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라니 보다 무서운 '킥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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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라니 보다 무서운 '킥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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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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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전동킥보드로 대표되는 퍼스널모빌리티(개인형이동수단)는 복잡한 도심에서 자유롭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장점 등으로 최근 청소년 등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 김혜빈 연구원

하지만 이와 관련된 사고 또한 급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안전대책이 시급하다.

전동킥보드의 안전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단어로 ‘킥라니’라는 말이 있다. ‘(전동)킥보드’와 ‘고라니’를 합성한 것으로, 고라니처럼 야간에 도로에 불쑥 튀어나와 운전자를 위협하는 전동킥보드 운행자의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이제 도로에서 자동차와 함께 전동킥보드가 달리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최근 전동킥보드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사고로 다치거나 또는 목숨을 잃는 소식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자주 접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 2년간 경찰에 정식으로 접수된 개인형 이동수단 인명사고만 사망 8건, 중상 110건, 경상 171건 등 총 289건에 이른다.

이제는 더이상 어린이들이 아파트 단지 등에서 킥보드를 타다 다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어른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교통안전 문제가 된 것이다.

최근 OECD에서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밀집된 도시 지역에서 운행되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운전자는 전동킥보드 이용자 보다 사망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동킥보드 운행 중 사망 위험도는 일반 자전거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전거와 전통킥보드 라이더 사망자의 80% 이상이 일반 자동차와 충돌로 발생했다.

전동킥보드가 아무리 두 바퀴 교통수단이라 해도 자동차에 비하면 훨씬 더 위험하다. 보험 적용도 어려워 사고가 발생하면 형사 처벌 문제 등으로 자동차 사고 보다 곤란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조금 더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하기 위해 이용되는 교통수단이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심을 가지고 관련 안전 대책을 비롯해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교통사고는 갑작스럽게 다가오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평소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안전운행을 생활화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점점 늘어나는 두 바퀴 교통수단이 보다 안전하게 이용되기 위해서는 관련된 안전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부디 도심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된 공유 교통수단이 생명을 위협하는 애물단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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