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당신의 배달 재촉, 누군가는 생명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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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당신의 배달 재촉, 누군가는 생명을 건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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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승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 연구원
강민승,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 연구원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국이 난리다. 모든 움직임이 멈춰버린 느낌이다. 정부에서도 언론에서도 감염병 예방 대책에 온 에너지를 집중하는 이때 유독 움직임이 많아진 분야가 있다. 바로 배달 앱 서비스 배달원이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함에 따라 배달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이륜차 통행량이 많아 예년에 비해 이륜차 교통사고가 증가추세에 있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해마다 봄철(3~5월)은 이륜차 사고가 특히 더 증가하는 시기다.

최근 3년간 이륜차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봄 행락철 이륜차 사고가 겨울철 사고건수 보다 22% 증가했고, 치사율도 35%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만 보더라도 이륜차 교통사고는 최근 3년간 2만4739건이 발생했으며, 그로 인한 사망자는 228명에 달했다. 특히 봄철에 사고가 집중되어 월평균 674건의 사고 발생으로 8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이륜차 교통사고(2만3739건)를 분석하면, 사고의 주요원인으로는 야간운전 또는 법규위반으로 인한 사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대 별 저녁·야간(6~12시) 시간에 전체사고의 37%(8,936건)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228명) 심야·새벽시간(0시~6시)에 36.4%(83명)가 집중되어, 이륜차 야간 운전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륜차 사고가 이렇게 나타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바로 누군가의 배달 재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배달을 하는 업종의 종사자가 청소년 등 젊은 층에서 많다는 것도 주목할 만 한다. 이들의 운전행태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가 법규위반인데 대부분 안전운전 불이행이 전체사고의 44.2%(10,492건)를 차지했으며, 신호위반 18.9%(4492건), 안전거리 미확보 12.8%(3045건)로 그 뒤를 이었다.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는 주된 원인은 안전모 미착용 등 안전의식 미흡 문제를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은 2019년 84.95%(운전자)이며, 서울은 91.2%로 타 지역대비 우수하게 나타났으나, 100% 가까운 착용률을 보이는 교통안전 선진국과는 여전히 격차가 컸다.

도로에서 배달을 하는 이륜차 운전자들이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고 배달하는 광경을 보면 아찔한 마음이 절로 든다. 빠른 배달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생명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배달서비스를 받는 분들도 재촉하는 만큼 누군가는 생명을 담보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자동차의 안전띠와 마찬가지로 필수적인 보호장구인 안전모 착용을 중요하게 생각하길 그리고 이왕이면 재촉하지 말고 누군가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들이 정착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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