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택시 낮은 유지 비용...'코로나19' 불황 속에서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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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택시 낮은 유지 비용...'코로나19' 불황 속에서 큰 힘”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20.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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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차 개인택시기사 홍순영씨, 전기택시 운행 특별인터뷰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요즘 코로나로 승객도 많이 줄었는데 유지 비용이 적은 전기택시 아니었으면 정말 힘들 뻔했죠”

올해로 35년째 대전에서 개인택시를 하고 있는 홍순영(58)씨는 작년에 전기택시로 바꾼 덕을 요즘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 씨는 “보통 운전대를 잡으면 못해도 하루에 15만원에서 20만원 정도는 벌었는데, ‘코로나’ 이후 최근 7~8만원대로 운송 수입금이 급감했다”며 “일반 LPG 중형택시 대비 1/3 수준인 전기택시의 낮은 유지 비용이 요즘 같은 불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씨는 작년 5월 그랜저에서 코나전기차로 택시를 대폐차했다. 대전시 등 지자체와 정부로부터 보조금 1600만원을 받아 실제 차량 구입에 쓴 돈은 3000만원 정도다.

홍 씨는 지금까지 주행거리로는 6만4000㎞, 시간으로는 10개월 정도 전기택시를 운행했다. 그는 하루 평균 약 250㎞ 정도 운행하는데 충전 비용은 7천원~1만원 이내라고 말했다.

급속 충전을 하면 충전 시간이 줄어들지만 대신 비용은 완속 충전에 비해 2~3배 가량 비싸다. 급속으로 하면 8천원~1만원, 완속으로 하면 4~5천원 정도 하루 충전비용이 발생한다. 다만 완속 충전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사실상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씨는 “급속도 80%까지는 빨리 충전되지만 그 이후부터 100% 완충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려 보통 80%까지만 충전하고 운행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기차 유지 비용은 일반 LPG 중형택시 대비 1/3 수준이다. 홍 씨는 “일반 LPG 택시는 유류비를 포함한 한 달 유지 비용이 60만원 정도지만 코나 전기택시는 20만원 정도”라며 “그것도 겨울철 히터 사용 등으로 그 정도지 날씨가 풀린 요즘은 15만원 정도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침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겨울철 전기차 배터리 효율성 얘기가 나와 이에 관해 묻자, 홍씨는 “걱정했던 만큼은 절대 아니다 보통 완충시 450㎞ 정도 운행이 가능했다면 겨울철에는 400㎞ 정도”라며 “일반 자동차도 겨울철에는 히터 등으로 연비가 떨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기택시의 이 같은 낮은 유지비가 저렴한 충전 비용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 엔진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 교환할 때 보통 5~6만원의 비용이 드는 엔진오일이나 오일필터 등의 부품 교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홍 씨는 얼마 전 차량 구입 1년 차 정기점검을 받았는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타이어 위치 교환만 해서 따로 돈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 씨가 말하는 코나전기택시의 또 다른 장점은 뛰어난 주행성능이다. 코나는 전기차 중 유일하게 美 자동차 전문 언론 매체인 ‘워즈오토(Wardsauto)’가 꼽은 세계 10대 엔진 및 동력 시스템에 선정됐다. 일반 자동차의 연비에 해당하는 전비도 테슬라 모델3 다음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1kw당 6.48)

홍 씨는 “가속 페달을 밟는 발의 무게대로 민감하게 차량이 반응한다”며 기존 LPG 차량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경험이라고 말했다.

전기택시의 또 다른 장점은 장시간 운전해도 상대적으로 피로가 덜한 점이다. 택시기사는 하루 평균 적게는 200㎞에서 많게는 400㎞도 운전하기 때문에 적절한 피로 관리가 필수다.

홍 씨는 기존 LPG 자동차 대비 잔진동이 덜하고 무엇보다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실내로 들어오는 가스 냄새가 없어 운전하면서 머리가 아프거나 피곤한 감이 훨씬 덜하다고 말했다.

요즘 홍 씨는 자신이 전기차 홍보대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가끔 익숙한 세단형 택시가 아닌 낯선 RV(Recreational Vehicle)형 택시에 손님들이 일부러 지나치는 게 속상할 때도 있지만 한 번 승차한 손님에게는 전기차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을 상세하게 답해준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 개인택시 동료들에게 틈날때마다 전기택시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 씨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좀 더 확충되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홍 씨는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충전하면 좋겠지만 복잡한 입주자 동의 절차 등으로 (충전소 설치를) 신청한 지 10개월 넘게 결론이 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때문에 홍 씨는 대부분 운행을 마친 후나 점심이나 저녁 식사 시간을 활용해 틈틈이 차량을 충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씨는 “충전 등 불편한 점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럼에도 전기차의 경제성 및 편의성에 적응하니까 다시는 기존 (LPG) 차량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주변 택시기사 동료와 고객들에게 전기차에 대해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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