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종코로나가 공유업계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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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종코로나가 공유업계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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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차량공유서비스업체가 꿈꾸는 세상은 ‘마이카(My car) 시대가 종언을 고(告)한 세상’이다. 마이카 시대가 종언을 고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다. 필요할 때마다 ‘공유’ 서비스를 통해 이동하고 목적지에 이르면 차량을 업체에 다시 반납할 뿐이다.

차량공유업체 등 4차 산업시대 공유경제를 주창하는 쪽에서는 공유 자동차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이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공유) 서비스업체로 넘어 온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실제로 우버는 창업 5년만에 기업 가치 평가에서 자동차 제조사로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제네럴모터스(GM)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타다'도 최근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자가용 시장을 대체하고 공유 차량 위주로 돌려 전체 차량 대수를 줄이는 것”을 자신들의 사업의 주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공유 자동차 시대는 운전자가 필요없는 완전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차량공유업계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전염병이다. 11일 현재 중국 등 정부 발표에 따르면,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는 중국 본토 내에서만 4만2000명대에 이르고 사망자도 천 명을 넘었다.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바이러스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확인된 대형마트와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닫는가 하면 국내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제조·부품 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대차와 쌍용차는 이번 바이러스 사태로 공장 가동을 멈추고 휴업에 들어갔다. 중국 내 자동차 부품기업의 생산 라인이 중단되면서 국내에서 자동차 조립 시 필요한 부품 수급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모비스 등 국내자동차부품 제조업체는 중국 등 해외 수출(납품)이 어려워지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초유의 바이러스 전염병 사태를 맞아 전전긍긍하기는 차량공유업체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3년 사스 때는 물론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보다 이번이 문제가 되는 건 그만큼 이전보다 공유 서비스 시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한다는 점에서 공유 서비스의 위생과 청결 문제는 항상 취약점으로 꼽혀 왔다. 비단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아니어도 일부 이용자들의 불결한 서비스 이용 행태는 공유서비스업계 골칫거리 문제다.  우려되는 것은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차량을 비롯한 공유 서비스 전반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제조업체의 부품 수급 문제는 중국 현지 공장이 가동되면 비교적 금방 해결될 수 있는 문제지만, ‘공유’ 서비스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나빠지는 문제는 공유서비스업체로서는 근본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인 셈이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공유 서비스의 취약점을 드러냈다. 어쩌면 이번 사태가 차량공유업체가 염원하는 ‘마이카 시대가 종언을 고한 세상’의 도래를 조금 늦출지도 모를 일이다. 소비자 불신을 불식하기 위한 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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