈련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업계가 정부와 공동으로 퇴직인력을 포함한 근로자 IT와 SW 등 디지털화 관련 교육훈련을 강화·확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양측은 최근 확대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특히 무역분쟁 최종 판단을 내리는 WTO 상소기구가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공유하며 같은 취지에서 자유무역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이기로 했다. 아울러 양측은 양국 규제 당국 자유무역 저해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이의 완화를 위한 공동노력을 전개하기로 했다.

한편 간담회에 앞서 이루어진 LOI 체결식에서 정 회장은 “양국 업계는 올해 주요국 마이너스 성장 등 자동차 수요 위축과 중국·인도 등 산업참여자 확대와 전기동력차와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 격화 등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 독일 수출이 16억 달러와 독일의 대 한국 수출은 54억 달러불을 포함해 양국 무역액이 70억 달러에 이르고 있지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해 자유무역 확대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반도체·전지·수소차 등에 강점이 있고, 독일은 부품과 소재를 비롯해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에서 강점이 있는 점을 감안해 산업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해가자”고 했다.

버나드 매츠 회장은 “글로벌 벨류체인 기반 자동차 산업에서 양측은 정기적 대화를 통해 매년 주요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 마련 등 상호 노력이 중요하다.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 노력과 양국 산업기술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수소모빌리티+쇼’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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