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택시운수종사자 회사 떠나…버틸 여력 얼마 안 남아
상태바
‘코로나’ 여파로 택시운수종사자 회사 떠나…버틸 여력 얼마 안 남아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20.0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휴직 또는 퇴직한다는 운수종사자가 줄을 서는 지경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택시업계의 신음소리가 커지고 있다. 택시회사들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단순히 승객이 줄어든 수준을 넘어 운수종사자가가 줄지어 회사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아 업계도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앞으로 사태가 장기화되면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4일 오전 현재,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5328명으로 발병 40여일 만에 5천명 대를 넘어섰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32명에 이르렀다. 

이처럼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택시 등 여객운수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올린 지난달 23일 이후 평일 닷새간(2월24∼28일) 대중교통 승객수는 약 31% 가까이 줄었다.

일반 자동차 통행량은 7.5% 감소했고, 택시 영업 건수도 평상시 대비 29.2% 줄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사람들이 저녁 회식이나 모임뿐 아니라 ‘이동’ 자체를 최소화하면서 운송 승객이 급감한 것이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수단도 수요가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이동한다는 점에서 감염 우려가 있는 택시도 코로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택시기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청주의 경우  44%나 승객이 줄었다.

서울 금천구의 A택시회사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평소 100여명 대였던 운수종사자수가 80명대로 줄었다. 승객 급감에 따른 수익 악화로 이른바 하루 사납금도 채우기 힘든 운수종사자들이 대거 휴직을 신청하거나 또는 회사를 아예 떠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운수종사자 인력난은 늘 있었지만 이처럼 기사가 (많이) 줄어든 것은 처음”이라면서 “수익 문제뿐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 우려 등의 이유로 경력이 많은 기사도 회사를 떠났다”고 말했다.

최근 전북 지역의 한 택시업체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휴업 결정을 했다는 소식에 대해, 이 관계자는 “택시회사는 차량 할부금을 비롯해 보험료와 차고지 임대료 등 고정 비용으로 나가는 돈도 적지 않아 그나마 자금을 가지고 버틸 여력이 있는 곳이 아니면 휴업 결정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행히 마스크나, 손 소독제 등 방역용품은 조합이나 지자체 등에서 일부 지원해주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추가 비용 부담이 들기도 한다.  A회사는 전 차량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기사에게 매일 마스크를 지급하는 한편 운행 전 연막 소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이 같은 상황은 서대문구에 있는 B택시회사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요즘 안 그래도 타다와 같은 유사 택시로 어려운 상황인데 이번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정말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코로나 사태는 전액관리제도 흔들었다.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 및 택시산업 투명성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강화된 전액관리제가 시행됐지만 갈수록 악화되는 업계 상황에 이번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도저히 제도의 정상 운영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지난달 27일 양대 택시 노조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은 전국택시연합회택시와 함께 ‘합리적인 근로형태 및 임금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