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3사 북미·유럽 공장, 글로벌 완성차와 ‘도미노 셧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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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타이어 3사 북미·유럽 공장, 글로벌 완성차와 ‘도미노 셧다운’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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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마케팅 전략 수정…“자구책 마련 시급해”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코로나19 여파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자 그 불길이 고스란히 국내 타이어 업계로 옮겨 붙었다.

자동차기업들의 ‘도미노 셧다운’ 사태가 이어지면서 신성장 동력 차원에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한국·금호·넥센타이어 등 주요 3사의 미국·유럽 공장 가동이 멈췄다. 타이어 업계는 특성상 완성차 경기 상황에 밀접하게 연동될 수밖에 없는데 갑작스런 수요 급감을 견디지 못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국내 타이어 업계에도 연쇄 타격이 가시화됐다. 지난해 미중무역 분쟁에 따른 부진에 이어 올해 코로나 악재에 직면하면서 실적 개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먼저 한국타이어는 헝가리 공장과 미국 테네시 클락스빌 공장이 지난달 30일부터 각각 7일간, 14일간 폐쇄한 상태다. 또 국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의 승용차 라인 가동도 지난달 29일부터 4일간 중단했다. 이로써 국내외 8개 공장 중 절반 가까이 문을 닫았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 공장을 오는 8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넥센타이어가 보유한 유일한 유럽 공장인 체코 공장도 지난달 27일부터 2주간 셧다운됐다.

타이어 3사는 모두 해외 공장 셧다운에 대해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휴무에 따른 재고조정과 공정의 효율성 제고 차원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조치는 아니며 고객과 직원, 파트너사의 건강을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 모두 유럽과 북미에 공장과 판매법인등 거점을 세우고 공격적 마케팅에 매진하고 있었던 만큼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타이어 3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사는 유럽과 북미에서 상당한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다. 3사의 지난해 유럽 발생 매출 비중은 한국타이어 36.02%, 넥센타이어 27.7%, 금호타이어 14.3% 순이다.

북미 비중은 넥센타이어 28.6%, 한국타이어 28.0%, 금호타이어 22.7% 순으로 3사 모두 약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에서의 매출을 합하면 한국타이어(62.2%)와 넥센타이어(56.3%) 경우 절반을 넘어서는 생산 물량이 이번 사태로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타이어 업계에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해외 공장 운영에 차질이 생긴 것도 문제지만, 중장기적으로 세계경제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가장 먼저 위기 대응에 나선 건 금호타이어다. 금호타이어는 임원진이 일부 급여를 반납하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경비예산을 줄이는 등 불요불급한 비용을 최대한 축소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심각성을 감안, 조만간 비상경영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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