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발길 끊긴 중고차 시장 ‘휘청’…“생존권 위협…버틸 자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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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발길 끊긴 중고차 시장 ‘휘청’…“생존권 위협…버틸 자신 없다”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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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불투명·책임보험 논란까지 ‘삼중고’
낮은 기본급에 고용불안 겹치며 현장 위축
시세변화도 부담…“세금감면만 해줘도 숨통”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중고차 시장이 코로나19 장기화에 흔들리고 있다. 전통적 성수기인 3월이 됐지만 매매단지를 찾는 이들이 없어지면서 영세 사업자나 중고차 딜러들의 생계가 ‘직접적 위협수준’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로 평가받고 있는 딜러들에게 그 타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약한 부분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의 생계가 가장 먼저 위협받고 있는 것. 여기에 중고차 책임보험 논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 불투명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매매업계에 코로나 경고등이 켜지면서 시장 자체가 ‘삼중고’에 빠져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여파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바닥을 치면서 딜러들 사이에서 ‘전례 없는 어려움’이라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단지 내에서는 주말이 평일 수준보다 못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 달에 한 대도 팔지 못하는 딜러들도 속출하고 있다.

강서단지 한 딜러는 “기본급만으로 살고 있다.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생계가 위협을 받을 정도로, 버틸 자신이 없어 당장 다른 일을 찾거나 병행해야 하는 지경에 이를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장안평단지 또 다른 딜러도 “3, 4월은 중고차 시장의 전통적 성수기임에도 손님들의 발이 끊겼다”며 “정부가 긴급생계지원을 해 소비 진작으로 경기부양을 노린다 해도 중고차는 재화가치가 큰 만큼 영향을 받기 어려워 이제 생존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고차 딜러들은 대부분 ‘기본급+인센티브’로 임금체계가 이뤄져 있지만 인센티브의 비중이 높아 기본급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보통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100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가뜩이나 딜러 유출입이 잦은 중고차 시장의 고용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고용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시장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면서 딜러를 포기하는 이들의 연쇄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생계 불안을 견디다 못해 양질의 딜러들이 시장을 나가게 되면 합법적 테두리 밖에서 활동하던 업자들이 시장을 활개 칠 확률도 높아져 결국 정부가 추진하던 중고차 시장 정상화가 요원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장기화는 중고차 시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 전 매입해 놓은 차량이 팔리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유지비용 부담을 종사원들이 떠안는 상황이 발생하며 빚에 내몰리는 경우도 감지되고 있다. 고가의 매물일 경우,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투잡을 고려하는 딜러들도 많아지고 있다. 고객 응대 없이 쉬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토갤러리 내 수입차 전문 딜러는 “자동차와 운전과 관련해 일을 찾아보고 있다”며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매일 쉬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생계 걱정에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당장 때려칠 수도 없으니 밤에 뭐라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가 심각해진 이후 3월 중고차 고객은 지난해 대비 30~40% 가량 줄었고, 판매량은 60~70%대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현재 생계형 적합업종 여부가 불투명하고 중고차 책임보험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또 다른 악재를 맞은 중고차 시장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런 양상이 계속되면 업계 전체가 회복동력을 잃고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또 이 같은 분위기에서 불법 매매업자들이 다시 활개를 치는 분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러자 업계에선 세금 감면이나 시설 관리비 지원 등 ‘긴급처방조치’가 중고차 시장에도 투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부담스런 고정비나 공과금 등 세금 감면으로 숨통을 트여 달라는 요구이다.

신동재 전국매매연합회 회장은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중고차 시장의 생존이 직접적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딜러들의 이탈을 막고 최소한의 생존권을 지켜주기 위해서도, 정상화되고 있는 시장에 제동이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정부가 현재 딜러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고차 책임보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등 업계 현안에 대한 합리적 대책을 찾는 것도 이번 사태가 중고차 시장에 드리운 우려를 지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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